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녀석은 참 희안하고...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내가 3살이 되던해의 가을인가...
뭔가를 꼼지락 거리면서 놀고 있길래...엄마가 뭐하나 싶어 가봤더니...
어디서 벌레 한마리를 잡아다가... 해부를 하고 있더란다...
다리는 다리대로... 머리는 머리대로...날개는 날개대로...
그러면서 정말 즐겁게 놀고 있었다고 하더라...
참고로 이 버릇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때 까지도 고쳐지질 않았었다...
그리고... 4살때인가... 잘 놀고 있다가...
가만히 방 구석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던때가 많았다고 한다...
어쩌다가 한번 씩은 내가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는데...
어쩔때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방 구석을 쳐다보며 중얼거리기도 하는 바람에...
엄마가 소스라치게 놀랐던 때가 많았다고 하더라...
또 4살의 어느날은... 엄마랑 아빠가... 탑모양으로 된 퍼즐을 하나 사왔는데...
그걸 쏟는 바람에 두분이서 3시간을 끙끙 앓고서 다 맞춰 놨더니...
내가 옆에서 가만히 지켜 보다가... 그걸 다시 다 쏟았단다...
엄마랑 아빠가 허무하게 쳐다보고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며 냅뒀는데...
한 15분 정도 후에... 엄마를 부르더니... 보여준것은...
두사람이서 3시간동안 몸살을 하면서 겨우 맞춰놨던 퍼즐이 다 맞춰져 있었다더라...
그러고도 몇번 정도... 엄마나 아빠가 퍼즐같은 장난감을 사 오면...
하루... 아니... 한시간도 못넘기고 다 맞춰 버리는 바람에...
그 이후로... 내 장난감의 목록에 퍼즐이라는 단어는 전혀 없었다....
5살이 되어서 내 신기하고 이상한 행동들은... 더더욱 심해졌다...
현재 5살때 부터의 일들은 왠만한건 다 기억하고 있다...
5살의 어느날... 비가 왔다...
근데... 그게 너무 화가났다... 왜 그랬는지... 지금은 알 것도 같지만...
그 때는... 왜 화가 났는지도 몰랐지만...
하늘을 올려다 보는 순간... 정말 엄청나게 화가 났다...
그래서 그냥 나도 모르게 무심결에 이렇게 소리를 쳤단다...
" 그래 이 개 씨x 놈들아 잘 쳐먹고 잘 살아라!!! "
아마 그 때가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한 욕이였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점점 뭔가 이질적인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상하게 윙윙 거리는 듯한 소리만 들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차츰 그 소리들이 뚜렷해 지더라...
아이가 우는 소리..여자가 우는 소리.. 그 밖의 푸념 섞인 한탄들...
하루 하루가 너무 시끄러웠다... 그런데 그 소리들의 주인공들이...
하나씩...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내가 방구석 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가도... 집 마당에서도...
혼자서 궁시렁 거리는 횟수가 잦아지자...
엄마는 나를 데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어느 무당 집을 찾아가게 된다...
내 기억에 그 동네는 점집이라거나 사당이라거나... 그런게 무척 많았다...
엄마 손에 이끌려 들어간 무당집에는... 왠 할머니 한분이 앉아 계셨다...
" 저... 할머님... "
" 앉아 이 년아 천장 무너질 일은 없으니까.. "
" 네... 다름이 아니고... "
" 엥?? 니 옆에 있는 그 분은 누구시냐?? "
" 그 분이라니요... 이 아이는 제 아들인데..."
" 이런 우라질 년 같으니라고...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서 데려온게야!! "
" 네?? 그...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당장 내 보내던지 아님 데리고 썩 나가!!! "
도무지 영문을 모르는 엄마는 나를 데리고 집으로 오시더니만...
다시 외출을 하시더라...
나중에 알았지만... 무슨 영문인지 너무 궁금해서 다시 점집을 가셨단다...
거기서 그 할머님의 말씀인 즉...
" 저... 도대체 아까 왜 그러신건지... "
" 그 분...아니... 니 아들뇬 덕분에 내가 모시는 신 도망갈뻔 하셨다!! "
" 아니... 대체 제 아들이 어떻기에..."
