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핵심 내용은 △노정연씨가 뉴저지의 부자 동네에 있는 '호화' 아파트를 구입했고 △자금 출처가 의심스러우며 △잔금을 치르지 않고 계약 상태로 어떻게 지금까지 '홀드'하고 있는가 하는 것들이었다.
자금 출처 못지 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바로 '호화'라는 수식어였다. '호화'는 서민 대통령을 표방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되는 이미지이다. 딸 정연씨가 '호화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과거 이회창씨가 살았다는 호화 빌라보다 훨씬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게 된다. 말하자면 '노무현의 허상' '노무현의 이중성'을 단 한번에 까발리는 '섹시한 아이템'인 것이다. 호화 아파트 기사를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 전대통령에게 실망하고 돌을 던졌겠는가. 이런 것을 보면, 왜곡된 기사는 살인을 부르는 폭력이다.
한국 기자들은 보고도 못 본 척 했나? 한국의 주요 미디어들이 '호화 아파트'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던 '허드슨클럽'에 가보니, 한국의 언론들은 한결같이 거짓말쟁이였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거짓말을 했거나, 현장에 가서도 눈에 보이는 대로 쓰지 않은 거짓말쟁이였다.
맨해튼에서 링컨터널을 지나 뉴저지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하지만 이 지역은 그다지 좋은 동네가 아니었다. '호화' 소리를 듣는 고급 주택가는 뉴저지의 버겐카운티이고, 문제의 아파트가 있는 곳은 허드슨 카운티로 비싼 동네가 아니었다. 미국이나 캐나다도 학군에 따라 집값 차이가 많이 난다. 허드슨 카운티는 학군도 별로라고 했다.
서울의 난지도처럼 쓰레기를 매립한 곳 바로 곁에 지은 아파트로, 히스페닉 계통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만일 이 아파트가 '호화'라면, 아무나 자동차를 몰고 들어갈 수가 없다. 고급 아파트의 입구에는 예외없이 경비원이 관리하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약속이 되어 있지 않은 외부인은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위의 아파트에는 그런 차단기도, 자동차를 막는 경비원도 없었다. 나는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아파트 단지에 들어갔으며 사진도 마음 먹은 대로 얼마든지 찍을 수 있었다.
아파트가 '호화' '고급'인지, '그저 그런 곳'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는 아파트에 주차해 있는 차종이다. 위의 사진에서 '호화 자동차'라 불릴 만한 것이 있는지 찍어보라. 토요타, 혼다 등의 작은 승용차와 미니밴이 눈에 많이 띈다. 벤츠나 BMW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호화 아파트에 사는 부자들은 위에 보이는 차들을 타지 않는다. 주차된 차종으로 보아 평범한 중산층들이 사는 동네일 뿐이다.
고급 동네의 인기있는 호화 아파트라면 지은 지 5~6년이 지나도록 이렇게 비어 있을 리 없다. 분양이 안되어 비어 있는 곳이 많았다. 계약을 한 후 오랫 동안 잔금을 치르지 않고도 '홀드'할 수 있는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분양도 되지 않는 곳인데, 계약 조건에 따라 잔금 지급은 얼마든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맨해튼으로 통하는 링컨터널이 가까이에 있고, 페리호를 타고 맨해튼으로 출퇴근할 수 있으며, 길 건너 기차역이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내 친구는 "맨해튼에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맨해튼에서 아파트를 구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했다. 자기가 실제 살 집으로는 구입할 수 있어도, 투자할 목적으로는 구입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뉴저지 LG사무소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오빠 건호씨가 살 수 있도록 이곳을 계약했다는 정연씨의 설명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언론들은, 가서 보면 믿을 수 있는 말을 왜 그렇게들 믿지 않았던 것일까? 사람 말을 믿지도 않고, 현장이 있는데도 이렇듯 소설들을 쓰며 전직 대통령을 조롱하고 몰아붙였으니….
서민 아파트에도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는 딸려 있다 호화를 뒷받침해주는 증거나 되는 듯, 한국 언론들은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 산책로 등을 언급했다. 내 친구의 뉴저지 아파트는 30만불밖에 되지 않는데, 야외 수영장, 사우나는 물론 실내 수영장과 헬스클럽까지 갖추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아파트 단지에 저런 시설이 있다고 하여 '호화'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한국의 아파트에 수영장, 사우나 등이 있다면 '호화'가 틀림없겠으나 이곳에서는 왠만한 아파트에 다 딸려 있는 아주 평범한 시설들이다. 내가 살던 두 곳의 아파트에도 실외 수영장과 산책로가 있었고, 한 곳은 사우나와 헬스클럽까지 딸려 있었다.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을 언급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의 눈으로 보라고 유도하는 신문들의 저 야비함.
한국 신문들은 수영장, 산책로 이야기는 하면서 쓰레기 매립지 위에 지었다는 사실은 왜 전하지 않았을까? 한국에서는 쓰레기 매립지에 호화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있는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이곳의 어느 동포신문 기자는, 서울의 본지에 이런 내용을 쓴 기사를 일부러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수영장과 사우나가 딸려 있는 것을 가지고 '호화'로 몰아붙이는 판에, 사실을 전해보아야 잘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건 자체는 종결되었으나, 그를 조롱하고 죽음으로 몰고간 왜곡된 사실들은 하나 하나 반듯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논두렁에 버린 고급 시계 같은 내용들….
글 : 아웃사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