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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질주(5화-2)

까미유 |2007.01.04 01:57
조회 335 |추천 0

S#17. 원룸

식탁에 놓여진 와인병. 풀어진 모습으로 앉아 있는 태민. 잔을 들고 향을 음미하는 영애.

 

영애  (피식 웃는다)

태민  (보고) 그 웃음은 뭐야?

영애  (한숨) 나도 별수없는 속물인 것 같아서.

태민  (자세 바로 잡고) 갑자기 무슨 말이야?

영애  (잔을 들여다 보며) 내가 언제부터 고상하게 이런 술을 마셨나 싶네. (서글픈 웃음) 중학교 다 

         닐  때까지만 해도, 지지리 궁상 떨면서 살았는데. 한 겨울이면, 수도가 꽁꽁 얼어서, 세수도 못

         하고 등교하기 일쑤였고, 도시락 싸가지고 못 가는 건 다반사였지. 허긴, 끼니 챙기는 것도 우리

         한테는 사치였으니까.

태민  (말없이 보는)

영애  우리 부모님, 고생고생 하셔도 오 남매 뒷바라지는 감당하기 어려웠고. (한숨) 큰언니 가 고생을

        좀 많이 했더랬어. 좀 살만하다 싶으니까, 아버지 돌아가셨어. 대학때부터 나, 언니 믿고 많이 까

        불었는데. 원없이 돈 쓰고 싶어서, 언니 주머니만 노렸더랬어. 언닌, 대학 중퇴까지 했어야 했는 

        데 말야.

태민 추억이라고 해야 되는 거야, 상처라고 해야 되는 거야?

영애 (웃으며) 나한테는 추억이지. (의미심장한) 우리한테는 추억일 수 있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는 게 문제지만 말야.

태민 (잔 들며) 골치 아프다. 추억이든, 상처든 과거를 다시 곱씹고 싶진 않다.

영애 (말없이 와인을 마시는)

태민 (마시고) 솔직히 말해 봐. 갑자기 입국한 진짜 이유.

영애 (힐끔) 비밀이야. (일어나며) 잠깐만.

 

거실로 나가는 영애. 앉아서 빈 잔에 와인을 따르는 태민. 잠시 후에 돌아와 앉는 영애.

 

영애  (봉투 내밀며) 이거.

태민  뭐야? (봉투 열어 보는)

영애  세상에 공짜가 어딨니?

태민  (봉투 밀며) 됐어.

영애  (다시 밀며) 그러지마. 나, 너한테 도움 받을만큼 능력 없진 않어. 그리구, 내가 니 돈 을 왜 받니?

         이 집, 전세금이랑 대충 들었을 경비만 넣었어.

태민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영애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세상엔 공짜 없어. (진지한) 공짜가 어딨게. 알고보면 다 빚이 지. 빚으로

         산 인생, 오래 못 가는 법이다.

태민  (봉투 집는) 너무 진지해서 받는다. 오늘따라, 너 이상한 건 알지?

영애  (웃고) 모처럼 모국에 왔더니,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네.

태민  (일어나는) 그만 가봐야겠다.

영애  (일어나고) 어쨌든, 다 고마워. 다음에 한턱 살게.

태민  오늘 저녁으로도 충분했어. (나가는)

 

 

 

S#18. 방배동/안방

(E)휴대폰 벨소리. 씻은 얼굴에 스킨을 바르던 영희가 휴대폰을 꺼내 든다.

 

영희  네. (사이) 네, 알아보셨어요? (사이) 그럼, 지금 시카고엔 없다는 말이죠? (사이) 입 국요? 언제

        입국했죠? (사이) 네. 홍대 부근요? (사이)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전화를 끊는 동시에 방으로 들어오는 태준. 침대 위로 올라간다.

 

태준  내일 아침에 완인 어쩐대? (스텐드 켜고)

영희  (일어나 불끄는) 아무도 나오지 말래요.

태준  그렇다고 혼자 보내?

영희  친구들 몇이 나오나봐요. (침대로 올라가는)

태준  (눕고) 수요일 말레시아 나가.

영희  준비할게요. (태준의 어깨에 기대 누우며) 삼촌은 잘 하죠?

태준  생각보다 잘하고 있어.

