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가을이 와서 참 시원하네요^^
저는 지방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 여름 보충때 에어컨 참 징하게도 안틀어줬어요
사립이라 제정이 어렵나봐요
그래서 틀어줘도 수업시간 50분 중에 20~30분 틀고 나머지시간은 꺼버려서
남은 냉기 아낄라고 문 꽁꽁 닫아놓고 있는답니다.
다음시간 되면 또 쪼끔 틀어주다가 끄고 ㅋㅋ
그렇게 한참 수업을 하고 있으면
정년이 한참 지나셨을 나이이신 교장선생님이(사립은 교장쌤정년없드라고요 ;;)
하나도 안덥다는듯이 유유히 긴팔을 입고 지나가신답니다.
30도가 훌쩍 넘는 더위에;;
교장실은 에어컨 안틀더라도(사실은 잘틀지만)
선풍기는 강풍 팡팡 틀꺼아니에요ㅠ
참 얄밉기도 하고..
그래서 학교 홈피엔 에어컨 건의가 줄줄줄..
그러다 보충이 거의 끝날 즈음에
갑자기 저도 영감이 떠올라서 시를 한편 지었어요
귀 쵹 도
서 정 쥬
눈물 아롱아롱
긴팔 입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선풍기 혼자 트는 서역 삼만 리.
긴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강풍(强風) 삼만리.
선풍기만 틀어 줄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전기 고지서.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
부질없는 이 선풍기 미풍 트실걸
에어컨 불빛, 꺼진 밤하늘
굽이굽이 급식소 물 더위 먹은 새,
차마 아니 솟는 바람 눈이 감겨서
더위에 취한 새가 귀쵹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하.
핵심정리
* 어조: 여성적 회한의 목소리
* 구성
에어컨 안튼 교실앞을 유유히 지나가는 교장선생님(1연)
전기 고지서를 받은 교장선생님의 회한의 정과 탄식(2연)
에어컨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3연)
* 주제: 잘 안켜지는 에어컨에 대한 끝없는 사랑
에어컨이 꺼진 교실, 학생의 정한
해제
켜지지 않는 에어컨을 향한 정한과 슬픔이 귀쵹도의 울음소리를 통해 처절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삼만 리'의 거리감은 삶과 죽음 사이의 거리인데, 시적 화자는 그만큼 켜지지 않은 에어컨에 대한 비통함을 노래하고 있다. 시적 자아의 비통함은 '더위에 취한 새'의 처절함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감상포인트
▶ 내용 : 설화를 현실에 접목시켜 한을 노래함
▶ 갈등의 내용 : 에어컨 없는 교실, 한 학생의 한이 못다한 건의의 우회로 형상화됨
▶ 귀촉도 : 에어컨이 켜지지 않는 한과 슬픔을 처절히 노출시킴으로써 더위를 비극적으로 수용
서정쥬(徐廷柱, 1989-??)
1989년 전남 b군에서 출생, ㅂ 고등학교에서 수학. 2006년 ㅂ일보 신춘문예 '귀쵹도' 당선, 조선청년문학가협회, 한국문학가협회 시분과위원장, 동국대 교수 역임. 시집으로는 《귀쵹도》
교장선생님 !!
내년 보충에는 혼자 선풍기 쐬지 마시고
에어컨 팡팡 틀어주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