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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스런 짝꿍에게 보내는 편지.

이지웅 |2009.08.02 14:04
조회 296 |추천 0

일년이지

오늘도 유난히 덥다.

웃기지 어제까지만해도 느끼질 못했는데 말이야

오늘 눈을 뜨고 어느새 일년이 되었다는 사실에

작년 오늘, 모든 것이 생각난다.

 

작년 이 맘 땐 니가 올 생각에 잠이 깨곤했지

오늘은 창 너머 우는 매미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네.

작년에도 울고 있었겠지 저 매미는

오늘따라 왜저리 크게 우는건지

아니, 어쩌면 다음 해엔 저렇게 울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

 

간 밤에 술을 많이 마시고 오늘을 지워내려 했었어

아무리 너와 이렇게 헤어져 남이 되어 있어도

나역시 고되고 단단히 널 지워내고 있어도

이 여름에 서로를 얻어서 그럴까

오늘만큼은 잠에취해 공백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렇게 아침부터 눈이 떠 오늘에 오늘이 아닌 일년 전 오늘을 기억하네

 

실은 한가지 일을 계획하고 있어

곧 입대하는건 알고있지?

예전에 잠시 힘든 시기가 있을 때

그래 그때 너도 기억할꺼야 나약해 도피하려 했던 내 자신을

이젠 그렇게 멍청한 해결은 보지 않기로 했어

다만 정말 먼 곳에서 내 자신에게 용기를 주려고 결정한거야

언제였더라 그래 5년전 쯤에도 그랬어 조금은 깊고 유별난 성장통에도 그곳에 가있었거든

예전에 그곳에서 신발 한짝을 잃어버렸는데, 이번에 가면 다른 한짝도 버리고 와야겠다.

 

오늘은 할게 아주많아 계획에도 없던 일이지만

대낮부터 텅 빈 방안에서 날보다 더 뜨겁게 눈물이 나는걸 보니 할 일이 아주 많다고 느껴졌어

왜그렇게 소박했던 것들이 오늘 이렇게 크나큰 세상이 되어 나를 쏟아내고 있는건지

우선 혼자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야 겠지 

오늘은 내가 너에게 그동안 해주었던 어떤 놈들보다 최고로 맛있는 놈을 만들어 볼꺼야

더운 여름날 뜨거운 떡볶이라니.. 그러고보면 우린 참 떡볶일 좋아해..ㅎ

밥 세끼를 먹고도 방에 버너불 피워놓고 엄마몰래 만들어 먹고 그랬으니깐

연기불 때문에 천장에 물터질까 걱정하던 날 항상 안심시켜 주곤 했었지 그래 맞아 하..

 

그리고 한창 쨍쨍해 질테니 동네도 한바퀴 쭉 돌아봐야겠어

오늘은 닭발집이 열었을까? 우리 닭발도 무지 좋아했잖아

어느 동네건 닭발집 오픈만하면 가서 시켜먹던 우리였지

작년 우리가 함께하기로 약속한 날. 그래 그날은 이상하게도 아무데도 연 곳이 없었어

우리동네 닭발 유명하다 그렇게 배짱있게 말하던 나인데 말이야

실은 그때 나도 아직 닭발은 초면이었다? 후훗

너랑 조금 더 같이 있고싶어 핑계댄거야 글 빌려 이렇게 고백하지만 그땐 참 그랬구나

그러다 겨우겨우 도착한 곳이 기네스구나. 상가 2층 그자리

처음만나 불편도 했을텐데 말이야 지금생각해보면 너무 고마워

그 더운날 불평한번 없이 잘 따라와 주어서.

항상 말했었지 그 때의 너가 너무 예뻐보였다고

 

알지! 나 술 좋아하는 거

넌 여느 여자애들처럼 초콜릿을 달고 살았고

난 초콜릿 무지 싫어했었는데, 넌 쓴 소주는 싫다 그랬고

그 날 그렇게 더디게 어두워 질적

한손엔 초콜릿. 한손엔 소주. 서로의 다른 한손엔 서로의 다른 한손이 잇었는데.

오늘 그자리가 비어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게..

 

못났지 오늘은 무지 특별한 날인데

비가 맞고 싶어 빌면 비가 올까

하늘에 비는게 쉬워보일 수도 있구나

 

며칠 전 뜬금없이 말한게 기억이나 이렇게 글을 써

넌 내가 써준 글을 좋아했지

너를위해 써준 글을 좋아했지

모르겠어 이 글이 나를위해 쓰는 글인지 아니면 우리를 위해 쓰는 글인지를

다만 니가 이글을 보고 오늘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

 

유난히 서로가 많이 닮았었지

느닷없이 너의 이마에 내 이마를 붙이고 아무 이유없이 서로를 보고 웃던 기억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인색하고 어눌해 항상 독하게만 말했었지 근데 나역시 이렇게 매번 날 헤아리지 못해주는 니가 세상 그 누구보다 밉다.

꼭 이글을 보면 좋겠어 큰 선물은 아니지만 너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남겨질 사랑이라 기억되면 좋겠다.

세상은 힘들고 거짓들이 파다하지만 진심은 있어 어느일을 해도 성공하길 바래. 이젠 정말 가야겠어

사랑해 짝꿍 

 To my love.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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