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에게 어린 왕자 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나는 왕자를 부러워하지 않았다.
전복을 입고 복건을 쓰고 다니던 내가
왕자 같다고 생각하여서가 아니라
왕자의 엄마인 왕후보다
우리 엄마가 더 예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예쁜 엄마가 나를 두고 달아날까 봐
나는 가끔 걱정스러웠다.
어떤 때는 엄마가 나의 정말 엄마가 아닌가
걱정스러운 때도 있었다.
엄마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면 어쩌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엄마는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영영 가버릴 것을 왜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가 없다.
-피천득, '엄마'중에서-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
살아가며 행복을 느껴 본적이 있었을런지.
그런 걸 생각이나하며 살기나 했었을런지.
그렇게 영영 가버릴 거였으면서,
왜 그렇게 영원히 함께 할 것처럼 약속 했었는지.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의 흔적조차도,
내 마음대로 찾을 수 없는 인생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