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달정도 남았습니다 추석이 말이죠
이집각시 10월달 달력을 꺼내놓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봅니다
그래도 뾰족한 수가 나오질않네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집각시가 추석에 왜 고민을하냐구요
다른 100점짜리 며느리들처럼 몇일전부터 내려가 전부치고 고기볶으며
추석음식할일도 없으면서 무슨고민이있겠냐 이렇게 말씀하시겠지만
바로 다름아닌 순딩이신랑의 근무때문이지요
이집신랑 추석에도 남들처럼 휴가없습니다 다람쥐가 쳇바퀴돌듯이 추석연휴때도
그놈의 교대근무는 쉴틈없이 돌아갑니다
그래서 쉬는날이라곤 추석전전날 추석전날 이렇게 2틀이 고작입니다
추석당일날도 출근해야하는 신랑때문에 어찌해야할지 고민 또 고민입니다
이제 시댁이야 신랑없이도 형님이랑 어머님이랑 수다떨며 보낼수있다고하지만
큰집의 어른들은 눈한번 마주치기 힘든 어려운 관계이니
신랑없이 뻘쭘해서 어찌가야할지 막막하기만합니다
" 바보~내가 나없이 너혼자 큰집보낼것같냐? 걱정마 엄마한테 말했어 우린 추석전날
같이 먼저인사드리고 온다고 어떡해 내가 추석날근무잖아 어쩔수없지 그냥 우리끼리 먼저
인사드리고 오면돼 "
이리끙 저리끙하고있는 각시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준 신랑 각시의 마음속
어두운 날씨가 갑자기 맑아지내요
"괜찮을까?그래도 조카며느리는 나밖에 없는데 그래도 내가 가야되는거아냐?"
"괜찮아 너도 알잖아 가봤자 니가할수있는일이 있겠어 다 어른들이 하지 "
신랑과 시어머님의 배려에 이번추석은 오히려 편하게 보낼것같은 불량주부각시입니다
" 그럼 랑이 울집은 추석끝나고 토욜날 저녁에 갈까?그날 퇴근하고 울집에서자고
담날 야간이니까 점심먹고 그리고 울아빠네집에서 바로출근하면 어때? 너무힘들려나 랑이?"
" 힘들긴 뭐가힘들어 단지 내가 아버님댁에 늦게 도착하는게 문제지"
" 그건 문제가 아니지 근무해야하니까 "
이렇게해서 대충 이집어리버리 부부의 추석스케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음~큰집이랑 고모님댁을 언제가야하는게 문제지 "
" 응? 무슨큰집? 고모님댁? 랑이 큰집은 추석전날 가기로했잖아 "
조금전까지 큰집이야기를 끝냈는데 왠 생뚱맞은이야긴지 각시 눈을껌뻑거리며 신랑을처다봅니다
" 바보~시골큰집말고 각시큰집 이랑 고모님댁도 찾아뵈야지 "
"울 큰집?고모네?"
" 자주 찾아뵜어야하는데 못가봤잖아 이번 명절에는 찾아뵈야지 어디달력줘봐 "
문득 각시는 결혼전에 신랑에게 했던말이 생각납니다
" 울아빠 나어렸을때 사업에 실패하신적이 있었거든 그때 우리진짜 힘들었는데
그때 큰집이며 고모집이며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 그때 울아빤 가난했지만 우리남매는 부자였어
철마다 친척들이 옷사주시고 용돈주시고 얼마나 이뻐하셨는데
난말야 아빠 엄마가 다른사람보다 많아 우리 큰엄마도 고모도 삼춘도 큰아빠도 사실
나 크면서 아빠엄마 몫도 다 해주신분이야 이번결혼준비도 울 고모들이 얼마나
더 난리신지 ㅎㅎㅎㅎㅎ 울엄마설자리가 없다니까 ㅎㅎㅎㅎㅎ"
순딩이 신랑은 각시의 이말을 가슴 저 안에다가 고이고이 저장시켜놓았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잠깐이라도 큰집이나 고모댁을 찾아뵈려 하곤했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어김없이 각시보다 더 신경쓰는 신랑이네요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추석다끝나고 찾아뵙는건 조금 예의가 아닌것같아 그치?
