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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나 본 최악의 남자

mook |2006.09.24 16:02
조회 1,055 |추천 0

어느날 피군을 만났다.

피군은 잘생긴 그런 미남형은 아니였지만 귀염성있는 외모에 서글서글한 인상을 가졌다.

내가 좋아 하는 외모를 가진 그는 어느날 부터인가 나에게 여성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피군을 만나기로 한 토요일이었다. 처음으로 피군과 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옷도 다시 한번 차려 입고 곱게 안하던 화장도 했다.

 

하지만 무슨 날벼락인지 지갑을 잊어버린것이다. 어찌어찌하여 지갑은 도로 찾아서 좋았지만

쓸 돈은 모조리 없어져 버렸다. 결국 피군과의 데이트는 다음으로 미뤄야 하겠다면서 전화를 했고 피군은 괜찮다며 나오라고 했다. 미안함 맘에 정말 몸만 달랑 나오는 신세가 되었다. ..

 

그날 차비도 빌려서 나갔다. 전재산 이천원... 이렇게 데이트한건 처음이라 민망하기 그지 없었지만 내가 누군가.. 민망함은 한쪽에다 잘 모셔두고.. 재밌게 데이트를 했다.  

 

근데... 첫 데이트날.. 자꾸 스킨십을 하려는 그를 알게 되구 난 자꾸 피하게 되었다. 처음이니까 빼는 것이 아니라 처음이기때문에 스킨십은 부담 스러웠다.

 

봉급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때여서 봉급받으면 꼭 쏘겠노라 약속을 하고 집으로 잘 들어 갔드랬다. 근데 문제는 이날 이후 부터다.

 

"밥마시께머거써?^^*" "어널은던이별루엄써서..."  "머해?^^*" ... 뭐 이런식의 문자가 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피군은 서른두살이다.  솔직히 이런 문자 부담스럽다.

 

만약피군이 스무살이었다면 이해하지만 서른두살의 남자가 알아보기 조차 힘든 문자와 외계어를 남발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수 없었다. 나이에 맞는 귀여움과 애교가 존재하는데 이 사람은 나이를  잊은듯 보였다.  그래... 여기까진 귀엽게 넘어 가자... 난 다시 생각하고 또 다시 생각했다.

 

하지만 날  화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며칠 후 극장에서 사다리를 타고 조명기를 떼고 나르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난 열심히 사다리위에 서서 작업을 했다. 구슬 땀을 흘리면서...

근데 문자가 계속오기 시작한다. 사다리 작업은 높은데서  일을 하고 무거운 조명기를 나르는 일은  꽤 위험한 작업이다.  

 

"저 지금 사다리에서 작업해요.. 이따 연락할께요.." 하지만 그의 문자는 계속 날라왔다. 정말 나중에는 화가나서 전화해서 소릴 지를뻔 했다.  일반적으로 사다리에서 작업한다고 하면 위험하구나 이렇게 생각 하지 않나?  - 그래 이 일도 나의 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넘어갔다.

 

근데 정말 폭발한것은 다른 곳에서 있었다. 그의 이해심 부족이었다. 친구가 조명디자인을 한 마지막 공연을 보러 갔었다.  뮤지컬인데.. 공연을 보니 정말 조명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었다. 6시 공연을 보았는데 공연은 8시에 끝났다. 공연이 끝나고 난 그 친구를 찾아가 수고 많이 했다고 같이 얘기를 나누었다.

 

8시에 핸드폰을 키자마자 전화가 온다. 잠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단 15분

이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았다.

'여보세요? 아네..^^* 제 친구가 오늘 마지막 공연을 했는데요.. 이따 제가 전화드릴께요..

죄송해요~~'

 

하지만 그 뒤로 문자는 계속해서 날라온다. " 치~~ 팅구랑있는게글케조아?" "듀현띠못됐다"

뭐 이런식의 문자들이다.

 

정말 이해 할 수 없다. 남의 사생활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

 한번 만나고선 마치  피군은 나의 남자친구 마냥 나에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물론 그 사람은 날 배려 한답시고  그러한 행동들을 했겠지만 내가 분명히 불편하다고 의사를 표시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의사 표현은 어디선가 굴러다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며칠 후 좋은 공연의 프리뷰를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피군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보자고 했다. 그리고 피군에게 내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생각이었다.

