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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질주(1화-1)

까미유 |2006.12.20 11:14
조회 652 |추천 0

위험한 질주 

 

 

 

#S1. 횡단보도 앞(낮)

파란색 신호에 불이 들어오는데, 멍하니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단희. 급하게 뛰는 사람의 어깨에

부딪쳐 퍼뜩 정신을 차리는 그녀. 서둘러 건널목을 가로질러 건넌다.


 

#S2. 까페안

짤랑, 문을 여는 소리. 실내를 둘러보다 창가에 자리 잡고 앉는 단희. 표정없는 얼굴로 창가쪽으로

시선 두고. 뒤이어 물잔과 메뉴판을 그녀 앞에 놓고 돌아서는 종업원. 단희의 표정은 복잡하고,

어둡다. 다시 짤랑, 문을 여는 소리. 경애가 단희를 찾는다. 단희의 머리에 꽂힌 하얀나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순간 연민의 표정이 스친다.


경애  (다가와 앉으며) 한참 됐니?

단희  (돌아보고) 아니, 방금 왔어.


앉자마자 물 잔을 들고 오는 종업원.


경애  마실 건?

단희  (종업원에게) 커피요.

경애  같은 걸루요.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판을 들고 사라지는 종업원.


경애  (살피며) 괜찮아?

단희  (잠시?) 응.

경애  얼굴이 너무 상했다.

단희  (손으로 제 볼을 만지다) 고마워. 인사도 제대로 못했어. 우혁이한테도 고맙구.

경애  그게 무슨 고마운 일이라구. (물을 벌컥 마신다)

단희  (어렵게) 사실, 부탁할 게 있어서 보자고 했어.

경애  (?)

단희  (망설이는)

경애  왜애?

단희  대산그룹, 비서실에 아는 분이 계시다고 했지?

경애  (의아한) 어, 그런데?

단희  나, (망설이다) 거기, 취직 좀 시켜줘.

경애  (놀란) 어?

단희  사장실이면 더 좋겠구.

경애  다니던 직장은?

단희  그만뒀어. (물잔을 움켜 쥐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거기 취직해야 해. 이유는 묻지       

        말고, 그냥 손만 좀 써줘. 다시는 이런 부탁 안 할게. (간절한) 너 곤란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거야.

경애  (황당한) 너야 뭐, 확실한 애니까 그런 걱정은 없는데. (잠시)이유, 말 안 해줄거지?

단희  (고개 끄덕이며) 미안해.

경애  (한참 보다가) 그래, 그러자. 근데, 빈자리가 있을 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손은 좀      

         써 볼게.

단희  (안심된) 고마워. 잊지 않을게.


종업원이 다가와 주문한 커피를 내려 놓고 가는 사이, 단희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본다.

표정없는 그 얼굴에 어쩐지 어두운 기색이 역력하다. 경애는 그런 단희를 힐끔 쳐다보며 잔을

들다가 고개를 돌린다.


경애  우혁이 결혼식에 갈 거니?

단희  (돌아보고) 가야지.

경애  (눈치 살피며) 석주, 올텐데.


잠깐 흔들리는 단희의 표정. 금방 쓴 미소를 살짝 보이며 말없이 잔을 든다. 그런 단희를 불안하게

보는 경애.



S#3. 달리는 차 안

통화를 하면서 운전하는 경애.


경애  (백미러 보며) 얼굴이 엉망이지 뭐. 안쓰러워 죽겠더라. (사이) 나쁜 자식, 그래도  아버님

        장례식은 챙길 줄 알았다. 세상천지에 혈육이라곤, 달랑 아버지 밖에 없는 거  알면서

        어떻게 그러니? (사이) 석주 오는 거, 알고 있어. 당당하지 못할 거 뭐, 있니?       

        떳떳하지 못할 놈은 그 놈이지, 단희가 아니잖어. (사이) 걔가 내 말을 듣니? 볼 일이  있다구,

        먼저 가라는데 어떡해? (사이) 그래, 그 날 보자. (전원끄고) 재수없는 새끼.       

        재수없는 그 얼굴, 얼마나 두꺼운지 한 번 봐 주지 뭐.