그냥 10월 2일이 나 야근하니까 아침일찍 찾아뵙자
길게는 못있어도 선물드리고 점심얻어먹고 그리고 고모댁가서 차한잔 얻어마시고
응? 이번명절은 그렇게해야겠다 어때 내생각이 "
"그래도 그럼 랑이가 너무힘들잖아 그리고 다시야간들어가면 피곤해서 어떻게 "
"임마 명절이 뭐 맨날이냐 이렇게라도 찾아뵈야지 언제찾아뵈 우리이렇게 잘 살고있습니다
그냥 인사드리러 가는거야 어른들이 우리한테 뭐 많은거 원하시는줄알아? "
각시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처갓집가는것도 싫어라하는 남편들이 존재하고 무조건 시댁행사만
크게생각하는 남자들이 있는 이 시대에
아내의 큰집 친척분들까지 일일이 신경써주는 이런남편 각시는 감동 그자체입니다
" 나 엄마한테 말할께 응?"
이런일은 바로바로 엄마한테 자랑을해줘야 하는 각시 신랑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화를 겁니다
"엄마 나 추석전에 큰엄마한테도 갔다오고 고모한테도 갔다올려고 ㅎㅎㅎㅎ *서방이
같이가자네 ㅋㅋㅋㅋ 그대신 엄마 울집은 주말에 가야할것같아 *서방근무라서 "
각시의 말을들으신 엄마도 조금놀라신 눈치십니다
" 큰집까지? 아니 다들 좋아하시겠지만 그래도 *서방근무도 그렇고 시댁은
우선 시댁부터 다 하고 그리고 .........."
" 에이 우리가 벌써 시댁스케줄도 다짰어 ㅎㅎㅎㅎㅎ 그럼 그렇게 아세요
우리 10월초에 큰집가 ㅎㅎㅎ 고모네집도 ㅎㅎㅎ 그때엄마도 고모네로 오실래요?"
전화하는 내내 각시입이 찢어집니다 .
마치 엄마에게 '엄마 나 시집정말 잘갔지 나 결혼진짜 잘했지 ' 이런말을 하고있는것같습니다
어느틈에 왔는지 순딩이신랑 전화거는 각시옆에 서있습니다
"어머님한테 17일날 간다고 말씀드려 "
"응?17일? 또? 왜? "
" 또는 무슨빨리 말씀드려 "
" 엄마 *서방이랑 17일날 갈께 몰라?*서방이 지금 간다고그렇네 자세한건 그때말해요 "
전화를 끊은 각시
" 17일은 갑자기 왜?"
이건 스케줄에 없던 내용입니다
" ㅎㅎㅎㅎ 그날 우리 부산가자 "
순딩이신랑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부산? 왜? 누구랑 "
"누구긴 어머님 아버님이랑 두분다 아직 KTX도 안타보셨다잖아 우리그날KTX타고
부산가서 아버님어머님이랑 바다구경하고 회먹고 오자고 "
" 그치만 "
"그치만은 무슨 내가 가족승차권 신청해놨어 알았지?"
이렇게 살뜰한 신랑마음이야 너무고마운 각시지만
추석에 양쪽집안 어른들찾아뵈려면 돈도만만치않고 또 부모님용돈에 조카들 용돈에
지출이 만만치않습니다
이제 주부가된 각시 선뜻 좋아라~할수가 없습니다
" 랑이 근데 부산가면 또 한두푼드는것도 아니고 바로 담달초가 추석인데
너무 지출이 많아진단 말야 응?"
" 바보 나 교대시작하고 봉급올랐잖아 그리고 보너스도나오고 추석보너스도 나오고 "
"아무리 그래도......"