영희  당신, 한시름 덜었네. (슬며시) 참, 비서실에 사람 바뀌었어요?

태준  (눈 감고) 응.

영희  미스 손, 괜찮던데 왜 바꿨어요?

태준  태민이 때문에 바꿨어. 미스 손, 도움이 필요하니까.

영희  (잠시 생각에 빠지는) 지금 있는, 비서는 어때요?

태준  그냥, 뭐 그렇지. 바르긴 해.

영희  네에.

태준  내일 일찍 안산 가야 돼.

영희  알았어요. (바로 눕는)

 

(E)영희  강 철수씨, 당신이 바랬던 게 이거였어? 당신, 좋겠어. 모녀지간이 철천지 원수가 돼서 할퀴

             고, 상처내고 싸우는 꼴을 보게 되었으니 말야.

 

눈을 감는 영희.

 

 

 

S#19. 단희집/다음날

마당에서 빨래를 탁탁 털어 너는 단희.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빨래를 다 널고 나자 휴대폰이 울린다. 마루에 걸터 앉아 휴대폰을 집어 든다.

 

단희  응, 경애야. (사이) 그냥, 집에 있을래. 그동안 얼굴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가려니 까 좀 그

        래. (사이) 글쎄. (사이) 그럴 거 없어. (한숨) 미안해. 도무지 안 내켜. (사이) 응. 다녀와. (사이)

        나중에 연락할게.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로 올라선다.

 

 

 

S#20. 방배동/대문앞

 

완     (인사하며)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태준  겁 먹을 거 없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야.

완     네, 아버지.

영희  (눈물 글썽) 몸 조심하구.

완     걱정마세요 엄마.

진     (눈물 그렁) 전화가 힘들면, 편지라도 자주 해.

완     어쩐 일이냐? 속 시원해 할 줄 알았더니.

진     (안기며) 수험 끝나고, 오빠 자대 배치 받고 나면 면회 갈게.

완     (다독거리며) 시험 잘 봐.

태준  진이 너, 늦지 않았어?

진     가요.

태준  타라. (완에게) 요 앞까지 태워주마.

완      네.

영희  (완의 손 잡고, 얼굴 어루만지며) 편지 해.

완      알았어요. (차에 올라 타고)

태준   다녀오리다.

영희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진과 태준 올라타고, 차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는 영희. 눈에 눈물 글썽거린다.

눈물 훔치며 돌아서 들어간다.

 

 

 

S#21. 집 안

안으로 들어오는 영희. 안방으로 들어간다. 화장대 앞에 앉아 휴대폰을 든다.

단희에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한숨을 내쉬며 불안한 표정을 짓는 영희.

 

 

 

S#22. 숙희 집 전경

(E)현관벨 소리.

 

 

 

S#23. 집 안

 

숙희       (방에서 나오며) 누구세요?

(E)영국   나야.

숙희       (현관문 열고) 어제 온다더니.

영국       (들어오며) 그렇게 됐어. 하나는?

숙희       아직 자고 있어. 시차 적응이 안되서 그런지, 피곤한가봐. 아침은?

영국       먹었어.

 

거실로 들어오는 두 사람. 소파에 앉는 영국.

 

숙희    마실 거 줘?

영국   아니, 앉아 봐.

숙희   (앉는)

영국   (어렵게) 하나,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해. 말 안 해?

숙희   아니.

영국   미국에 있기 싫대. 당신하고, 살겠대.

숙희   그, 여자 때문에?

영국   (말 못하는)

숙희   심각한 사이야?

영국   (어렵게) 같이, 살고 싶어.

숙희   (놀란) ?

영국   그 여자도 원하고, 나도 원해. 그 문제로 들어왔어.

숙희   (당황해서 말 못 잇는)

영국   부모님께 말씀 드렸어.

숙희   그래서?

영국   그렇게 하래.

숙희   하난?

영국   그래서 온 거야. 어떻게 했음 좋겠어? 난, 하나랑 같이 살고 싶은데, 하나가 원치 않 어. 당신, 때

          문이겠지.

숙희   (기 막히는)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 없네. 정말, 결혼할거야?

영국   당신도 알잖아. 우린, 너무 틀리다는 거.

숙희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당신이 날 견디지 못한 거잖아.

영국   맞어. 인정해.

