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땔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네요...
저는 올해 23인 여자입니다.
21살때.. 동갑내기인 남자친구와 1년가까이 사귀고 정말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리가 없더군요.
하지만, 생리불순이 있는지라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죠.
그리고 어린 마음에... (아니 생각없고 철 없던 탓이겠죠)
"ㅇㅇ야~ 나 임신함 우리 그냥 낳고 살까?" 이런식으로 장난도 쳤습니다...
그런데 4달이 되도록 생리가 없더군요...
그 무렵 저는 2개월째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외, 써빙... 학비는 무리더라도 부모님께 손벌리기 죄송해서 학교 다닐 동안 쓸 용돈을 마련하려고 했죠...
그런데 그 때 내 남친 놀면서 쉬고 있었습니다.
좋아하고 사귈땐 몰랐는데 알바하면서 윗사람한테 많이 깨지고 과외하면서 학부모들 눈치보면서 힘들게 돈을 벌어보니 내 남친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춤추는 거 좋아하고, 멋내는 거 좋아하고, 솔직히 집에서 필요한 만큼 다 해주니까 21살 어린나이에 그런것에는 관심이 없었겠죠...
그 때 과외를 해주면서 어렸을 때 부터... 제가 갓난애기때부터 알고 지낸 동네 오빠를 알게되었어요. 집안끼리도 알고 지낸지라 정말 편하게 지낼 수 있었죠. 그리고, 그 오빠도 장남이고 집안이 한번 무너졌던지라 열심히 노력하면서 바쁘게 지내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봐서 넘 반가웠습니다.
그 이후 저한테 잘해주더군요... 그 오빠로 인해 노력하는 삶을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더라구요.
그 때부터가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제 남친한테 오빨 만난 얘기를 꺼내자 상당히 불쾌해 하더군요.
더군다나 알바때문에 만날 시간이 줄어들었구요.
남친이 이상하리만큼 변했습니다.
평소엔 꼬치꼬치 묻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나중엔 집착 비슷하리만큼 변하더군요. 그래서 '자주 만나질 못해서 그러는구나...' 싶어서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죠.
그런데 점점 심해졌어요. 내가 오빨 만나고 다닌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외를 하는 도중에는 핸폰을 꺼 놓는데... 나중엔 이것마저 의심하고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크게 싸웠어요. 왜 그러냐구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하냐구... 이렇게 다그치니까 "너 임신한거 너희 집에 알리고 같이 살자" 이러는 거에요...
순간 놀람과 함께 내가 임신했구나...(바쁘게 지내서 생각하지도 못했음)
그리고 집에 알린다고 생각하니까 눈물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더군요.
많이 매달렸습니다. 이렇게 하지 말자구...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구...
지금 너랑 애 낳고 같이 살면 우리 둘다 행복해질수가 없다구...
많이 설득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제가 딴 남자한테 갈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었죠..
기어이 일이 터졌어요.
남친이 나 몰래 우리 집에 찾아가서 말씀 드렸나봅니다.
엄마한테 전화오고, 만나서 절 보시자마자 욕설과 함께 눈물을 흘리시면서 등을 떄리시고...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무작정 끌고 가시더군요...
임신 5개월이랍니다. 배는 아랫배만 살짝 나왔는데 애가 마니 컸다고 중절 수술은 못하고 하루 입원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새벽에 혼자서 촉진제 맞고 나쁜 짓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느낌은 잊을 수가 없네요..
내 몸에서 생명체가 빠져나갈 때의 느낌, 고통... 검은 봉투안에 넣어진 대상
정말 죄책감에 모든 것에 의욕을 잃었습니다.
남친에게도 멀어져 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땐 사랑이 아니라 마냥 좋아하는 것이었나봐요. 정말 함부로 몸 굴린거 미치도록 후회하고 반성했습니다.
2개월 후, 학업과 가족에게만 충실하자고 결심하고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남친 완전히 미친 사람이 되더군요. 너랑 그 오빠란 새끼랑 바람난거냐... 쓸데없는 의심을 하면서 놓아주질 않더군요. 저도 제 맘을 굽히질 않았습니다. 어느순간 절 때리더군요. 그리고 절 잡아끌고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가서 여기서 나갈 생각말라구... 헤어지잔말 다시 생각하라구 하더군요. 끌려가기까지 머리 얼굴 넘 많이 맞아서 입었던 옷 다 찢어지고 흙 묻고 멍들고... 아픈건 둘째치고 너무 놀라서겁에 질려있었습니다. 겁이나서 헤어지잔말 안하고 다시 사귀게 되었죠.
그러면서 복학할때까지 과외를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같은 학생을 오빠가 맡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밥먹고, 내가 가르치는 중학생 고등학생 애들이랑 같이 놀러도 가고 그랬어요.
제 남친 제 핸드폰에서 오빠 번호를 저 몰래 입력했나 봅니다.
그리고 며칠후 오빠한테 전화해서 임신해서 낙태한 애 건드리지 말라구 얘기했더군요.
정말 미칠것같았습니다.
남친의 맘을 이해하기에 앞서 남친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미 사랑이 아닌걸 깨달았기에..
다시 헤어지자고 말하고 또 맞을까봐 집에만 있고 만나주질 않았습니다.
제가 과외 일 끝나면 집앞에 찾아오더군요.
넘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오빠한테 괴외끝남 집앞까지 데려다달라구 했죠.
거기서 남친과 오빠 만났습니다.
결국은 주먹질에 경찰까지 왔죠. 전치 5주까지 나왔으니까요.
서로 고소한다고.. 날 증인으로 대더군요.
사실대로 말하니까 남친이 스토커에 날 때렸다는 폭력죄까지 걸리더군요.
경찰서에 드나들고 나서야 결국 고소안하고 벌금 무는 선에서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친이었던 애는 오빠한테 다신 날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구요.
남친이나 오빠한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남친과 저는 헤어졌구요.
지금은 아마도 군 복역하고 제대했겠네요...
가끔씩 메일이 오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아플까봐 열어보지도 않고 삭제합니다.
그리고 전 지금 2년째 오빠와 사귀고 있습니다.
오빠가 다가오더군요. 겁났습니다. 나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알고 있었기에...
하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잘해주네요.
내 상처도 건들지 않고 오히려 보듬어 줍니다.
너무 편하게 해줘요.
한번은 현재의 내 자신이 너무 속상해서 '임신까지 했던 내가 뭐가 좋아요?'라고 물으면 오히려 화를 내면서 너의 그런 태도가 널 무너뜨린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해요.
그리고 오빤 지금의 나만 본대요. 과거는 개의치 않는다고... 넌 어디내놔도 정말 이쁘다고....거기에 밝음만 더 플러스하면 좋겠다고 해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어느새 오빠한테 의지하고 있는나를 발견해요.
이번학기에는 장학금 받기로 약속했는데 꼭 그럴려구요.
그런데 어젯밤 애기 꿈을 꾸면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정말 이 괴로움 오래 가네요..
아마도 평생을 갈 듯 합니다.
어떻게 하면 잊혀질런지...
그리고 오빠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의 모든일을 덮어두고 현실만 바라볼 수있는지...
제가 이쁘다고 바람날까봐 많이 걱정하던데...
이 오빠도 전 남친처럼 의심하고 힘들어하면 어떻게 할지..
이젠 모든 것이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