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년 넘게 종합병원에 일하면서 많은 분들과 친해졌는데
올 2월에 마지막으로 친해진 분이 계셨어요..
제가 태어났을때부터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이미 다 돌아가셨기 때문에
할아버지란 말이 참 그리운 존재였어요..그래서 친하게 지내는 것도
저희 부모님도 다 알 정도였죠..
여든이 넘으신 할아버진데 머리도 새하얗고 당뇨때문에 눈도 침침해지시고
결국 다리 한쪽이 썩어서 자르신 분이였죠..게다가 귀도 잘 안 들리시던 분인데
그 할아버지와 친해져서 할아버지 간식도 사드리고 점심시간이면 말동무도 해드렸었죠..
그러다 제가 사정상 병원을 그만두고 할아버지도 요양원에 가시게 되었지요..
연세는 아주 많으셨지만 점잖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제가 병원을 그만두고 할아버지는 요양원으로 가시고 나서도 연락을 하던 사이였어요..
나이들고 아프신 할아버지를 모실 수 없었는지 요양원에 보낸 할아버지의 자식분들이
못내 밉기도 했었고 할아버지도 계신 곳이 싫은지 집에 가고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죠.
할아버지는 가끔 제게 전화를 하셨는데 보청기를 껴도 워낙 안들리니까 통화를 할때쯤은
항상 20분가량은 대화가 통하지않을정도였어요..
한 몇달은 요양원에 찾아가서 말동무도 하고 그랬는데 저도 새직장에 적응하랴
바쁘기도하고(물론 핑계겠지만..) 못간지 몇 달이 지났어요..
한번 찾아뵈야지하면서도 못 간 저는 항상 마음이 불편했어요..할아버지가 편찮으시기도하고
기력도 약해지시고그래서 가끔 사람도 못알아볼정도도 되기도 하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한 마음으로 전화를 해볼까해볼까하다가도 괜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까봐
무섭기도하고해서 전화도 한 통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꿈을 꿈을 꾼 겁니다..
꿈에 새까만 머리의 어느 할아버지가 절 찾아오신겁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심부름을 왔대요..
꿈에서 어떤 보따리를 주시면서 그 할아버지가 보내서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꿈에서 아..할아버지가 돌아가셨구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꿈내용은 다 기억안나지만 보따리를 주시면서 고마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마음이 참 이상했어요..그래서 전화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나더군요..
내가 더 찾아뵈었어야하는데 후회가 들더군요..
전화를 해보니 역시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니...이 말에 마음이 아프네요..
생전에 할아버지께서 여자라도 일을 해야하는게 자기한테 좋다고 그런 말씀도 해주시고
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할아버지한테 미안한 마음이 많았었는지 진짜 할아버지가 저한테 고마움을
표현하고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꿈땜에 마음이 아픕니다..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