 

S#4. 거리

생각에 빠져 터벅터벅 걷는 단희.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들면, 저만치 웨딩샵의 쇼윈도를 본다.

가서 발걸음 멈추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네킨을 바라본다. 웨딩드레스에 클로즈업.


(E)석주 모 (버럭) 결혼? 어디서 저런 애를 데리고 와서 결혼이란 말을 꺼내 꺼내길? (F.I)



S#5. 회상/석주의 집(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석주와 단희.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석주 모는 화가 나 있고, 석주 보는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린다.


석주 모  (불결한듯) 기가 막혀서. (일어나) 얘, 난 너 같은 며느리 들일 생각 없다. 분명히          

            말하는데, 앞으로 우리 석주 곁에 얼씬도 하지 말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기어         

            들어와 오길. (돌아서며) 주제를 알아야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석주. 분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단희의 눈에 눈물이 그렁하게

차 오른다.



 

S#6. 단희의 집 앞(밤)

어둡고 긴 골목길 끝에 마주 보고 서 있는 석주와 단희.


석주  미안하다.


그런 석주를 보지 않고 고개를 돌리는 단희.


석주  (고개를 떨구며) 정말, 미안해.


말없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단희. 대문을 사이에 두고 서 있는 두 사람. 대문을 등 지고 서 있는

단희는 기어이 눈물을 쏟아내고, 석주는 멍하니 대문을 바라보다 등을 돌린다. 한참동안 소리없이

울고 서 있는 단희. (O.L)



 

S#7. 현실/거리(쇼윈도 앞)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단희. 샵의 문이 열리고, 태민이 나오는 동시에 그 앞을 지나간다.

태민의 뒤를 따라 나오는 숙희.


숙희  (팔짱끼고 서서) 그러지 말고, 집에 한 번 가. 어?


한 손을 들어 보이며 걸어가 앞에 세워둔 차문을 여는 태민.


숙희  (큰소리로) 나도 더 이상은, 니 편이 될 수 없어. 응?


무시하고 차에 오르고, 바로 출발하는 태민의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숙희.


숙희  (한숨) 이제, 그만한 나이면 정신 차릴 때도 됐는데. 너무 길게 간다 너두. (들어가고)




S#8. 달리는 차 안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운전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장단을 맞추는 태민. 휴대폰 벨 소리가 음악에

묻힌다. 휴대폰 액정에 번호가 뜬다. 못 보는 태민.



 

S#9. 대산그룹 사장실 안

수화기를 내려 놓는 태준의 표정이 굳어 있다.


태준  (못마땅한) 얼빠진 놈.


그때 인터폰이 울리고, 태준이 버튼을 누른다.


(E)비서   사모님입니다 사장님.

태준       연결해요. (수화기 들고) 나야.

(E)영희   저녁에 늦어요?

태준       저녁 약속 있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E)영희   오늘 미국서 큰고모 들어오시는 거, 잊었어요?

태준       (아차) 오늘이었어?

(E)영희   믿을 수가 없어요 당신.

태준       알았어. 미룰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보지.

(E)영희   미룰 수 없는 약속이라면, 일찍 들어오시기라도 해요 그럼.

태준       그러지. (수화기 내려 놓고, 인터폰을 누른다) 오늘 저녁 약속, 미룰 수 있어요?

(E)비서   연락해보겠습니다 사장님.

태준       그래요.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겉옷을 걸쳐 입고 나가는 태준.




 

S#10. 방배동 집 전경/저녁

(E) 숙자  나, 왔어.



S#11. 집 안/거실

가방을 끌고 거실로 들어오는 숙자. 주방에서 나오는 영희를 보고 두 팔을 벌린다.

 

숙자    (영희를 포옹하며) How nice to see you again.

영희    (웃음) 여전하시네요 고모는.

아줌마 (앞치마에 손 닦으며) 오셨어요?

영희     (보며) 네, 아줌마. 아줌마두 이제 이 집 사람, 다 됐네.


이층에서 뛰어 내려오는 완이.


완      (반갑게) This is a nice surprise.

숙자  (안으며) 너 밖에 없다 완아. (완의 어깨를 잡고 훑어보며) 너무 멋지게 컸다 너?

완      피는 못 속이죠.