"같이 공연볼래요?" 그 사람은 좋다고 했고 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을 보러 가는 중에도 그 사람은 끊임 없이 나에게 스킨십을 시도 했고 난 계속 뿌리쳤다.

 

더군다나 내가 일하고 있는 거리에서 남자친구도 아닌 사람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다닌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공연장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을 보게되었다.

학교 선배, 후배, 교수님들......

 

공연을 보는 동안 몇번이나 피군은 손을 잡으려 했고 이미 난 그런 부분때문에 짜증이 나있던 상태여서 매몰차게 거절했다.  은근히 짜증이 났다. 아무리 그래도 딱 한번 본사이인데..

이렇게 막 손을 잡으려 하고 키스하려 들고  도대체 날 어떻게 본거야???

 

공연이 꽤 지루했다. 공연을 보고 나온 뒤 간단히 술을 먹으면서 이야기 했다. 이런거 부담 스럽다고 왜 자꾸 이러냐고....

 

근데 이 피군 하는말... ' 성격 좋다고 했잖아.' 허! 거! 덩!

 

난 아연실색! '성격좋다고 해서 나한테 이런식으로 들이대는 거예요? 이해 할 수가 없네...

                   성격 좋은거랑 키스하려 들고 자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그런거랑

                   무슨 관계죠??? 내가 그렇게 싸보여요?"

 

난 화가 나서 마구 퍼부었다. 그래.. 어느 날 피군이 나에게 그랬다. 성격이 좋은 것 같아요 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다. 네.. 저 성격은 좋단 소리 많이 들어요......

 

어쨌든 그날 그렇게 할말 다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다시 며칠 후...

 

낮 12시 문자가 왔다. "너하구섹스하고싶다" 이런 개*새*끼!!!!

온몸이 덜덜 떨렸다. 정말 화가나서 위장이 다 뒤틀렸다. 또라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싹 지웠다.

화내면 나만 손해니까.. 그러면서 꾹꾹 눌러 참아버리고는 연락안했다.

 

그리고 며칠 뒤 "수요일날 만날래?" 또라이.... 어차피 수요일은 수업이 있어서 만나지도 못하지만 답문 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금요일,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전화가 받아졌다. ㅡㅡ; 번호를 보니 피군이다.

피군은 술을 먹은 목소리로 나에게 그렇게 살지 말랜다. 어차피 지금 끊으면 또 전화를 걸 태세여서 그냥 듣고만 있었다.

 

자기를 돈쓰게 만들었단다...

(우리가 몇번 만났드라??? 첫날 우리가 갔던 곳은 1차는 허름한 실내 포장 마차였고 소주3병에 과일 안주 시켜 먹었드랬다. 2차는 노래방 ..... 두번째 만난 날은  연극 보러 갔었고 티켓값은 만원이었다. 미안하다고 아직 봉급 안탔다며 내것은 내가 계산했다, 난 그  얘기 듣고 순간 우리가 백화점이라도 간 줄 알았다.)

 

잘난척하지 말랜다. 대화중에 영어 써가면서....

(내가 언제 그랬지? 아하~!! 연극 본날 내가 그 얘기 했다. 메커니즘적인 지식은 사회에 나오니

크게 쓸모가 없다고... 그래 메커니즘이란 단어를 썼었다.... 난 순간 내가 솰라솰라 영어로 얘기 한줄 알았다. )

 

피군은 횡설수설 15분간을 지껄이더니 전화를 끊었다. 다행이다. 이제는 다시는 그런 사람이랑 연락 할 일은 없을 것같다.

 

 

도대체 이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까.. 잠깐이지만 생각해 보았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모든 조건을 가진 피군이다.

 

만나면 자려고 들이대지 나이에도 안맞는 외계어를 남발하지 사생활 간섭 심하지 상대방의 일에 대한 이해도도 완전 떨어지지 .....

 

아마 내가 만나봤던 남자들 중 단연 최악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혹여 이 글을 읽어 본 남성 분들에게 부탁한다. 제발 이런 남자는 되지 말라고 여자는 그사람의 학벌과 외모와 돈만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게 다 되더라고 꽝인 남자들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그러한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배려 하는 마음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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