어째 각시의 얼굴이 쉽게 밝아지지않습니다
" 이궁~내가 생각없이 무조건 놀러가자고 하는줄알아? 이번 부산놀러가는건
내가 지금까지 용돈조금 모은걸로 가는거야 우리집 가계에는 아무지장이 없어요 싸모님
됐지? 이번달 담달 보너스 나오는건 무조건 무조건 각시다 줄께그거 각시가 저금하던지
쓰던지 마음대로 하세용 ㅎㅎㅎㅎㅎ"
" 랑이~그럼 우리 추석에 우리부모님 용돈대신에 이번에 놀러가는걸로 할까? "
" 또~또 그런다 이건 추석이랑 상관없어 그냥 내가 모시고 가고싶은거지
추석에 양쪽부모님들 용돈은 똑같이 드리기로했잖아 "
각시는 왠지 신랑에게 고마운마음을떠나 미안한 마음까지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교대근무하면서 번 돈인데 ~
순딩이신랑은 머뭇머뭇거리는 각시를 안아줍니다
" 우리 결혼전에 약속했잖아 부모님들에게 잘하기로 아버님 연세도 많으신데
나중엔 더 해드리고 싶어도 못해드릴때가 올지도 몰라 우리가 지금보다 시간이 더 없어서
더 못찾아뵐수도 있고 응? 할수있을때 해드리는게 최고야 우리가 뭐 해드리는거 있어?없잖아
그깟몇푼 그거 모은다고 때부자되는거 아냐 그거없다고 당장 굶는것도아니고
알지 내말무슨말인지 우리가 다른곳에 쓰는거 아니잖아 우리낳아주신 부모님들에게 쓰는거야
그거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돼지 그럼 나만믿고 우리 17일날 아버님이랑 어머님이랑
부산가는거다 아니다 내가 다시전화드려야겠다 "
그리곤 휭~하니 건너방으로 가는 순딩이 신랑
몇분후~환하게웃으면서 방에서 나오는 신랑입니다
" 누가 받아?"
"응 아버님이 "
" 아빠가 뭐래?"
" 응? ㅋㅋㅋㅋ 그거 돈드는거냐고 그래서 공짜표라고했지 돈 들면 안가신다고
그렇실꺼 같아서 공짜표라고 그랬더니 아주좋아하시지
17일날 시간비워두신다고 ㅎㅎㅎㅎ "
"좋아하셔 아빠?"
"그럼 좋아하시지 자식들이랑 놀러가는데 싫어하실부모가 어디있냐? 우리
부산가서 회도 맛있는거먹고 부모님 바람이나쐬시게하고 오자 ㅎㅎㅎㅎ "
각시는 바보인가 봅니다
고맙다고 정말 너무고맙다고 해야하는데 말이안떨어집니다
옛말에 처가 이쁘면 처갓집말뚝에다가도 절을한다는 말이있는데
이쁜구석이라곤 찾아볼래야 볼수도없고 심통쟁이 삐짐쟁이 밴댕이 속 어리버리
각시가 뭐가 이쁘다고 이렇게 감동을 주는지
마음은 먹먹할만큼 고마운데 입안에서 맴맴도는 말이 입밖으로 안나오는 각시입니다
지금 앞에 있는 남자를 만난건 자신의인생에 로또복권 당첨된것보다 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는 각시입니다
요즘 여자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억대연봉에 잘나가는 젊은사업가에
꽃미남에 흔히들말하는 "사"자 들어간다는 난다긴다하는 남자들을 남편으로 둔 여자들
정말 한개도 안부러운 각시입니다
오히려 더 자랑할거리가 많은 신랑입니다
ㅎㅎㅎㅎㅎ 만약에 다음세상에도 운좋게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그때도 꼭 이사람을
다시 찾을꺼라 다짐하는 각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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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저희집 식탁이 화려해졌습니다 ㅎㅎㅎㅎㅎ
이렇게 신통방통한 신랑을위해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미흡하나마 시댁에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랑이가 절 자동적으로 잔소리하나없이 좋은아내 좋은며느리 교육을 시키는것같습니다
오늘 아침 신랑배웅하면서 뽀뽀하고 안아주는 신랑을보며
전 정말 행복한 여자라는걸 실감하겠더라구요 ㅎㅎㅎㅎ
요즘 신방에도 행복한 소식이 넘쳐나는데 ㅎㅎㅎ 이런작은 기쁨들이 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것같습니다 오늘하루도 모든분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