숙자  그러게, 피는 못 속인다 얘. (흐뭇하게) 너, 장가가도 되겠다 이제.

완     우리 엄마, 질투 심한 거 아시죠? (영희보며 짖꿎게 웃는)

영희  (흘기며) 얘, 평생 나랑 살 거 아님 그런 말 하지 말어. (웃는)

숙자  (둘러보며)근데, 나 환영하는 사람이 두 사람뿐이야?

영희  (무안한) 그러게요. 오늘 다들 좀 늦으시네요. 진인 고 3이라, 매일 늦어요.

숙자  (토라지며) 나야, 원래 찬밥 신세잖어. (소파에 털썩 앉으며) 남편이란 사람이 날, 무       

         시하는데 형제들은 오죽하겠어?

영희  그런 말이 어딨어요.

숙자  올케야 워낙 사람이 좋아서, 싫어도 싫은 내색 못하는 거구.

완     (옆에 앉으며) 내가 있잖아, 고모. 내가 아들 노릇 잘 할게요. 난 무조건 고모 편.

숙자  (이쁜) 어이구, 우리 완이 밖에 없다 정말. 너 땜에 내가 살 맛이 난다 얘. (완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는다) 이 녀석이 기집애로 태어났음 얼마나 이뻤을까.

완      난, 기집애 싫어 고모.

숙자  진이가 너, 반만 닮았어두 좋으련만. 태준이 닮어, 그 기집앤 찬 바람이 쌩쌩, 그래.


그때 초인종 울리고, 인터폰을 확인하고 수화기 드는 영희.


숙자   (고개 돌리고) 누구야?

영희   네 (수화기 내리고) 아주버님하구 그이요. 같이 들어오시네요.

숙자   그새 뒤따라 올 거, 서둘렀음 좋았잖어. (못마땅한 표정으로 일어난다) 삼년만에 보        

          는 마누란데, 달랑 기사만 공항으로 보냈더라구.


현관 앞에 영희와 숙자, 완이가 서 있고 잠시 뒤에 현관 문 열고 태준과 동섭이 들어온다.


영희  (깍듯이) 어서 오세요 아주버님.

동섭  네.

숙자  (영희 흉내내며) 어서 오세요, 회장님. 사장님두 오셨네.

완     오셨어요 고모부.

동섭  (들어서며) 그래.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섭은 거실로 들어간다.


태준  언제 왔어요?

숙자  (삐딱하게) 오늘 왔지, 어제 왔겠니?

태준  (무표정) 사람이 한결 같은 거, 좋은 것만은 아니야.

숙자  같은 핏줄인데, 어디 가겠니?

영희  (수습하는) 옷부터 갈아 입어요.


태준의 뒤를 따라 들어가는 영희. 완은 눈치만 보다 이층으로 올라간다.

소파에 앉아 있는 동섭과 마주 앉는 숙자.


동섭  (피곤한듯) 집으로 갈 것이지, 여긴 왜?

숙자  그 집이 내 집인가. 가봐야, 아줌마 밖에 더 있어요? 당신이 나, 기다려 줄 사람도 아니구.

동섭  당신은 어찌,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철이 안 들어?

숙자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라잖우. 생겨 먹은 게 그런 걸, 어쩌겠어요?


짜증나서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동섭은 그만 입을 닫는다.


숙자  (일어나며) 아줌마, 나 물이나 한 잔 줘요. (주방으로 간다)



 

S#11. 큰방 안

겉옷을 받아 들고, 옷장에 걸어 넣는 영희.


태준  (넥타이 풀며) 진이는?

영희  시간 맞춰서 박기사가 데리러 갈 거에요.

태준  숙희는 못 온대?

영희  조금 늦는다구요. 막내 도련님은요? (넥타이 받고)

태준  연락이 안 돼.

영희  내가 내일 가 볼까?

태준  뭐가 아쉬워 찾아가? 내버려 둬.

영희  그러지 말구

태준  (말 끊고) 그러지 말라구 글쎄.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당신.


그런 태준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영희.




S#12. 단희의 집/마루

마루에 걸터 앉아 어두운 마당을 바라보는 단희. 단희의 표정이 쓸쓸하다.