숙희   (화나는) 이혼한 부부가 부부가 아니지. 그런데도 나, 아직까지 당신 아내인줄 알았 어. 제대로

          착각하고 살았어. (삭히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가 나네. 무슨 권리로 내 가 화가 나는 지

          나도,  모르겠어.

영국   이해해.

숙희   (피식) 이해해? 당신은 여전히 거짓말을 참 잘 해. (일어나며) 하나, 내가 데리고 있 을게. 새출

          발하는데, 자식이 걸림돌이 되게 할순 없지.

영국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

숙희   좀 솔직해지지 그래? 하나가 싫다는 게 아니라, 그 여자가 싫다고 했겠지. 당신이랑 살고 싶은

          건 맞는데, 당신 딸까지 함께 살고 싶진 않을 거 아냐.

영국   (아무 말 못하는)

숙희   하나가 내 자식만 돼? 당신 자식이야. 왜 애를 짐처럼 말해?

 

그때 하나가 나온다.

 

하나   나 땜에 싸워?

숙희   (놀라 돌아보는) 하나야.

하나   그럴 거 없어. 내가 싫다 그랬어 엄마.

영국   (말없는)

하나   엄마두 다른 남자 만나서 결혼해. 나도 같이 사랑해줄 남자 만나서 결혼해서 행복하 게 잘 살면,

          그게 복수하는 거야.

숙희   하나야.

하나   난, 아빠 안 미워해. 그런데, 엄만 아빠 미울거야. 그거 이해해. 그러니까 엄마두 깨끗 하게 아빠

          보내줘. 엄마 옆엔 내가 있잖아.

영국   (고개 숙이는)

숙희    (영국 노려보고) 당신, 딸 하난 잘 뒀어. (하나에게 가는) 아침 먹을래?

하나    응.

 

하나  손 잡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S#24. 안산공장

현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 안으로 들어오는 태준. 태민이 태준을 보고 인사하고 옆에 있던 팀장과 팀원들이 인사한다.

 

태준   문제 있어?

태민   (심각한) 고열을 견디지 못 한 것 같습니다.

태준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팀장   프랑스쪽에서 사람이 오기로 했습니다. 오늘 오후 5시쯤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태준   그쪽에서 사람이 와야 알 수 있단 말이야?

태민   아무래도 HCI를 다시 작업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준   시간이 걸리지 않아?

태민   알아보고 있는데, 역시 국내에선 어렵고 독일쪽에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팀장   우선 독일쪽에 연락을 취해놨습니다.

태준   입단속들 잘 시켜. 외부에 흘러 나가면 안된다.

태민   그렇지 않아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습니다.

 

 

 

S#25. 서초동

욕실에서 막 나오는 숙자.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펼치고 보는 동섭.

시큰둥하게 안방으로 들어가는 숙자.

 

 

 

S#26. 안방

화장대 앞에 앉아 로션을 바르는 숙자. 그때 휴대폰 울린다. 액정화면에 모르는 번호.

 

숙자      (받으며) 네.

(E)만수  나요.

숙자      누구요?

(E)만수  박만수올시다.

숙자      (놀라)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요?

(E)만수  그게 뭐 중요하슈? 시간 좀 내슈,

숙자       내가 왜요?

(E)만수  내라면 좀 내지 뭘 그리 따져요?

숙자      내가 댁한테 왜 시간을 내야 하냐구요 글쎄.

(E)만수  영화나 보러 갑시다.

숙자      (기 막히고) 이것 보세요, 박만수씨.

(E)만수  네.

숙자      저, 유부녀예요.

(E)만수  그래서요?

숙자      아니, 그래서요라니?

(E)만수  다 늙어서 무슨 상상을 하시나. 그냥 동무 삼아 같이 영화나 보자 그러는데, 이 나 이에 그것

             도 허락 받고 봐야 되요?

숙자      남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가십거리가 충분히 되는 일이예요. 그런 오해 사고 싶지 않아

             요.

(E)만수  그런가?

숙자       우리 남편, 늙었지만 아직은 내 남편이예요. 다른 남자 만나서 히히덕거리는 거, 좋아할 남자

             없다구요.

(E)만수  영화나 보자고 전화했더니, 졸지에 남의 여편네 넘보는 도둑놈 취급 당하네.

