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마다 어김없이 긴 고생을
치뤄야 하는 귀성,귀경길...
수시간에서 때로는 수십시간을
좁은 차안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 고통스런 시간이지만
그리운 부모님과 내 피붙이가 있는 곳이며
내 태(胎)가 묻힌 곳이기 때문에
돈을 주면서 해라 하면 죽어도 안할 고생 길을
우리는 습관처럼 떠나곤 한다.
그때마다 다리가 저려오도록
운전대에 않아 찔금거리듯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통에 나는 짜증이 나지만
옆 좌석 마누라는 팔자 좋게 늘어져 잠도 잘 잔다.
'에구!
저눔의 밥통같은 마누라!
일찌기 남들 다하는 운전이나 좀 배울것이지...
푸~~후~~~'
그걸 계기로 해서 크게 선심쓰듯 울 마누라
운전면허학원에 등록을 해줬다
학과와 코스시험은 무난하게 합격을 했는데
주행시험이 문제였다.
주행에서 떨어지기를 무려 다섯 번...
그래놓고 염치도 없이 집에 와서
두 다리 뼏고 펑펑 울어대고!
여섯번을 도전해서 천신만고 끝에
대한민국 자동차운전 면허증을 거머쥔 우리 마누라 만세다!!
이 마눌하는 짓을 보아하니
주행에서 여섯 번이나 떨어진 이유를 이제야 알것 같다.
"이눔의 마누라쟁이!!
첨 만났을땐 그렇게도 수줍음 많고 나긋나긋하더니만
요즘들어 가끔씩 하늘같은 남푠한데 살살 덤빈다 이거지???
그래!! 니~! 나한티 딱 걸렸따!!!"ㅋㅋㅋ
단 일초만 방심해도 천국행이라며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 있는
마눌한티 겁부터 잔뜩 줘놓고 이제부터 숙달된 조교로부터 도로연수를 시작한다,
실~~시!!
출발하면서부터 푹푹거리다 덜컹덜컹 ~~
시동 꺼지고...
지가 못하면 말이나 말지 말짱한 차보고 이상하댄다.
겨우 출발하는듯 하다가 갑자기 끽~ 하고 또 멈춰선다.
"왜 안가고 여기서 서는거야?"
"응! 쩌~~기 차가 와서~"
한참 멀리 떨어져 오는 차를
백미러로 발견하고 도로 한 가운데서 멈춰선 것이다.
"무시하고 얼릉 가"
"시러요 무셔!!"
"그렇게 차가 무서우면 운전 어떻게 할거야! 얼릉가?"
"시러 무셔!"
"에라 이 밥통!"
그렇게 사흘동안을 도로주행연수를 했는데도
맨날 솜씨는 그 자리...
도대체 진도가 안나가는 것었다.
한게 뭐 있다고 밤이면 팔, 다리, 어깨가 결리고
온몸이 쑤신다고 끙끙 앓는 소릴 해댄다.
나흘째 되던 날...
또 출발하자마자 시동이 꺼지기를 또 여러 번...
기어변속을 한다고 기어를 보다가 차선을 넘어버리고
따라오던 뒷 차가 빵빵거리자
"우~쒸!!" 하며 아예 째려보기까지???
"핸들 부러지겠다!
팔에 힘빼!! 다리도..."
기어 변속할 때 클러치 천천히 떼라고 말했지?
기어는 손으로 넣는거지 눈으로 넣는거야?
내가 몇 번을 말했어!!
새대가리도 아니고 말이야!!!"
흠~마~!! 이건 아닌데?
하다보니 내가 너무 나가버렸다.
'울 마누라도 열받으면 한 성깔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도로 한가운데 차를 턱 세워놓고
차가 오거나 말거나 길을 건너더니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버렸다.
그리곤 밥도 안주고 드러누어버렸다.
"운전이고 지랄이고 치사해서 다신 안해!!"
어떻게 마누라한테 그럴 수있어?
새대가리가 뭐야!!! 새대가리가!!!
그래 당신 말대로 난 새대가리다!!
새대가리한테 밥 달라고 말고 알아서
먹든지 말든지 알아서하슈!!"
어~~라!! 이건 아닌데??
그때야 생각나는 말,
운전연수하고 도배는 부부끼리는 하지 말라고
누군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러다 쌈나면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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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인해 며칠간의 냉각기가 흐르고 ...
추석이 되자 마누라는 퉁퉁 부운 얼굴로 고향으로 향했다.
덕분에 난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피곤해도
교대 해달란 소리도 못하고 한참을 가고 가는데
옆자리에 앉은 막내 녀석이(당시 네살)귤 두개를 양손에 들고
눈치만 살피며 빤히 쳐다본다.
"준영아! 배고프니?"
"응" " 그럼 휴게소 갈때까지 참고 귤 먹고 있어" "응 아빠!!
근데 아빠!! 내가 앞에 잘 보고 있을테니깐~
요거 좀 까주면 안돼??" 하고 귤을 내민다.
아까부터 귤은 먹고 싶은데
인상이 고약해진 지 엄마한텐 무서워 말도 못부치고
운전을 하고 있는 나한테
지가 아빠 대신 앞을 보고 있을테니 귤을 까달랜다.
푸하하하!!
막내녀석의 그 한마디에 우린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웃음보를 터트렸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화해를 했다.
벌써 15년이 지난 일이다.
올 추석에도 난 졸립다는 핑게를 대고 조수석에 먼저 앉았다.
시트를 눕혀 놓고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누운채 귀경 길에 올랐다.
차가 막히거나 말거나....ㅎㅎ~
마누라 운전 갈켜 놓으니 이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ㅎㅎ~
비실비실 입이 째져라 하품만 해대며
옆차선을 타고가는
저 남정네가
오늘따라 무지하게 불쌍타!!!
나처럼 마눌한테 진즉 운전이나 갈켜놓지!!
ㅋㅋㅋㅋㅋㅋㅋ
*-- 보 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