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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마운 우리 신랑

미칠이 |2006.09.05 17:03
조회 4,387 |추천 0

저와 제 신랑은 작년 10월에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고 있는 신혼부부입니다..

제 남편은 성남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고 저는 헤어디자이너랍니다..왠지 좀 어울리지않는 상대같죠? ^^

 

지금의 남편과는 96년도 남편이 군대를 갓제대하고 남편이 24살 제가 21살때, 저희 미용실에 머리 자르러 왔다가 처음 만났으니 벌써 11년째네요..

남편은 당시 군대를 갓 제대한 대학교휴학생이었고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용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스텝이었는데 남편이 절 꼬셔서(?) 사귀게 되었답니다..

 

남편이 학교에 복학하고 6년동안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시험공부 뒷바라지(?)라면 뒷바라지를 하면서 제 남편말고 다른남자들한테 한눈한번 팔지않고 나름대로 남편한테 충실했었던것 같아요..

 

얼마 벌지 못하는 제 월급으로 남편에게 매달 20-30만원씩 용돈을 주고 몸에 좋은 음식이며 도시락이며 싸서 남편이 공부하던 신림동고시원까지 갖다주고... 

 

중간에 남편이 계속 떨어지면서 "합격할 기약도 없는데 내가 너무 부담스럽다"며 남편이 헤어지자고 했지만..사실 전 고시합격 그런거랑은 관계없이 그냥 남편이 너무 좋았고 사랑했기에 안되면 내가 벌어서 남편 먹여살리면 되지 뭐..그런 심정으로 남편을 기다렸답니다.. 

 

그러기를 6년..드디어 2002년 남편나이 30살, 제나이 27살때 남편이 사시에 합격하고 2003년,2004년 사법연수를 마치고 다행히 사법연수원 성적이 좋아서 2005년에 판사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남편이 판사가 되고 나니 겁이 덜컥 나더군요..저와는 신분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고 드라마같은데서도 판검사가 되고난 후 버림받는 여자들에 관한 그런 드라마 생각도 나고 그러면서 저도 버림받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주변에 친구들이나 부모님들도 그런 걱정을 하시고요...사실 남편과 저와는 학벌로보나 직업으로 보나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보통의 기준으로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대죠..남편은 명문대졸..저는 고졸..남편은 판사..저는 미용사..

 

더욱 걱정이 됐던건 남편이 판사가 되고 나니깐 여기저기서 어떻게 알았는지 결혼정보업체나 흔히 마담뚜라고하는 중매쟁이들이 남편집으로 찾아오고 전화오고 해서 좋은 혼처있다고 선보라고 부추기지...누구네 집안이랑 결혼하면 강남의 35평 아파트는 기본이고 빌딩을 사준다느니 그런 혼자리가 많이 들어오더군요..그래서 "아 내가 남자라도 저런 여자들이랑 결혼하지, 미쳤다고 나처럼 아무 별볼일없는 여자랑 결혼할까"? 라는마음도 들고 걱정도 되는데 남편은 결혼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TT

"이제 버림받는 일만 남았구나"라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걸릴 지경이었죠..

 

그래서 하루는 남편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서.."나랑 결혼할 생각없는데 나한테 미안해서 나 계속 만나는거라면 괜찮으니깐 내가 놔줄테니깐 그만 헤어지자"고 말했죠..우리 남편은 걱정스런 제 맘은 아는지 모르는지 재밌어 죽겟다는 듯이 미친듯이 웃어제끼고 하는 말이..

 

"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구나" " 우리가 만난지 벌써 10년이 됐네..믿을지 만믿을지 모르지만 너 만난 이후로 예나 지금이나 다른 여자 생각해본적 한번도 없어" ...니가 날 지금까지 기다려주고 뒷바라지 해준게 고마워서 의무감때문에 널 만나는게 아니라..니가 나한테 공기같고 밥같은 존재라서 너없이는 살수가 없어서 널 만나는거야" " 이 판사라는 지위와 거기다 추가로 전지현,한채영,김태희,송혜교 4종세트하고 너하고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도 조금도 주저없이 너를 선택할꺼야"

"조만간 너희집가서 인사드리고 결혼날짜 잡자..난 내년쯤 생각하고 있었는데 니가 그렇게 불안하다면 빨리 결혼하자"라고 하는데  그말을 듣고는 감동의 눈물이 주르륵 TT

 

암튼 이런저런 우여곡절끝에 결혼날짜를 잡고 나니 또 걱정되는게 남편집안에서 반대는 안할까? 판검사랑 결혼할려면 여자집에서 최소한 아파트랑 자동차정도는 해가야 한다는데...사실 저희집안이 돈있는 집안도 아니고 아버지는 관광버스 운전을 하시고 어머니는 그냥 살림을 하시는 그저 평범한 집안이거든요..

 

그래서 저희집에서도 혼수문제 그런거 때문에 부모님도 걱정많이하시고..판사랑 결혼하는데 아무것도없이 시집가서 시댁에서 구박이나 받는게 아닐까..엄마는 맨날 걱정이고...아버지는 지금 살고있는 집이라도 팔아서 너 혼수해줄테니깐 걱정하지 말라시고..TT

 

또 걱정이 태산같은데 남편이 저희집에 와서 "장인어른 저도 돈벌고 미선이도 돈벌고 저희 두부부 맞벌이 하면 금방 돈모아서 집사고 할 수있습니다..혼수니 집이니 그런게 뭐 중요합니까? 그러니 그런거 정말 걱정하시지 마시고 미선이랑 저 조그만 전세집이라도 얻게 3000만원만 빌려주십시오"

 

남편네 집안도 돈있는 집안도 아니었고 남편도 발령받은지 얼마 안될때라서 돈모아둔것도 없었고 해서 결국 저희 아버지가 5000만원짜리 조그만 전세빌라를 하나 얻어줘서 작년 10월에 결혼에 골인했답니다...

 

저희 시부모님들도 참 고마운게..결혼전에 반대하실줄 알았는데 시어머니는 다른 혼자리가 쪼금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선이 너 싹싹하고 어른들한테 잘하고 하니 난 너 좋다"면서 반기시고..시아버님도 "조강지처 버리면 벌받는다..돈이야 살면서 벌면 되는거지"라면서 저 이뻐해주시고요..

 

"어제는 남편한테 은근슬쩍 " 자기야 나 시집올때 해온거 아무것도 없고 그런데 서운하지않아? 자기 동기들은 좋은 집안 여자들 만나서 다들 강남에 40평 아파트살고 그러는데"?하고 물어보니..남편이 하는말이 "너도 최고의 혼수품 해왓잖아" 그게 뭔데?? " 너지 뭐긴 뭐야? 나한테 최고의 혼수품은 김미선씨 당신입니다"하는데 감동의 물결이 주르륵TT

 

우리 신랑,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이대로 영원히 서로 사랑하는 마음 변치않고 예쁘게 살았으면 좋겟습니다... 참 저는 지금 임신 4개월이랍니다...오늘저녁에 남편이 좋아하는 돼지고기볶음을 해줘야 겟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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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06.09.05 21:56
톡톡에서 최근에 읽은 글 중에서 가장 뭉클하면서도 흐뭇한 기분이 드는 글이네요.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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