" 너 절대 그 아들 못키운다... 어디서 용의 새끼가 뚝 떨어졌는지원..."
" 예?? 그게 무슨... 말씀 이세요??"
" 니년 그릇으로는 절대 그 아들 못키워!! 다른집 양자로 보내!! 안그럼 니 새끼 죽어!!"
" 아니 제 아들을 어떻게 남의집 양자로 보내요...절대 그렇겐 못해요..."
" 지금이야 니년이 자식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런소리 하겠지!! 좀만 지나봐!!"
" 뭐 다른 방법은 없는건가요?? "
" 없어... 대략... 어느정도 나이가 차게되면 혼자 내보내서 살거나..아니면 보내..!"
" 정말 그 방법 밖에는 없는 거예요?? 뭐 굿이나 부적이나......."
" 굿?? 부적?? 그걸로 그 아이를 막을 수 있을것 같아?? 어림없는 소리..."
" ................. 그럼... 정말... "
" 글쎄다 굿이든 부적이든 그때 뿐이야... 괜히 니 아들 눈밖에 나서 죽기는 싫다..."
" 아니 또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 굿이나 부적 따위로 어찌 할 수가 없는 분이란 말이다...우리같은 것들하고는...비교도 안돼.."
" 대체... 제 아들이 어떻기에..."
" 니 년이 정말 오늘 이 늙은이 초상치르는걸 보고 싶어서 이러는게야!!!"
" 아...아니... 제 말은 그런게 아니라...."
" 시끄러!! 내가 입에 담기 조차도 두려운 분이시다!! 어서 썩 나가!! "
준다는 복채도 마다하고 내 쫓기듯이... 엄마는...그 집에서 나오셨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서... 다른 무당들도 찾아가 봤지만...
몇몇 허접한 사이비 무당들을 제외하고...
그나마 용하다고 소문이 난 사람들은 전부다 한결같이...
나를 보자마자 기겁을 하고 쫓아 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엄마랑 같이 어딘가를 가고 있는데...
저기 앞쪽에서 정말... 곧 돌아가실 듯 하게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오고 계셨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 갑자기... 나를 불러세우더니... 큰절을 하시는게 아닌가...
" 클클클.. 내 죽을날 거의다 받아 놓고 나서야..이런 지엄하신분도 뵙는구려..."
" 할아버님.. 제 아들에 대해서 뭐 좀 아시겠나요?? "
" 암... 알다 마다... 이거이거... 저분 덕분에 점쟁이들 전부 손가락 빨게 생겼구먼.."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 아이구... 이 노인네 배가 고프니..어디가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 함세..."
" 아!! 예!! 할아버님 제가 맛있는걸루 한끼 대접할께요~ "
" 아니아니... 그런건 됐고... 그냥 집에 남는 밥이나 있으면 얻어 먹도록함세..."
" 그래도... 아니 어디가셔서... 따뜻한 고깃국이라도..."
" 다 죽을 늙은이가 고깃국은 무슨... 괜찮네 괜찮아~ 클클클클...."
할아버지를 모시고 와서는 엄마는 부리나케 식사를 차려오셨다...
아마도... 다른 무당들은 말을 안해주니... 답답한 찰나에...
그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해 주시겠다니... 그거에 솔깃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는 계속 무릎을 꿇고 앉아 계셨다...
엄마가... 편하게 앉으시라고 해도... 어찌 저분앞에서 그럴 수 있냐며...계속 그렇게 계셨다...
" 허허허허~ 고마우이~ 참 덕분에 맛있는 밥을 먹었네그려~ 고마우이~ "
" 아뇨...뭐 별말씀을... 변변찮은것 밖에 대접할게 없어서..."
" 허허허허 늙은이가 맛있다면 맛있는거지~ 겸손이 너무 지나치면 못쓴다네..."
" 아....네.... "
" 자네는 잠시 가만히 계시게나... 저분에게 먼저 여쭤 볼것이 있으니..."
" 예??? 아.... 예...."
" 클클클클... 저...혹시 뭐 요즘에 이상하다거나... 하시는건 없습니까?? "
" 네?? 무슨 이상한거요??"
" 클클클...뭐...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거나... 뭐 이상한게 보인다거나..."