숙자      집에 있는 와이프하고 보세요.

(E)만수  와이프가 있음, 내가 당신한테 영화 보자고 해?

숙자      그럼 다른 친구하고 봐요. 난, 그쪽하고 볼 생각 전혀 없으니까. (끊어버리는) 정 말, 이상한 사

            람이야. 내가 만만하나? 남편 있는 유부녀한테 왜 자꾸 집적대? 웃겨 정말. (자리에서 일어

            나  나가는)

 

 

 

S#27. 거실

동섭 맞은 편에 앉는 숙자.

 

숙자   어디 안 나가요?

동섭   (보지 않고 신문만 보는) 오후에 약속 있어.

숙자   영화, 볼래요?

동섭   (보며) 뭐?

숙자   영화 보자구요. 난, 오늘 할 일 없어요.

동섭   그럼, 친구들이나 만나든지. 오늘 시간 안 돼.

숙자   나한테 내줄 시간이 없는 거겠지.

동섭   왜 또 시비야?

숙자   (짜증) 자꾸 이러면, 나 바람 핀다?

동섭   (기 막힌) 노망 났어?

숙자   당신이나 나, 여자로 안 보지 다른 남자들한텐 나두 여자라구.

동섭   (무시하는)

숙자   무시해요 지금?

동섭   (신문보는) 어디 피워보든지.

숙자   (화나는, 보란 듯이 휴대폰 들고 만수에게 전화한다) 저예요. 영화, 봅시다. (동섭보 는) 몇시에

          어디로 나가요? (사이) 알았어요. (끊는다) 나중에 다른 소리나 하지 말 아요. (일어나 방으로 다

          시 들어가는)

동섭   (신문보다 방쪽으로 고개 돌리며 본다)

 

 

 

S#28. 단희집

마루를 닦고 있는 단희. 휴대폰이 울린다. 액정화면에 뜨는 영희 번호. 무시한 채 계속 걸레질을 한다. 계속 울리는 전화.

 

단희       (받는)

(E)영희  지금 좀 만나.

단희      만날 일 없어.

(E)영희  얘기 좀 해.

단희      할 얘기, 들을 얘기도 없어.

(E)영희  난, 있어. 우리 아직 얘기 안 끝났잖아.

단희      끝낼 게 뭐 있어? 내가 할 말이 없다는데.

(E)영희  한 시간 뒤에 그리로 갈게.

단희      오지마, 약속 있어.

(E)영희  (버럭) 정말 해보자는 거야?

단희       난, 이미 시작했어.

(E)영희   나, 피말려 죽일 생각이야?

단희        아버진, 이미 죽었어 당신 땜에. 그렇게 못할 것도 없지.

(E)영희   너 회사 못다니게 할 수도 있어.

단희       막아 봐 그럼.

(E)영희   분명히 알아 둬. 네가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쉽게 난 무너지지 않 아. 계란으

             로 바위치기야.

단희      (비웃으며) 누가 계란이고, 누가 바윈지 어디 보자구.

(E)영희   그래, 어디 해보자. 겁날 거 없어 나두.

단희        겁날 거 없으면, 전화 하지 마. 전화할 시간에, 날 어떻게 막을 건지 그거나 연구 하라구. (끊

              어버린다)

 

노여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단희.

 

 

 

S#29.회상/산부인과 앞

 

(E)의사 임신입니다.

 

휘청거리며 가로수를 잡고 서 있는 스무살의 영희. 눈에 눈물이 그렁하다.

한참을 망연자실하게 서 있다 걸어가는 영희. 그러다 공중전화박스 앞에 선다.

동전을 넣고 다이얼을 누르려다 다시 수화기를 내려 놓는다.

 

(E)모 (우는) 늬, 아버지 지금 병원에 있다. 공사장에서 떨어졌다는데, 얼마나 다친 건지 모르겠어.

          바로 병원으로 와.

 

기대어 서서 우는 영희.

 

 

 

S#30. 현실/방배동 안방

화장대 앞에 앉아 회상에 잠긴 영희. 눈에 눈물이 그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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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동안 일이 좀 생겨서 글을 못 올렸습니다.

급하게 서둘러 밤작업해서 올립니다^^;;

2007년이 시작된 지 벌써 삼일이 지났습니다.  다들 활기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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