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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양말 속 PET 병에 담긴 아버지의 사랑

김소영 |2006.10.26 16:02
조회 1,339 |추천 0

지난 설에 있었던 일이예요.

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그 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뭉클~

 

월요일은 그냥.. 마냥.. 싫은 날이지요.

하지만 그 날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직장 생활 때문에 타지에 나와 있어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집에 가지 못했었는데 

설연휴 때문에  토요일부터 오랜만에 며칠 연속으로 집에 있게 되었지요..
바쁘다는 핑계도 핑계지만.. 사실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아버지께서 직접 

이곳저곳을 꼼꼼히 설계하여 지으신 집에서 쫓겨나듯 나온 이후엔 지금 이사온 

작고 허름한 집이 답답하고 속상하기도 하여 자꾸 피했었던 것 같아요. 
품에 키우던 자식이 이젠 다 커서 바깥생활하는 것이 매일이 걱정이신 부모님은 

이렇게 가끔 집에 와 있는 날이 너무나도 짧고 아쉬우셨던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려고 낮부터 나가있었는데... 나가있는 내내 

언제오냐는 전화로 성화셨거든요.
기름값 비싸다며 부모님만 계실 때에는 잘 켜지도 않으시던 보일러를 제가 있던 

사흘 내내 켜 놓으시던 부모님...
친구들을 만나고 들어온 늦은 저녁...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하러 안방을 

노크했더니... 얼른 씻고 자라고 하시더군요..
조용히 방으로 들어와보니...언제부터 틀어놓으셨는지 훈훈한 공기가 방안을 

가득메우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자려고 이불을 들추는 순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자는데 행여 추울까 아버지의 커다른 등산 양말 속에 뜨거운 물을 담은 음료수병을 

넣어 이불 속에 넣어두셨더라구요.

무뚝뚝하셔서 표현도 잘 안하시는 아버지지만...

그날.. 그 어떤 보일러.. 두꺼운 이불의 온기보다도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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