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希望과 絶望은>
어느 해와 달이 그을음이뇨.
내 가슴에 밀려드는 밀물 밀물
둥실한 수면은 기름같이 솟아올라
두어 마리 갈매기 어긋져 서로 날고
돛폭은 바람 가득 머금어
만릿길 떠날 차비한다
그러나 이 순간을 스치는 한쪽 구름
가슴폭 내려앉고 깃발은 꺾어지며
험한 바위도로 다 제 얼굴 나타내고
검정 뻘은 죽엄의 손짓조차 없다
남은 웅덩이에 파닥거리는 고기를
기다림도 없이 몸을 내던진 해초들
우연은 머리칼처럼 헝클어지지도 않았거니
너는 무슨 낚시를 오히려 드리우노
희망과 절망의 두 등처기 사이를
시계추같이 그네질하는 마음씨야
詩의 날래니날개로도 따를 수 없는
걸음 빠른 술래잡기야 이 어리석음이여
박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