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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나가야 늪에 빠지지 않을까요.

바람부는날 |2006.11.05 06:27
조회 1,064 |추천 0

3살 아들내미가 있는 맞벌이입니다.

결혼한지 4년째인데 남편이 그동안 생활비로 가져다 준적이 4달 있습니다.

그 돈을 총 결혼기간으로 나누면 매월 22만원꼴이 됩니다.


남편은 사업하는데, 일단 수중에 돈이 있으면 돈 무서운줄 모르고 잘 쓰는데 집에는 돈을 안가져다줍니다. 본인은 없어서 안준다고 하지만, 매월 10만원도 못줄 정도로 돈을 못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래, 젊었을때는 하고 싶은게 많아서 돈을 많이 쓰고 살아야하지만 늙으면 돈 쓸 일 없으니까 돈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 아껴쓰며 돈모으지 말고 신나게 쓰고 살자고, 자기 돈쓰느데 잔소리하지 말라고.)

그래서인지 차는 외제차를 몹니다. 그중에서도 기름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기종이라는군요.

술은 잘 마시고, 예전에는 룸사롱에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사업이 잘 안되어서 그러는지 늙어서 그러는지 별로 안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국 출장을 많이 다녔으니 현지에서는 많이 갔으리라 생각됩니다. 참, 그곳에선 골프도 많이 친다고 합니다. 할일이 없어서 골프를 친다네요. 회당 5만원이라고 싸다고 그러는군요.

남편이 사주는 옷 입어본 기억도 없고,.... 아, 옥션에서 산 2만원짜리 원피스는 받아봤습니다.

남편이 사주는 밥은 뭐.. 그냥 동네 삼겹살 같은건데요.. 그러나  룸싸롱가서 비싼 술 사먹은것은 자랑거리이고 큰 기쁨인 사람입니다.

기본적인 생각이  '여자는 하녀다' '여자는 애낳아서 키우는 도구인데, 돈 안주면 지가 벌어서 쓸수도 있는, 가축보다 좀 나은 존재이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애가 돌 정도 되었을때 저를 가리키면서 '저여자는 하녀야' 하면서 애한테 장난했던걸 보면.. 

남편은 목소리가 큰 편인데,
가끔가다 아무일도 아닌것 가지고 혼자 비위를 확 상해서 핏대를 올리면서 새된 소리를 지르는 적이 많았습니다. 그 무안한 꼴을 당하면 처음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그런 일을 당하면 저의 또다른 자아가 명치끝에서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그 자아는 한번 화를 내면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못합니다. 명치가 계속 아리고 아픕니다. 이런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에 제가 사람이 바뀌어가는것 같고 인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 남편은 같이 소리를 지르기 보다는, 화내는 저를 보며 정신병이라고 욕을 합니다.

그러나 일명 정신병 환자는 저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친정 식구들은 소심하고 정직한 편인데, 불행히도 IMF때 집이 망하였고, 친정 노부모는 그때 갈라서셔서 아직 같이 살고 계시지 못합니다. 남편은 이런 소심하고 정직한 심리적 특징을 '정신병'이라고 비웃으며 우스워합니다. 내가 화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장모 얼굴 또 나왔다'고 비웃으며 가고, 서로 헤어져 사는 것을 선택한 친정부모의 일을 가리켜 저더러 친정 아버지를 버렸다고 미친년이라고 도덕적으로 크게 비난을 합니다.

 

사실 친정 부모는 각각 곤궁하게 살고 계십니다.
남편이 열심히 사업을 하지만 집에 생활비를 안대주시기 때문에 제가 두 양반께 많이 드릴래야 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생활비를 남편이 저에게 최소한도라도 줘야 친정아버지한테 돈을 적당하게 보내지 않겠습니까? 사실 친정아버지를 버렸니 어쨌니 하면서 나를 비난할 자격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는 저희 집에 파출부 노릇을 하면서 알량한 돈을 받아가십니다.

사실 돈은 쥐어짜면 더 드릴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두 양반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영위했으면 일찌기 결혼에 대한 거부감을 품고 살지 않았어도 되었을거고.. 이렇게 늦결혼해서 고생하며 살 필요는 없었으리라는 원망을 마음에 품고 있어서 더 드릴 수 있더라도 그렇게 못할 겁니다.


