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에서 자신의 전략과 아이디어,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모든 프레젠터가 입이 닳도록 자기 것을 칭찬합니다. 대부분 자화자찬이지요. 하지만 어떤 세일즈에서는 자기 입으로 자기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설득력 있어 보이지 못합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제품이 좋다고 말합니다. 심지어는 세상의 어느 것보다도 자기 것이 훌륭하고 최고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믿어 주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느 회사가 자기들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세일즈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기능과 장점, 사양 등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아직 세일즈 메시지가 되지 못합니다. 상대는 그 제품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겨 있는 이런 속성들이 상대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주는가를 분명히 알려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프레젠터가 이야기하는 그런 혜택이 실제로 일어날지 아닐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청중은 프레젠터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누구나 제품의 효능에 대해 다소 과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는 계속해서 의심을 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혜택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여 사용해 본 이후에나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제품을 구입하여 사용해 봤더니 프레젠터의 말이 틀렸다면, 결국 돈을 주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만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상대는 구매결정을 앞두고 망설이는 것입니다. 의심 많은 상대에게 확신을 심어 주려면 그런 혜택이나 편익이 틀림없이 나타날 것이라는 증거를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애플의 iPod Nano는 훌륭한 제품입니다. 잡스 정도의 프레젠테이션 스킬이라면 내 입으로 얼마든지 내 것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잡스는 또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iPod Nano의 우수성을 입증해 보이고 있습니다.
"iPod Nano에 대한 평가로 모든 언론이 난리가 났습니다."
"기술과 디자인 관점에서 iPod Nano는 놀라운 제품이다."
"애플은 이미 iPod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Nano의 차례이다. Nano는 쇼의 새로운 스타이다."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플래시 플레이어도 iPod Nano의 콘셉트나 기능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지난 며칠 동안 iPod Nano를 테스트 했었다. 그리고 나는 Nano에 매료되어 버렸다."
iPod Nano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잡스는 여러 언론의 보도자료를 소개합니다. 이른바 제3자의 보증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iPod Nano는 여러 가지 놀라운 기능을 담고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런 사실을 청중이 확신하게 만들려면 특별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4단계의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3자의 칭찬만이 효과를 발휘한다.
그럼, 어떤 증거를 얼마나 보여 줘야 할까요? 세계적인 프레젠테이션 컨설팅 기관인 Rogen International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우선 증거의 종류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상대에게 나의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사실임을 믿게 만드는 적합한 종류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또 아무리 적합한 종류라 할지라도 그 양이 너무 적거나 많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양만큼의 증거를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적합한 종류의 증거를 적당한 양만큼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입증입니다. 이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품의 특징, 장점, 속성 (Feature)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 제안 등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 등의 속성
♠ 편의, 혜택 (Benefits)
그와 같은 특징이나 속성으로 인해 상대방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이나 혜택
♠ 증거 (Evidences)
그런 편익이나 혜택을 분명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만드는 증거
♠ 입증 (Proof)
적합한 종류의 증거를 적당한 양만큼 보여 줌으로써 입증해 보이는 것
다시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iPod Nano의 우수성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어떤 종류의 증거를 얼마만큼 보여 주는가를 유념해 보십시오. 잡스는 iPod nano에 대한 언론의 평가를 증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CBS News, USA Today, The New Yotk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등과 같이 잡스가 인용한 매체 말고도 iPod Nano에 대한 기사는 무수히 많습니다. 어떤 기사는 위에 인용한 기사보다 더 극찬을 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잡스는 iPod Nano의 우수성을 청중에게 확신시키는 데 어떤 종류의 증거가 필요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한 결과 그는 유력 매체가 다룬 기사 한 줄이 그렇지 못한 매체 수십 개의 기사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를 선택했습니다. 즉 적합한 종류의 증거를 선택한 것입니다.
만약 그 중 어느 한두 개 매체의 리뷰만 언급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리 적합한 종류의 증거라 할지라도 그 양이 적당하지 못하면 설득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많아도 곤란하겠지요. 그래서 잡스는 내 개의 주요 언론이 내린 평가를 증거로 채택했고, 그것을 프레젠테이션에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보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라.
마지막 부분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력 매체들이 앞다투어 iPod Nano의 성능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고, 잡스는 그것을 프레젠테이션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누가 봐도 만족할 만한 큰 성공입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려는 제품은 iPod Nano가 아닙니다. 그래서 잡스는 언론의 평가를 소개하고 이렇게 말을 이어갑니다.
"저희는 iPod Nano를 통해 거둔 모든 성과에 대해 매우 흡족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넓은 화면의 Wide iPod은 어떨까요? Wide iPod 말입니다.
우리는 iPod Nano를 통해 이미 거둘 수 있는 만큼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래서 이제 새것으로 바꿔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오늘은 애플을 만든 원동력은 역시 끝없는 도전정신입니다. 잡스의 모험심과 애플의 기술력이 만나 경쟁사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빅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냈던 것입니다. iPod nano만 하더라도 출시된 지 불과 5주밖에 안 되었지만 애플은 오늘 또 다른 후속모델을 시장에 진출시킵니다. 이것이 애플의 정신입니다.
어쩌면 5주 만에 신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딜러나 소비자의 원성을 살 수도 있는 일입니다. 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왜 한꺼번에 제품을 내놓지 않고 5주 만에 새 버전을 출시하느냐고 말이죠. 잡스도 이 부분을 의식한 것 같습니다. 더구나 오늘 프레젠테이션의 청중은 대부분 애플의 딜러들입니다. 그래서 잡스는 이미 iPod Nano가 출시된 지 17일 만에 백만 대 이상을 판매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으니 이제 더 좋아진 신제품으로 갈아탈 때가 되지 않았냐는 가벼운 유머로 이 상황을 부드럽게 넘기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부분 하나에도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결코 소홀하지 않습니다.
내 입으로 내 자랑을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나의 메시지를 믿고 상대에게 확신을 갖게 만들려면 내가 아닌 남, 즉 제 3자의 보증을 활용하십시오. 물론 적합한 종류, 적당한 양은 필수적입니다.
출처: 그는 어떻게 청중을 설득하는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김경태 지음/멘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