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이란 참 무거운 것이다.
어느 한순간 가슴이 꽉 막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게 할 만큼..
어떤날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짐스럽다 여기게 할 만큼..
따지고 보면,
그리움이란 멀리 있는 너를 찾는것이 아니다.
내안에 남아있는 너를 찾는 일이다.
너를,
너와의 추억을 샅샅이 끄집어내 내 가슴을 찢는 일이다.
그리움이란 참 섬뜩한 것이다.
추억은..
밍크코트나 골프세트처럼 값비싼 물건에 배는 것이 아니라,
병따개나 냄비받침같은 자질구레한 물건에 배는 법이다.
자질구레한 까닭에..
자질구레한 장소에서 아무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와..
가슴을 쓰리게 하는 것이다.
그냥 지나칠 만한 어느 부분은..
너무 세밀하게 기억이 나는가 하면,
그냥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할 어느 부분은..
황폐한 거리처럼 텅 비어있다.
- 신경숙 "외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