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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자체가 살아갈 이유입니다

강정웅 |2009.05.29 18:11
조회 45 |추천 0

 

 

 

가끔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

꼭 외줄타기 광대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디 기댈 곳도, 함께 할 사람도 없이

홀로 외줄을 타고 한 발자국씩 내딛습니다.

손에 잡은 균형대의 한쪽은 생명의 끈,

또 다른 쪽은 희망의 끈을 매달고

조심조심 앞으로 갑니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그대로 공중낙하,

아니, 열심히 집중하고 걸어도

예기치 않게 어디선가 날아오는 돌멩이에

뒤통수를 맞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래 까마득하게 보이는 세상이 너무 겁나서

아예 눈을 감아버리고 싶습니다.

아니, 가느다란 희망의 끈, 생명의 끈도 놓아버리고

아예 나 스스로 떨어져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모든 두려움 다 잊고

아름답게,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 어떤 방법을 택해도 죽음 자체가 큰 고통이니,

죽을 용기가 있으면

차라리 다시 한 번 시작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생명 자체가 살아갈 이유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지요.

그리고 오늘도 용감하게 줄타기를 하면

언젠가는 줄 위에서도 덩더쿵 춤출 수 있는

외줄타기의 달인이 되지 않을까요.

 

 

- 장영희, <축복>, pp.124-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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