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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말하다

가인 |2009.05.09 00:04
조회 170 |추천 0


니가 정말 예뻐보이는 순간

 

하나

슬픈 영화 보다가 눈물 나려고 할 때

어떻게든 안 울어보려고 입가에 힘을 꾹 줘서는 입술을 이렇게 앞으로 쭉 내밀고 있을 때 오리같은 거 알지?

 

그러다가 결국엔 눈물이 뚜루룩 떨어지는데 끝까지 안 운 척 하려고

아 좀 지루하네 그러면서 눈물 슬쩍 닦을 때

너 어렸을 때 코도 그런 식으로 닦았지 슬쩍

 

영화 끝나고 화장실 가면서 너 나한테 핸드백 맡겼잖아

우리 둘다 기억하고 있었던 거지

 남자들이 그런 짓 제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

내가 과연 그 싫은 일을 해줄까 안 해줄까 짓궂은 눈빛으로

나에게 핸드백을 건네줄 때의 너의 그 표정

그야말로 사악사악 만화에 나오는 뾰로롱 마녀같은 거 알지?

 

근데 정말로 내가 니 핸드백을 들고 여

자화장실 앞에서 기다렸을 때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니가 하는 말

오빠 바보 하란다고 진짜 하냐

그리곤 그 미안해서 울상이 된 표정

치 그래봤자 이미 지난 일인 거 알지?

 

다섯

아직 초보 운전인 너

전쟁터 나가는 사람 같은 얼굴로 핸들을 양손으로 꽉 붙잡은 모습

거기다가 흰 장갑만 끼면 너 완전 아줌만 거 알지

 

여섯

굼벵이같은 니 차 앞으로 다른 차들이 쌩쌩 껴들 때

 약올라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에잇 저 나쁜 놈들 험한 말을 내뱉고는 아차 하며 내 눈치를 살피는 너

운전할 때 험한 말 하는 건 어디서 배웠냐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떽 !

그래도 하나도 안 무서운 거 알지?

 

니가 정말 예뻐보이는 순간 일곱

니가 정말 예뻐보이는 순간 여덟 아홉 열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니 모습

가까이 있어서 매일매일 같이 있어서

나만 볼 수 있는 니모습

난 그런 니 모습들이 제일 예쁜 것 같애

나머지 아흔네개는 다음에 계속

 

우리끼리 수근수근 우리끼리 히히덕덕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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