(E)철수  니, 엄마 너무 미워하지 마라. 평생, 널 고생만 시킨 나만 (잠시) 나만, 미워해. (F.I)



 

S#13. 회상/방배동 집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

대문을 열고 나오는 영희를 훔쳐 보는 단희. 눈에 눈물이 그렁하게 차 오르는 걸 애써 참는다.

두리번 거리는 영희의 표정은 불안하다. 망설이다, 어렵게 몸을 드러내는 단희를 영희가 발견하고,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 듯한 표정으로 불안하게 뛰어 온다.


영희  (떨리는) 너, 여기가 어디라구 와? (단희의 손을 잡고 끄는)

단희  (끌려가며) 아버지가, 아버지가 아파요.

영희  (손을 놓고, 차갑게) 그래서?

단희  (놀란)?

영희  그래서 어쩌라구? 이십 년도 넘은 일을 나더러 이제와서 어쩌라구?

단희  어...엄마?

영희  (놀란) 엄마? 너, 미쳤어? (주위를 살피며) 내가 왜 니 엄마야? (냉정하게) 그래, 널 내가

         낳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건 그때 끝난 일이야. 난, 이제 니 엄마가 아냐. 그러니까 앞으로 나,

         찾아 오지 마.

단희  (실망한) 엄마?

영희  (독하게) 못 알아 들어? 너까지 내 인생 끝장내고 말래? 다 잊고, 잘 살고 있어 난.  니 아버지

        한테 똑똑히 전해. 죽든지, 살든지 그건 그 사람이 알아서 할 문제고,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 너 내세워서 어떻게 해 볼 생각, 꿈에도 하지 말라구. 그리고, 너.(잠시 흔들리지만

         냉정하게) 니 엄마, 오래 전에 죽었어.

단희  (입술 깨물고, 기어이 눈물 흘리는)

영희  (등 떠밀고) 가, 앞으론 찾아 오지 마.


돌아서서 가다가 발걸음을 잠깐 멈칫하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영희. 차갑게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어이없고, 원망스러운 얼굴로 대문을 노려보다 돌아서는 단희.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흘린다.



 

S#14. 영안실

텅 빈 영안실에 단희 홀로 앉아 있다. 환한 얼굴의 철수를 보며 단희는 가슴이 아프다.


단희  (나지막히) 아버지, 그 여자가 왜 좋았어?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평생을, 가슴에 묻고  

        살았어요? 그 여잔, 우릴 아주 오래 전에 잊었는데. (울컥 눈물이 쏟아진다) 차라리        

        그 여자가 죽었다고 말해주지. 왜, 나까지 비참하게 만들어. (통곡하며) 아버지, 일어       

        나. 일어나서 그 여자가 내 엄마가 아니라고 말해줘요. 내 엄마가 아니라고 말해. 말       

        하란 말야. (쓰러질 듯 통곡을 하며 소리를 지른다)



 

S#15. 병원 밖/낮

밖에 나와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는 단희.


단희    오늘이 탈상이에요.


단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가 끊어진다. 분노하며 다시 전화를 거는 단희.


(E)영희  (버럭) 너, 왜 이래?

단희      (이 앙다물고) 오늘이 탈상이라구요. 안 오실 거예요?

(E)영희  내가 거길 왜 가?

단희       (짧게 심호흡하고) 오지 않으면, 오늘을 평생 후회할 지도 몰라요.

(E)영희  협박하니 지금?

단희       (쌀쌀) 통하긴 해?

(E)영희   너, 정말? (차갑게) 우리 인연은 그때 끝났다고 했지? 전화 하지 마. 두 번은 용서          

              안 해 나두.


다시 끊어진 전화. 악으로 다시 전화를 거는 단희. 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가만히 휴대폰을

닫는 단희의 표정은 서슬이 퍼렇다.


단희  난, 분명히 당신한테 기회를 줬어. 그 기회를 차 버린 건, 당신이야. (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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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아니라 대본식으로 썼습니다. 읽는데 익숙치 않으실 것 같기도 한데.....

요즘 새로운 글이 없는 것 같아서 그나마 이걸루 눈팅 하시라구 올린 거니까요

가볍게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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