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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행 고속버스에서..

터미 |2006.12.26 14:36
조회 977 |추천 0

 다들 안녕하셨나요?

지금은 즐거운 점심시간을 넘어선 졸음이 솔솔 몰려오는 시간입니다.

실수담을 남의 일인양 잘도 떠들고 다니는 제 이야기를 한편 올려봅니다.

 

때는 음...1993년 겨울쯤이었네요.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아침에 새벽에 뭔가를 먹으면 반응이 심하게 오는 타입입니다.

그때도 그랬습니다.

아침에 부시시하게 일어난 시간이 5시 50분이었습니다.

군산으로 볼일을 보러가야 하는 저는 서둘러 준비를 했죠.

빈속으로 나가는 저를 안스럽게 생각하시어 저희 엄니께서는 따뜻한 우유를 준비하셨죠.

휴가때나 버스를 1시간 이상타야 할때는 저는 지금도 정로환을 꼭 5알씩 먹습니다.

그만큼 민감한 장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뭐 먹으면 실수한다니까요~ 하면서 옥신각신하다가 엄니께 대박 깨진뒤..

눈물을 머금고 따끈한 우유를 순식간에 비워버렸습니다.

 

이야.. 겨울이라 썰렁하더라구요..

반포 터미널에 도착하여 군산행 버스를 탔죠..

졸음이 오고 있어서 어서 자리잡고 잠잘수 있는 준비를 했을때..

뭔가 뱃속에서의 움직임이 느껴지더라구여.

기사아저씨는 예열한다고 시동을 켜고...(부릉~~~~)

그순간 제 뱃속에서도 시동이 걸렸습니다.(꾸르르~ 꾸르르~)

긴장된 저는 얼른 반숨을 쉬었죠.. 죽지않을정도로 숨을 쉬며 조절을 했는데..

차가 출발하면서 흔들리는거에요.

좌우로 엉덩이가 흔들리면서 괄약근이 살짝 움직이면서 ...

전 아주 민감하고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질꺼라고 생각치 않았습니다.

반포IC를 지나서 톨게이트로 향하고 있을때쯤..

뱃속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죠.. 사람이 별로 안탔을뿐더러.. 새벽시간이라서 다들 자더군요..

삐져나오려는 뱃속의 무언가를 참다못한 저는 어그적거리면서 기사아저씨게 다가 갔습니다.

 

"아저씨~ 잠깐만 세워주시면 안되요?"

 

"안돼요."

 

"아저씨~ 정말 급한데.. 쌀꺼 같거든요.."

 

"그럼 잠깐 세울테니까 5분내로 와요"

 

그러면서 계속 달리는 겁니다.

저는 자리에 앉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경부선 톨게이트 보시면 우측으로 사무실 같은게 하나 있죠?

거기 안쪽으로 쭉가시면 좌측으로 화장실이 있더군요..

 

차가 비상등을 켜고 세워지는 순간 저는 순식간에 달려나갔습니다.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서 달렸습니다.

그순간~

꾸르르륵~ 하면서 쏟아지는 느낌..

전 순간 섰습니다. 그리고 모든 신경을 쏟아가며 조절을 했습니다.

살짝 안정되는 순간 또다시 열심히 뛰었습니다.

역시.. 몸이 더 급했는지 엉덩이가 더 빨리 앞으로 가더군요..

순간 꾸르르륵~하면서 뭔가가 새는 느낌...

이건 심각했습니다.

이번에 서서는 조절도 안되고 그냥 실수 할것 같았습니다.

녹색표지판으로 쓰인 화장실이 보이는 순간

새더군요..

더이상 막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막히지가 않더라구요.

그렇게 뛰면서 은근한 시원함과 개운함을 느끼면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서

바로 바지를 내렸습니다.

국물 한방울 안떨어지더군요..

도저히 어떻게 처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었습니다.

고속버스는 기다리죠~ 이쪽은 처리가 안되죠... 멀리서 빵빵거리면서 재촉하고 있죠~

특단의 선택을 했습니다.  얼른 바지를 벗고 빤쮸를 벗어던지고 바지를 대충 휴지로 닦고

다시 입고 버스로 뛰어갔습니다.

축축한 느낌이 다리와 온몸으로 느끼면서...

쓸데없는 냄새가 나지않기를 맘속으로 간절히 빌었죠.

운전기사 아저씨 앞으로 지나는 순간 혹시 아저씨가 이게 무슨냄새야 하고 소리칠것 같았습니다.

그 난리를 펴는 동안 아무도 눈을 뜨지 않더군요..

속도 편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그런이유로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아무 걱정도 없었습니다.

 

휴게실에서 섰었나봅니다.(긴장했었으니 그냥 골아떨어졌나봐요..)

 

어느덧 군산에 도착을 한겁니다.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맨 마지막 사람이 내린뒤 서둘러 일어났습니다.

근데.. 일어나지지 않는겁니다.

엉덩이가 시트에 달라붙은 느낌.. 쯔억~뭔가 떨어지는 느낌이 나면서

다리에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왜이런거 왜이러지 하는 생각은 잠시~ 움직일때마다 투툭~ 투툭~하며 털이 뽑이는 겁니다.

다리털들이 바지에 달라붙어있어서 움직일때마다 떨어지거나 뽑히더군요.

아무런 내색을 할수 없었습니다.

 

하얀 입김을 내뿜고 있는 인파를 뚫고 허리에 점퍼를 두른 학생하나가 터미널 근처

시장으로 뛰어가는걸 보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시장에서 9800원짜리 블랙진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곤 화장실로 뛰어갔죠...

그 당시 제가 좋아했던 cK바지.. 도저히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블랙진을 사왔던 비닐봉다리에 곱게 접어 가방속에 넣고 시장에서 새로 산 블랙진을 입었습니다.

조금 작은듯했지만 제 몸이 들어갈수는 있더군요..

다 입고 앞의 버튼을 잠그고 지퍼를 올리는 순간 불이 나는듯한 느낌과 함께 강렬한 통증이

왔습니다..

순간 제 눈앞을 가리는 눈물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씹였다고.. ㅠ.ㅠ

화장실에서 10분정도를 씨름했습니다. 어떻게하면 조금이나마 덜 아프게 지퍼를 내릴 수 있을까

하면서 이악물고 내렸습니다.

휴지로 앞을 대고 조심스럽게 지퍼를 올리고나서 가방을 메고 또다시 약국을 찾아 달렸습니다.

과산화수소1개와 거즈와 반창고를 사서 응급조치를 하고 무사히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엄니 몰래 가방에서 cK바지를 꺼내어 따뜻한 물에 담궜습니다.

똥싼바지 누가 빨아주겠습니까..손수 빨아야지 어쩌겠습니까..

따끈한 물에 어느정도 불었다 싶어서 바지를 들어올렸습니다.

아까는 보이지않던 건더기들이 우수수 떨어지더군요..(콩xx, 당x, 고춧xx 등등)

 

도저히 손을 댈수가 없었습니다.. 암만 내꺼지만 손댈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이건 어무니 몰래 세탁기에 넣는것이 최상의 방법이었습니다.

몰래 세탁기에 바지를 넣고 나오는 순간..

엄니께서 물어보시더군요..

 

"뭔 바지냐고.. 바지가 왜 이렇게 작아보이냐고.."

 

뭐라 둘러댈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조금 지렸다고 둘러대고 자리를 피했었죠..

 

지금도 그때처럼 어디 갈때는 아침에 아무것도 안먹고 다니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지난 이야기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진짜 고생했겠다 싶은 생각에 웃음이 납니다.

 

올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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