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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시위를 막는 비법이 있다면?

정희찬 |2009.05.20 12:34
조회 306 |추천 3

폭력 시위를 막는 비법이 있다면?


홍명희의 <임꺽정>이나 황석영의 <장길산>을 읽게 되면, 조정과 탐관오리의 핍박으로 인해 백성들이 화적패가 되어 관군에 맞서 칼과 창을 들고 맞서게 된다. 그들 중에 누가 화적패가 되고 싶어서 산속에 들어갔겠는가? 그럼에도 그들에게 꼭 칼과 창을 들어야겠느냐? 조정에 상소문?이라도 올리는 등 평화적 방법으로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고 평화적 방법으로 했어야지 물리적 사용은 옳지 않았다고 비판할 수 있을까? 백성들의 억울한 사연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의지나 뜻은 없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억압하고 핍박하여, 농토를 버리고 화적패가 될 수 없었던 이 땅의 설움을 아는가? 모르는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죽봉 시위로 국가적 위신이 추락했다고 질타하자, 각 관련 장관들이 소위 죽봉 시위대책을 위해 모였다고 한다. 그 모임에서 노동자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고민이 무엇인지 살피고, 근원적인 문제 해결로 죽봉 시위가 스스로 사라지도록 지혜를 모을까? 아니면,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력하게 시위를 진압하고 막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을까? 미봉책(彌縫策)으로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시위를 막을 수 있겠지만, 나중에 죽봉보다 더 심각한 시위나 폭동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사람들은 정말 착각과 망각의 동물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임꺽정>과 <장길산>과 같은 상황이 지금이 될 수 있음을 망각하고,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만 열렬히 환영하고, 반대로 현실에서는 <임꺽정>과 <장길산>을 폭도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땅에 백수?로 있지만, 노동자의 문제는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1천만 노동자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4천만 국민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마치 자신은 정부의 고위관리나 사장이나 된 듯이, 혹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생각하여, 현상만 보고 본질은 통찰하지 못한 채, 엉뚱한 곳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자주 본다.


누가 폭력적 시위를 옹호하겠는가?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통해 최대한 평화로운 시위문화 정착은 우리의 과제이다. 그러나 헌법의 하위법인 현행법으로 집회의 자유를 막는 것은 헌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다. 더 이상 <임꺽정>과 <장길산>이 활개 치는 세상이 되지 않으려면, 조정의 인내력과 지혜가 있어야 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고, 백성들을 짓밟으면 그것은 하늘을 분노케 할 수 있다. 지렁이가 꿈틀댄다고 그것마저 징그럽다고 짓밟는 천하에 어리석은 작자들도 이 말에 유념하여 다시 생각하기를 바란다.


                                            http://www.cyworld.com/1004s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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