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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한일로 화안내는 그녀, 어떻게 화풀어줘야 하나요?

바보천치 |2006.11.09 18:08
조회 861 |추천 0

일단 사건설명에 앞서 그녀에 대해 설명 좀 하겠습니다.

 

그래야 답이 나올거 같아서요.

 

그녀는.....좀 남다릅니다.

 

그러고보니 저역시 남다른..아니 정확히 남보다 떨어진 놈입니다.

 

 

저희는 만 4년된 커플입니다. 제가 24, 그녀가 23에 어떤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그녀는 명문대를 졸업,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고졸인 저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도, 지금도 단한번의 예외없이 쭈욱.....백수입니다.

 

 

그럼 대충 그간의 연애활동이 상상이 가실겁니다.

 

만4년동안 99.9%의 데이트 비용은 그녀의 몫이 돼버렸고,

 

계절마다 옷이며 속옷이며 신발이며, 의식주의 '주'만 빼고 그녀가 제모든걸 책임져 왔습니다.

 

 

 

예를 들어,

 

저한테 뭘 사달라고 조르는 경우는 포장마차 닭꼬치, 아이스크림, 붕어빵 정도...

 

그 외엔 사달라고 하거나 무얼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1, 2천원짜리만 사달라는군요...-.-; 그외엔 그녀가 다 알아서 사줍니다.

오히려 제 돈 쓰는걸 더 아까워합니다......)

 

- 아, 오해하지 마세요. 제 여친 자랑을 하려는게 아니라, 이후 설명드릴 그녀의 심리변화때문입니다-

 

 

또, 제 나이가 있다보니 제 친구들 결혼에다 첫 애 돌잔치다 해서

 

분기별로 축의금조 회비가 있는데 그 20만원씩도 그녀가 챙겨주고

 

자기 머리핀 하나 사는것도 아까워하면서  친구 경조사 가라고 저 5,6십만원짜리 양복 사입히는 ,

 

한마디로 '바보'입니다

 

몇일전엔 제 생일이었는데, 비싼 파카점퍼를 사주던군요. 그녀의 생일땐 생일케익이 고작이었는데..

 

.....-아,  쓰다보니 내가 정말 'XX새끼'네-

 

 

그럼 그녀는 그것을 불평하느냐.

 

아닙니다. 단한마디의 불평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저에 대한 실망........없습니다.

 

한번은 제가 물었습니다

 

1.

나:내가 이러다 영영 백수로 지내고 그래서 우리 가난하게 살면 어쩔거야?"

 

그녀:"괜찮아.....내가 벌면 되니까" 그리고 씩 웃습니다.

 

 

2.

나:니네 어머니가 나 반대하면 어쩌지?"

 

그녀:(킥킥 웃으며) 그럴리 없어. 울엄만 악질범죄자와 시한부만 아니면 된됐어"

 

실제로 그녀의 첫째 형부는 대기업연구소 소장에다 대학교수인 반면

 

둘째 형부는 곱추에 공장 일일 노가다 목공이랍니다.

 

그녀도 참 모를 여자지만 그녀의 어머니도 역시 난감..... 

 

 

그럼 그녀, 무슨 80년대 드라마에 보면 남자 뒷바라지 하고 배신당해 처절해지는 여성상 이냐.

 

역시 아닙니다. 쿨합니다.

 

원나잇스탠드 포함 열명 정도의 여자 경력을 알고 있는데도, 그건 과거라고 일축하더군요.

 

나 : (심각하게, 반성하며) 어릴때 불장난이야.

 

그녀: 컥.....무슨 말이 그러냐? 하룻밤이든 몇년이든 인연을 그리 말하면 당사자들 섭하지 않겠어?

 

근데 원나잇스탠의 과정은 좀 궁금해.  모르는 사람들끼리. (방긋) 어? 그럼 울오빠도 아주 수줍남은 아니였네? (하며 제 엉덩이를 두들깁니다)

 

나: 완전초 난감....-.-;;

 

나 : (99%은 진심, 1%은 잘보일 요량으로) 이젠 영원히. 절대 너만 사랑하께.