저는 어려서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앞으로 왠만한 수입은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달매달 이자 걱정 돈걱정 생활비 걱정 이사다닐 걱정 (대출한 돈으로 집이라도 사놨으면 이자 걱정이 낙이겠지요) 하면서 30대 후반을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친정 부모에게 생활비 대드리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형제는 실제 능력보다 무능력하게 살면서 이런 일에는 신경 안쓰는 쪽을 선택.. .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전세금 대출을 받아서 (1억)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소득은 적지 않은 편인데 자영업이라 일터에 계속 돈이 투자되어야 하고
위에 적은 상황들로 인해 혼자서 감당해야될 돈이 아주 많아서... 돈이 안모이는군요.

남편은 소소하게 돈을 자주 빼가는 편인데요.. 예를 들자면
작년말에는 그나마 모아둔 돈을
다음달 결제가 10일인데 그날 준다, 등등 아주 피를 말리면서 남편이 돈을 요구해서
결과적으로 5-6천만원돈이 남편한테 가서 그냥 사라져버렸습니다.

올해초에는 어떻게든 집을 사보려고 억지로 사람끼고 은행 대출을 키우는 과정에서

브로커한테 150만원 수수료 주고

대출을 갈아타면서 200만원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내는등

근 350만원이나 손해보고 만들어놓은 목돈을 또 어이없이 '사업용'으로 뺏겼습니다.

 

그때 이사갈까 하고 찍어봤던 아파트들은 다 엄청나게 올랐더군요. 4억이 7억 되었더라고요.

 

제가 지금껏 부동산 급등기에 살면서
이렇게 저렇게 투자하고 싶은데 돈을 못모아서 결국 계약직전에 사지 못했던 집들이
차례 차례 오르기도 많이 올라서 만약 합쳐본다면 자산가치가 9-10억 정도 됩니다. 올해 초 계산이니 지금 해보면 더 될겁니다.
(그러나 당시 필요한 현금 투자액은 각각 4천, 6천, 5천이었습니다)
동시에 오른게 아니라 각자 차례대로 올랐기 때문에 처음 하나만 제대로 했으면 계산상으로야 다 살 수도 있었겠더군요.

맞벌이로 젖먹이 키우느라고 저혼자 알아보다가 남편한테 얘기를 하면
귓등으로도 안듣고 그게 왜 안오를건지 비난조로 얘기하던 사람인데요,
뭐 그런건 다 좋지만... 생활비라도 가져다줬으면 이럭저럭 저 중에 뭐라도 하나는 건졌을 건데,

참 한심합니다.


사업을 얼마나 열심히 했냐면 출산하러 가는 날에도 (전화안하고) 새벽 6시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물론 룸싸롱에서... 제가 밤을 새고 기다리다가 아침에 화를내고 출근하는 바람에 애기가 2주 먼저 조산되어서 3키로도 안되게 낳았습니다.

근무 다하고 퇴근하면서 애 낳은거죠..  그렇게 일해서 번 돈 통장에 흔적도 없지만..

옛날 얘기는 아무리해도 더 쓸수 있겠군요. 

솔직히 친정식구들은 나를 낳고 키웠으나 지금은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는데
저 남자는 우연히 임신주기에 사정 한번 잘 해서 편하게 먹고 살고 있으니 정말 보기 싫습니다.

(남편이 이 글을 읽으면 가난한 친정을 가진 여자를 만나서 자기가 원망듣는거다 생각할 것 같군요.

부잣집 여자였으면 이런 원망은 안했을텐데... 하면서)

요즘은 좀 애랑 놀아주는 편이지만,

우리 애가 남자 어른에 굶주려서, 공원에서도 남자어른이 안아주면 덥석덥석 안기기 때문에 친구 내외와 어울려서 놀아주려고 노력합니다..

아니면 친구와 그의 남자친구라도.. 심봉사 동냥젖 얻으러 다니는 심정과 비슷할 겁니다.

지금도 이렇게 비오는데 '선상낚시' 갔습니다. 저에게는 돈을 안주지만 돈이 돌긴 도나봅니다.

 

전세금 대출의 이자도 한번도 줘본 적 없고,

애기를 아줌마에게 맡기는 돈도... 퇴근이 늦어서 아줌마한테 매월 80만원씩 주지만 그돈을 단돈 5만원도 거들어본적 없고,... 계산해봤더니 제 쪽에서 남편한테 간 돈을 따져보면 매월 5백만원도 넘습니다... 써놓고 보니 많은데, 전세금 대출은 1원도 안줄어있고, 친정식구들은 거지 상태로 살고, ... 결혼 만 3년을 채우고 남은 것은 결혼후 만들어야했던 너무 커다란 대출 통장, 고단한 마음, 화를 내며 추해진 늙은 얼굴..... 그리고 아들 하나뿐이군요.

 

이렇게 살아도 미치지 않을수 있을까요? 이런 밑빠진 독에 억울한 물을 붓고 있는 느낌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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