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와 내가 통화했던 순간들을
빛이 반짝이고, 선이 물결치는 지도로 그린다면 어떨까?
내가 사는 반포에서, 그녀가 사는 마포까지
가장 반짝이는 강렬한 선이 그려질 것이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곳에서,
그녀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곳까지..
또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그녀가 산책하는 집 앞 공원까지..
모두 빛으로, 선으로 반짝일 것이다.
얼마나 자주 내 감정을 그녀의 감정을 표현했던가?
전화란 그런 것이다.
연인을 이어주는 빛의 달인.
그 빛의 지도는 내 마음속에 커다랗게 걸려있다.
그녀와 내가 나눈 통신의 지도.
이젠 더 이상 새롭게 그려지지 않는 지도.
이미 고정돼 버린..
이미 옛날일이 되어버린..
이미 그녀와 난 헤어졌다.
어둠이 내릴 때 간혹 그녀에게 전화 걸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런 날 울고 있는 마음을 달래려고 술을 먹고 나면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전화기를 자꾸 만지게 된다.
다음날 술에서 깨어나면 난 전화기부터 확인해본다.
내가 혹시 술김에 전화하지 않았나 해서..
오늘 12시가 넘어서야 일어났고
휴대전화를 확인해보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걸 알게 됐다.
보고 싶다.
마음이 미어진다.
그녀는 답장이 없었다.
그녀와 나의 통신지도는 완전히 완성된 것이다.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