 

그녀 :  (웃으며) 세상에 영원히. 절대.......라는건 없어. (골똘히 생각하더니) 있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못봤으니 없다쳐. 대신 우리 사이좋게 자알 지내자

 

이러고 맙니다.

 

 

 

 

 

암튼 그렇다면 그녀는 재미도 매력도 없는 바보천치냐

 

그건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만나왔던 남녀노소 중에 가장 유머러스하고 장난꾸러기고

 

애교많고,  센스있고......한마디로 그녀를 만난건 제 일생 최고 행운입니다.

 

아직도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렐정도로 그녀는 웃기고 재밌고 이쁩니다.

 

 

이런 그녀는 역시나 화도 잘 안냅니다.

 

만4년동안 우리가 싸운건 고작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니까요.

 

싸워도 채 2,3십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녀는 정말 따뜻한 여자이니까요.

 

 

그랬던 그녀가...............

 

 

 

 

 

화가 난 듯 합니다. 그것도 만 하루가 넘도록요.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여태 쓸데없을듯한 말만 늘어놔서)

 

저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하루에 한두시간씩 피씨방에 출근도장을 찍는데,

 

제가 게임을 열심하고 있을때 그녀에게 전화가 오면,

 

"어, 오빠 밖이야?" (이말은 "피씨방'이야?를 의미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묻지 않습니다)

 

"응"

 

"그럼 나중에 전화하께. 담배는 많이 피지 말도록."

 

다시 말해.....피씨방에 가는 것 조차 터치 하지 않고 되려 바로 끊어주는 센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그녀: "나도 게임을 배워보까? 같이하면 더 재밌지 않을까?"

 

니: "그래, 기회봐서 갈쳐 주께"

 

그녀: "근데 오빠가 아침일찍은 피씨방에 안가면 좋겠다"

 

나: "그러지머"

 

 

이때 분위기는 정말 말그대로 지나가는 대화였습니다.

 

우리 멀 먹으까? 삽겹살 먹으면 좋겠다...머 이런식...아무런 심각성도 진지함도 없는..

 

그냥 툭 내뱉는....그리고 다른일에 열중하는....정말 암것도 아닌 대화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친구놈이 아침에 피씨방에서 보자해서 대수롭잖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그녀의 모닝콜이 왔습니다.

 

그녀:"어, 울오빠 일찍 일어났네?야아 좋아라....."

 

나:(게임열중)..."

 

그녀:"바빠? 어딘데?"

 

나 : "집이야". (친구와 대결중이라 정신이 없어 뜻밖의 거짓말을 한셈이죠)

 

그녀:"에게? 시끄러운데?"

 

나: (에라 모르겠다)..밖이야. 피씨방"

 

그녀:.............................(5초간 침묵) 알았어. 일단 끊으께.

 

 

그 후 그녀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바로 어제의 일이였구요.

 

게임을 하는중에도 그녀의 5초간의 침묵과, 일단 끊으께 의 그 '일단'이 내심 찜찜했지만

 

그래도 위에 주절주절 열거했던 이러저러한 그녀이니 무슨 별일 있겠어 했습니다.

 

하루에 열두번도 더 통화하는 우리입니다.

 

정말 몇일전의 그 대화는 너무도 대수롭잖았습니다.

 

그녀는 제 눈도 마주치지 않고 그렇게 툭 내뱉았을뿐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시츄에이션은 뭐란 말입니까?

 

물론 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전적으로 제 잘못입니다.

 

오늘 밤 그녀의 집앞에 빌러 갈 참인데,

 

이런 경우가 없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 여러분의 악플 상당할 거 압니다. 네..저 욕먹어도 쌉니다.

 

다만, 처절한 악플 뒤에 단한마디라도 좋으니 그녀의 화를 풀수 있는 묘안을 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그녀의 심리나 성격은 무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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