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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심도

김명수 |2003.03.06 22:23
조회 236 |추천 0

  그리운 섬 지심도


  남해 동부바다 보석처럼 빛나는 섬 지심도, 지심도는 거제도의 또 다른 부속 섬이다. 장승포와 지세포 두 아름다운 항구를 천연 방파제가 되어 거친 파도의 숨결을 한 풀 죽여주는 고마운 섬이기도 하다.


  지심도를 나는 사랑했다. 연인의 숨결로 사랑했다. 진정 나의 연인이기도 하였던 섬, 그 섬에서 소롯한 젊은 시절의 꿈을 키우며, 열정을 쏟아 붓기도 하였다.

지금쯤이면 미끼 탐하던 학꽁치 뾰족한 입 낚시 바늘에 걸리어 앙탈부리며 올라올 계절이고 붉고 탐스러운 동백 활짝 피어 있을 것이다.


  지심도는 고구마처럼 기다라니 바다위에 누워있다. 북쪽 끝을 마끝, 남쪽 끝을 새끝이라 부른다. 곰곰 생각하니 마끝 이란 마파람이 처음 닿는 곳, 새끝 이란 샛바람이 처음 닿는 곳이란 뜻이 아닌가 싶다. 마파람이란 남풍을 말하고 샛바람이란 동풍을 말한다. 땅의 이음새가 딱 맞는 말이다.


  내가 지심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가구 수가 예닐곱 가구였고, 작은 학교 지세포 분교에 학생수가 고작 다섯 명에 불과한, 전 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동화 같은 학교가 있었다. 학생 다섯 명 중에 형제가 둘이고 나머지도 오누이가 둘이다 보니 한집아이들이나 다름없었다.


  섬 마루에 올라서면 사방이 바다다 철따라 달라지는 바람머리에 귀하게 피는 비자 노란 열매와 햇살 곱게 내린 새콤한 귤 가지가 하늘을 향해 손 벌리고 칠보처럼 고운 바다는 비취 융단을 깐 듯 보드랍게 파란 하늘에 맞닿아 있는 어머니의 섬, 지심도.

 

  수평선을 향하는 배들은 아슴아슴 소실점 속으로 사라지고 갈매기들이 파도소리와 합창으로 원시의 그리움을 노래하여 교향곡으로 가슴 채워주었던 낙원의 섬, 나는 그날로 지심도에 정착을 시도 했다.  그렇게 한 해를 지심도에서 망각의 나날을 즐기며 구속 없는 사랑을 지심도와 했다. 롱펠로우와 릴케를 노래하고 괴테가 찾아오기도 하며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나기도 한 심연의 나날들.


삭막한 그늘의 우울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었던

나의 섬, 어머니의 섬, 그리움의 섬.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내 영혼 맑아지던 그리운 연인의 섬 나의 지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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