" 아~ 저기 앉아 있는 저 누나 같은거 말씀 하시는거예요??"
" 클클클...아직 완전히 한몸을 이루진 못하신가 보구려..."
" 네?? 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이예요?? "
" 아니..아닙니다.. 이보게.. 저분이 지금 자네 아들이 맞는가?? "
" 네... 제 아들이 맞습니다만..."
" 그 동안 문전박대 많이 당했겠군 그래...그 것들 지 목숨땜에 허겁지겁 내 쫓았겠지..."
" 네... 뭐... 제 아들때문에 안된다면서...다른 자세한건 말씀들을..."
" 클클클... 그렇겠지... 그 양반들... 지들 목숨하나는 무척 싸고 도니까...고생이 많았겠구려.."
" 아닙니다... 고생은 무슨... 그저 답답해서... "
" 클클클... 내 지금부터 이야기를 해줌세... 나야 세상 미련도 안남았으니...클클클클 "
ㅡ 강제로 그 분께서 이곳에 강림하신게야... 아직 그분의 혼이... 저 육신과...
하나를 이루지 못하셨어... 지금은 자네 밑에서 별탈 없이 자랄 수 있겠지만...
계속 옆에 끼고 있다가는... 스무살도 못넘기고... 저분은 세상을 뜨실걸세...
자네의 그릇에 담아서 키우기에는 저분이 너무나 큰분이시네...
허나 그것도 그것이지만... 늘 조심해야 할걸세...강제로 떨어진 혼인지라...
다시 저승에서 거두어 가려고 몸부림을 칠게야...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생명이 태어난것이니...
한 시라도 빨리 거두어 가려고... 별의 별 짓을 다해서... 데려가려 들것이네...
매사에 늘 조심해야 할걸세... 그리고 한가지의 미련은 버리게...
저분은 언젠가는 자네의 품에서 벗어날 것이야... 자네로서 감당하질 못한다네...
과연 저 육신이... 그 분의 혼을 얼마나 담아낼지는 모르지만...
내 저분의 전생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높으신 분이셨다네...
그런데... 상당한 원한에 쌓여 계시는군...어느 정도 그분의 혼과 저 육신이 하나가 될때까진..
원한에 사로잡힌 여러 귀신들이 저분을 괴롭히실게야...
허나 그것 조차도 다 저분의 운명일것을...거역하려 들지 말고...그냥 놔두게나... ㅡ
그 때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알 것 같다... 내안의 혼...
가끔은... 나조차도 어찌 할수 없는 내 안의 혼...
분명 지금 내 안에 있는 이 혼에는 상당히 많은 원한과 사연이 함께 얽혀있다는것을...
그 때 그 할아버지께서 가시고 난 이후.. 한동안 엄마는 멍하게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난 엄마한테 왜그러냐면서 물어보았지만...
그냥 그렇게 한동안...엄마는 멍하게...나를 바라만 보고 계셨다...
그러더니...잠시후... 엄마는 나를 보면서... 이러시더라...
" 난 오늘 아무것도 못들은 거야......절대 너를 엄마는 포기 할 수 없어......"
차라리... 차라리... 엄마는 그 할아버지의 말씀을 믿었어야 했을지 모른다...
아마 그랬다면...
조금더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의 과정이...수월했을지도...
그랬다면... 엄마도 그렇게까지 심한 고통속에 시달리다 돌아가시진 않았겠지...
어쨌든... 엄마는 과거에서부터 딸려온...
내 운명을 거역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게 바로 진정한 시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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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막 정신 없이 쓰다보니... 어째 정리가 잘 안된것도 같고...
에... 이 글은... 100%의 허구성의 글이 아니라...
허구속에 미묘하게 녹아있는 실화들이 있습니다...
역시나 뭐 조각조각 떨어져 있는 여러가지 자잘한 실화들을...
허구성 내용으로 이어 붙인 그런 글이지요....
뭐 어쨌건 저게 과연 몇 부 까지 갈수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저 글 덕분에 -_- 오늘 근무중에 하루종일 머릿속으로...
올릴 글 생각만 하고 있었답니다...
이거참... 나름대로 어려운거군요... 역시 소설가 분들...존경 스러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