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이 둘을 둔 결혼 10년된 직장인이자 주부입니다.
남편은 자영업을 하는데 한 4년전쯤인가 부터 집에 생활비를 가져오지 않아요.
가져오지 않는선에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오히려 집에서 가져갑니다.
첨엔 결제받은 어음이 부도났다고 여러번 핑계를 대서 돈을 가져가더니, 나중엔 하던일이 잘못됐다느니, 매출처에서 결제를 못받았는데 그래도 매입처에는 결제를 해줘야 하느니 등등 이유를 대면서 가져갑니다. 그전에 웬만큼 착실히 모아둔게 있어서 내어줬지요. 그러다가 아파트 담보대출까지 해줬습니다. 결혼 몇년후에 운좋게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전세를 주고 저희는 시댁과 합쳐서 생활합니다. 근데 이 사람이 자기가 쓴 대출금의 원금은 커녕 이자한번 안냅니다. 각종 공과금에 보험료 교육비등은 모두다 저와 저의 시어머니 책임이었죠. 저의 회사앞에까지 찾아와서 느닷없이 급하게 200만원만 구해달라느니 하면서... 암튼 대충 이 사람이 저질러놓은 경제적 손실과 행태를 보면; 차량대출(사채), 사업자 신용대출(은행), 아파트담보대출, 지인들한테 연걸리듯이 걸린 차입금 - 심지어 저의 친구의 남편한테까지, 정작 결제가 밀린 거래처 매입대금,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해서 법원에서 즉결심판과 벌금납부, 저 몰래 저와 상의한 일이라며 아버님께 차용증써주고 빌린 돈, 집안에 쌓인 공과금과 사흘이 멀다하고 가압류딱지(차량과 아파트)와 납부독촉대금고지서가 빗발치며, 3번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새벽에 돈구하랴, 합의서 쓰랴, 경찰서에서 적반하장으로 피해자한테 덤벼드는 남편 말리랴... 첫번째는 만삭의 몸으로 경찰서란데를 갔었고 두번째는 남의 미용실 대형유리창을 들이받아서 그 미용실 유리변상해주고 물청소까지 해주고... 제가 죄가 많은 년이다 했죠. 세번째는 경찰이 새벽에 집으로 쫒아와서 이사람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소리에 제 방에서 나가봤습니다. 봤더니 이 남자가 저의 딸(9세)방 침대에서 쓰러져 자고 있고 경찰은 계속 흔들어 깨우며 소리치고, 무전기는 삑삑거리고 잠귀 밝으신 어머님은 무조건 덮어놓고 경찰한테 잘못했다고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경악 할 만한일은 저의 딸이 자다가 놀래서 침대 모퉁이 방구석에 몰려서 잠옷바람으로 바들바들 떨고 있다는거!!! 순간 이놈의 경찰이고 남편이고 눈에 뵈는게 없더군요. 소리를 벼락같이 질렀습니다. 어린애앞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경찰도 머쓱했는지 잠시 애를 보살필 시간을 주더군요. 그 담날 우리 아이 일기의 제목이 뭔줄 아십니까? "새벽의 경찰"입니다. 기가 막히지요. 그래도 학교에 선생님이 보면 안될거 같아서 찢어보관중입니다. 남편이요? 작심삼일입니다. 쓰다보니까 다시 울분이 치받치면서 맹렬히 분노가 오르네요.
아이들(딸,아들)은 집안분위기가 그래선지 요즘아이들 같지않게 기가 죽어있는듯하고 활달한 성격도 못되어 보입니다. 아이들 생각만 하면 남편이고 뭐고...
어쨌든 이리저리 막다보면서 힘들게 이끌어 왔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댁은 재산이 좀 있어서 밥굶을 걱정은 안해도 되는 처지긴합니다. 저도 웬만큼은 벌이가 되구요. 저도 금전관계는 확실히 비공개하에 제 수입등은 관리를 하긴합니다만, 이건 부부가 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어릴적부터 아쉬운것 없고 고생한번 안하고 자라서 그런지 어떤건지. 사람은 부지런하고 성질이 부드러운 편입니다.
남편이 결혼초부터 자주 늦긴했는데 그게 친구와 술을 좋아해서인줄만 알았습니다. 점점 늦는 시간과 빈도가 증가하다가 외박을 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정말 1주일에 최소 1번이상은 외박을 합니다. 연락도 없이. 바람피우는 쪽은 아닌것같아요. 다그쳐 물으면 술먹고 피곤해서 근처 찜질방에서 사우나하고 한잠자고 나왔답니다. 대리운전비 아낄겸 씻을겸 그랬답니다. 그렇다면 가끔씩 새벽에 요금달라고 집앞에서 전화하는 대리기사는 뭔가요?
어쨋든 단순히 금전적으로 셈이흐리고 늦는것만으로 끝난다면 제가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습니다.
약1년전쯤에 주위사람들 귀뜸으로 알게된건데 도박을 한답니다. 이제서야 왜 귀가시간이 그리도 늦었으며 새볔에 오면서 술도 먹지 않고 오던일과 얼굴이 까매지고 초췌해져서 온것과 생활비를 못가져다 준것, 여기저기 걸린 빚들... 까닭을 알것같았습니다. 저한테 어쩌면 그렇게도 모를수가 있냐구 주변사람들이 그러지만 정말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그리구 요즈음 애매한 말과 빈정거리는 말로 저의 오장을 뒤집습니다. 너는 젊고 능력이 있으니 좋겠다는 둥, 제 살길은 마련해놓았다는 둥... (아마 아파트가 제 명의고, 이번에 좋은차로 바꾼것을 보고 그러는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맨날 저한테 미안해 죽습니다. 저를 친딸이상으로 아껴주시고 챙겨주시고 가슴 아파해주십니다. 아들 잘못키워서 미안하다고. 너 불쌍하다고...
어머님이 아니었으면, 애틋한 아이들만 아니었으면 이사람과는 벌써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도박한다는 것을 안 이후로 공과금등 일체를 연체하게 놔두고 있습니다. 돈있어도 없는척 하구요. 어머님께도 일러서 지금은 전혀 원조를 해주시지않고 주변사람들에도 돈거래 하지말라고 일러는 놨습니다.
아!!!!! 한스럽습니다. 이런 제가 한심스럽고 팔자타령이 나올지경입니다.
이사람이, 일단 집에만 들어오면 100점짜리 남편에 아빠인데 제가 봐서는 의지력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붙잡고 얘기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때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신 안그러마했고 각서도 여러번 썼습니다. 제가 화가 나있으면 좋은 말로 편지도 가끔씩 써서 주곤합니다. 근데 그때뿐입니다. 도박은 일종의 정신병이라는데 치료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가 방법을 모르는것이구요.
이렇게 구구하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첫째, 이혼보다는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아이들을 생각해도 그렇고, 어머님을 봐도 그렇구요.)
둘째, 이렇게 도박에 빠진 남편을 구할 방법을 구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 이런 일들이 겹치다 보니까 제가 강하게 나가고 살갑게 대해주지 않는 편인데-저희 남편은 제가 조금만 칭찬해주고 웃어주면 좋아라합니다- 치료한다는 생각으로, 도를 닦는다는 심정으로 한 3개월만 미친듯이 잘해줘보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올까요? '그냥 그런놈하고 이혼해버리지 너도 참 딱하다 '고만 하시지 마시고 부디 좋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