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8집 Come Back 1주년을 맞아 글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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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Moai
■ 여전히 끝나지 않는 여정
서태지의 명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의 음악에 대해서 말을 한다면 대부분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즉, 1~4집 시절의 음악들이 높이 평가된다.(대중음악 100대 명반에도 서태지와 아이들 1~4집만 선정)
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유행되지 않은 음악을 도입한 실험성과 시도들은 그를 창조적이며 도전의 선두주자로 삼는데 이의가 없게 만들었다. 음악이란 장르 뿐아니라 그들이 하고 나온 패션의 이슈화, 10대들을 대중문화 소비의 주체자로 부각시키고, 뮤직비디오의 도입(난 알아요), 휴식기 후 음반발표, 당시 조용필님 정도가 아님 생각도 못한 소속사를 차려 직접 운영하는 것, 사전심의 폐지 등은 음악하는 가수라는 범주를 넘어 문화적으로도 그를 가장 높은 지도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런 시기를 넘어 솔로가 된 후 발표한 그의 음악들은 여전히 화제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 시기의 음악에 비해선 파급력이나 대중의 관심은 많이 사라졌다. 라디오조차 그의 음악을 듣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대중매체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고, 음악이 대중적이지 않은 락 중심으로 변했으며, 사전녹화를 고집하는 점 또한 일반대중으로 부터 그를 떨어뜨려놓은 이유가 된다.
Atomos Part Moai Secret 정규8집
그런 와중에 발표된 8집 프로젝트의 첫 싱글이 2008년 7월 29일에 발표되었다. 그리고 2009년 3월에 두번 째 싱글, 7월 1일 정규8집이 발표되면서 총 8곡의 리믹스4곡의 8집발표가 끝이났다.
서태지 스스로 만들고 명명했다는 '네이처파운드'라는 기존에 없는 장르로, 실제로 음악은 기존 솔로 발표 곡에 비해 말랑 말랑해졌고, 듣기 편해졌으며, 새로운 장르라고 해서 새로운 뭔가를 기대하기엔 김이 빠지는 느낌까지 든다.
6집과 7집에서 시도했던 핌프락이나 이모코어 등도 또한 한국에서 그리 대중적이지 않았던 장르이였지만, 90년에 비해 많이 다양화된 대중의 기호와 외국의 수많은 장르의 곡을 들을 수 있는 창구의 다양화, 향상된 수준 들은 더 이상 그의 그룹시절의 음악에서 느꼈던 것에 비해 현재 그가 시도하는 음악들이 새롭다거나 이전의 충격적이리 만큼의 신선함을 느끼기에는 한계점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8집이 발표되면서 음악보다는 상업성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백지연의 막장토론'에서 그 주제로 토론까지 벌였다.)그가 선보였던 다양한 이벤트적 홍보(흉가, 미스터리 써클과 ufo), 다른 가수의 정규음반과 맞먹는 싱글음반 가격, 싱글을 차례로 1.2집 후 발표한 정규음반에 기존의 싱글 수록 곡 이외에 신곡이 너무 적다는것도 비판이 되었다.
처음부터 정규음반을 냈을 경우, 타이틀 1~2곡밖에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싱글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시피 이번 8집은 전 곡의 타이틀화를 내걸었다. 또한 홍보에 20억 가량, 뮤직비디오 또한 8집의 대부분을 제작. 휴먼드림의 경우 시나리오만 2달이 걸릴 정도로 완성도와 물량투입을 해 제작한 것도 사실이다. (모아이 7억가량)
Moai, Juliet, 아침의 눈 M/V
하지만 가수가 단순히 노래만 부르던 시대는 지났고 귀와 함께 보는 것도 같이 따라 줘야 하는 영상시대로 바뀌었다. 자신의 음악에 맞는 영상을 입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되었으며 거기서 더 나아가 음반의 8곡을 따로 분리하는 것이 아닌 네이처파운드라는 이름 아래 미스터리와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발표한 것들 등. 이런 시도들이 음악외적 시도라고 지금은 보일 지 모르겠지만, 이미 기존의 생각보다 반발자욱은 앞서 나가 시도했던 그다운 음악적 시도일지 모르겠다.
그가 8집을 발표할 때 남긴 메세지는 [태초의 소리]와 [자연으로 대표되는 TRUTH]였다.
그가 들고 나온 음악을 면면히 살펴보면그가 솔로 전향한 후 한 음반이 나오기 까지 평균 3년(~98 2000 2004 2008)의 시간이 소유된 만큼(아이들 시절엔 평균 8개월) 노동집약의 한 곡 한 곡 많은 공정과 탑쌓기와 빈틈 메꾸기를 연상시킬 만큼 조밀하고 치밀하게 짜여있다.(8집을 들어봤다면 공감됐을...)
이번에 나온 8집의 드럼밍은 가히 손에 모터를 달고 반복치기를 한 것이 아닐까 의심들 정도로 쉴 때없이 박자를 쪼개고 쪼개고 그 틈을 다른 소리들로 메꾸고 있다.
'태초의 소리를 기억하는가'에 맞게 이 음반의 드럼 소리는 사람의 심장소리, 나아가 공명하는 프리퀀스(Frequency)의 자리 매김하고 있고, 음악만을 두고 보자면 어느 음악보다도 그 완벽주의가 치가 떨릴정도의 집요한 집착의 산물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복잡 지저분하게 느껴진다거나 난해하더거나 듣기 거북하지 않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또한 그가 내세운 네이처 파운드 답게 멜로디뿐아니라 가사에 있어서도 자연에 빗댄 수 많은 은유가 몇 몇 곡에서는 해석이 필요할 정도로 등장한다.
01 Moai는 도시를 등진 자연으로의 여행 이미지를 02 Human Dream은 인간다움의 소중함을 03 T'ik T'ak은 권력자의 오만함의 한계를 자연의 무한한 시간에 빗대었고 04 Bermuda[Triangle] 은 아름다워야 할 성의 타락을 자연물에 은유하였고 05 Juliet은 사랑과 조작된 진실 06 Coma는 인간의 무력함과 거짓약속 07 Replica는 주체를 잃어가는 인간의 약한 의지 08 아침의 눈은 가사에서도 비와 눈 등으로 팬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무려 3곡에 등장하는 '온도의 차이'라는 가사는 진실과 거짓, 정의와 불의, 자연과 인위적인 산물의 간극을 나타내며 그 차이에 대해 극명하게 나타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수 많은 이슈화 속에서 여전히 그의 음악 속에서 유효한 것은 일찍히 '나이든 유식한 어른들은 예쁜인형을 들고 거리를 헤매 다니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시대유감 중)'라고 외치던 당당한 목소리와 시대가 흐르고 음악이 소장이 아닌 저장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오로지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공연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오히려 이 점은 '아이들'시절보다 더 강해졌다.)
얼마 전 내 생일 메세지로 받은 엽서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생일 날 서태지 닷컴 로그인 시, 뜨는 플래쉬)
'나이를 먹는 건 꿈을 읽어가는 거라는데 집어치우라 그래... 꿈은 먹는 거야 냠냠~'
이렇게 나이와 함께 날로 먹는 꿈은 일찍이 그가 말한 '보이는 길밖에도 세상은 있다'는 창조정신와 도전정신이 '대중이 듣고자 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닌 '그가 하는 음악을 기꺼이 듣고자 하는 대중'이 있는 몇 안되는 뮤직션의 지위에 올려놓은 힘이자 그 음악의 여정이 여전히 기대되고 궁금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