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인가, 아님 재작년인가..
나도 미드 하나에 열광하여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그거 보는 재미에 일도 마다하고 (그래.. 나 일 즐기는 사람이다.
일 말고는 친구도 별로 없는거 인정!)
칼퇴근 하여 봤던 것이 바로
"Grey's Anatomy"
그 열광이 물론 뭐 별로 그닥 오래가진 않았다.
미드에 빠진 다는게 약도 없다고들 하는데
한 두번 바빠서 걸르게 되고 인터넷에 업데이트 되는 편수의 속도가 느려지게 되면.. 난 애저녁에 포기하게 되더라.
자자.. 각설하고..
우리의 주인공 메레디스는 사랑지상주의자 닥터 되시겠다.
그 바쁜 인턴 생활 중에,
치매 병을 앓는 어머니에,
상사인 닥터 쉐퍼드 선생과 "그렇고 그런" 사이 유지 하시면서
알콩 달콩 사랑 전쟁을 하시는
과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닥터인지 (가령 그녀의 베프인 크리스티나 처럼 수술 방에 못 들어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인턴인지)
혹은 인정에 휘둘려 사랑을 더 우선순위로 두는 감정 지상주의자 (가령, 그녀의 또 다른 베프인 이지는 남자친구 심장 이식 수술해 주겠다고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도 휴지 처럼 버린다) 인지..
머 주인공이니까 다 이해해 주자, 여튼.
우리의 사랑 지상주의자 인턴 메레디스 양은 별거중인 의사 닥터 쉐퍼드 선생과 진한 사이 유지 하시며, 그 힘든 인턴 생활을 견뎌내고 계셨다.
근데 이게 웬일...
닥터 쉐퍼드에게 찾아온, 아니 그녀의 일터로 찾아온 닥터 쉐퍼드의 부인은 영아 전문 닥터로는 명성을 자자히 알리고 있는 섹쉬한 닥터 에디슨 되시겠다.
그 섹시한 빨간 머리의 닥터 에디슨은 본인의 실수로 떠나간 또 하나의 섹쉬남 닥터 쉐퍼드를 다시 되찾겠다고 물불 안 가리시고
남편이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한 메레디스를 상대로
"난 아직 이혼 안한 그의 부인입네~" 를 외치며 위협한다.
대체.. 남자들은 드라마속에서도 현실속에서도 왜 그리 우유 부단한거야?
사랑해, 사랑해 메레디스!! 를 외치던 닥터 쉐퍼드.
자신을 두고 친구와 바람나 자기의 마음을 갈갈이 찢어 놓은 부인과 이혼 못하고 (젠장... 우리 나라에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설정이다. 어디 감히 와이프가 딴 놈이랑 바람 났는데 당장 이혼 안하고
남편이 다시 그 바람난 와이프랑 다시 합칠 가능성을 고려한단 말이냐..)
에디슨과 메레디스를 놓고 저울질을 시작한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메레디스를 보고
"당신은 누구세요?" 이러고 있고
그 어머니와 오래전 이혼하고 재혼한 아버지의 새 부인에
그 여동생까지 메레디스의 인생에 끼어들어
온갖 그녀의 인생을 처절하게 만드는 이 시점...
닥터 쉐퍼드는 도움이 되기는 커녕 그녀를 매우 괴롭힌다.
우리의 메레디스...
결정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의 절정을 치닫고 있는 쉐퍼드를 만나
자기가 얼마나 쉐퍼드를 사랑하는지, 왜 자기를 선택해야 하는지 설득하다가 쉐퍼드의 말없는 표정을 보며 이렇게 절규한다.
Pick me. Choose me. Love me.
Let me love you...
나 이 절절한.. 자존심 다 버린.. 메레디스의 절규를 듣다가
울컥 했었다.
.. 삼각관계..누구나 힘들다..
그리고 두렵다..
내가 버려지면 어떻게 하나..
내가 선택 되면..과연 난 끝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남의 눈에 눈물 흘리고..?
1년도 전에 푹 빠졌던 미드가 갑자기 생각난 이유..
잘 모르겠다.
오늘 우연히 외근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누가 들었던 가방에
Grey's Anatomy를 광고하는 듯한 가방을 들었는데
크게 이렇게 씌여 있더군..
Pick me
Choose me
Love me
아주 오랜만에..가슴 절절했던 그 장면이 떠오르며
그때 당시 울컥 했던 내 기분이..
요즘 들어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건 ..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