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관세음보살
달을 봐야 하는데 자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눈이 가니 큰일이다. 그러나 동쪽 산에 달이 떠올랐는데 손가락이 서쪽 산을 자꾸 가리킨다면 신경이 써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번에 태고종에서 무림쟁투가 벌어졌다. 전에는 조계종 본사에서 무술대회가 열렸고, 그 이전에는 또 어느 절에서 고수끼리 붙었고, 그러다보니 어리석은 중생이 즐겨보는 영화에서 “달마야, 놀자”라던가? 그곳에서도 조직승려와 조직폭력배 간에 심오한 권법, 신법, 보법을 모두 구사하며 또 붙었었다.
이 모두가 각 파의 우두머리인 방장 자리를 놓고 벌리는 쟁투인데, 아무리 하늘을 가르고 땅을 벨 수 있는 무당파의 무형검법이라도 그 씀씀이가 옳지 않으면 시종잡배의 작대기질에 불과할 뿐이라, 세상에는 정법(正法)이 있고, 정도(正道)가 있어, 순순한 언어로 무술을 다투어도 이룰 것은 다 이룰 수 있지 않는가, 석가모니께서 소림권법에 능통한 것도 아니요, 무당파나, 곤륜파, 또는 사술(邪術)로 정평이 난 고묘파의 비술을 터득하지도 않은 즉, 선선한 날에 보리수 아래서 펼치는 언어무술이라, 나직한 말 한 마디에 번뜩이는 창칼이 있어, 우주를 가르는 비법이 있어, 사악한 자는 물러가고 선한 자만 남았느니, 피 한 방울 안 보고 무림강호를 평정했음이다. 누구 한 명도 눈텡이가 밤텡이가 되지 않았도다.
염불도 영원하나 잿밥도 수명이 긴가 보다. 새벽공기 가르는 염불은 청아하다. 고해의 바다에서 얻어맞고, 피 터지고, 찢기어서 만신창이가 된 중생의 울음을 달래주는 염불소리 정겹다. 저승으로 떠난 자를 애석하여 천도를 비는 염불소리 또한 해깝다. 하여 염불은 염불이요, 잿밥은 잿밥일지니 하루 세 끼니 공양으로 족하여 중생을 어루만져 삼천리 방방곡곡 염불소리 넘쳐 불국정토를 이루어야 하련만,
소림파의 달마역근경 나한 십팔 수가 난무하고, 무당파의 무형검이 화려한 빛을 공중에 날리고, 고묘파의 비술이 코밑을 파고들다가, 이제는 무림역사 오천년을 돌아봐 찾아 볼 수도 없는 새로운 무림파까지 가세했으니, 바로 용역파라, 십 합의 대결에 열 냥의 돈이요, 이십 합의 대결이면 스무 냥이라, 재물이 곧 강호의 무시할 수 없는 무림이었음을 오늘 알았도다.
으샤샤샤....... 밀어 붙여, 밀어 붙여, 아주 조카 깨 버려, 와~
나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