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언젠가부터 빨리 애낳으라고 압력을 넣고 계십니다. 언제는 할머니 만들지 말라고 아주 강조를 하시더니만...
몸에 좋다는 것은 어떻게든 구해서 다 해 주시려고 하죠. 복분자즙, 인삼즙, 치자버섯 등등... 이런 거 받기가 참 부담스럽지만 암말 못하고 다 받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우니 그만하라고 한번 그랬다가 며칠동안 안좋은 소리 들었지요.
결혼하고 6년동안이나 아이가 없으니 걱정도 되시겠죠.
신랑이랑 같이 병원가서 한번 더 검사해봐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번 검사에서 둘다 아무 문제 없다고 그랬는데..
근데 빨리 애낳으라고 그러시던 엄마, 이제는 얼른 황금돼지띠 손주 낳으라고 그러십니다.
제발.... 그 황금돼지소리좀 안하시면 좋겠네요.
2000년에 밀레니엄베이비 많이 태어났죠. 아주 많은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해보다는 많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VJ특공대나 9시 뉴스에도 몇번 나왔지만 명문초등학교에 보내려던 엄마들 못보내서 아쉽고 아이는 아이대로 합격 못해니<경쟁률이 100:1이 넘는데 쉽게 합격할 줄 알았나..> 풀죽어 있는 거 보고 있자니 안스럽다고 하더군요.
학원에 보내려도 또래 친구들과 경쟁해야 되고 올해 초등학교 입학부터 벌써 그러니 중고등학교나 대입때, 사회에 나가서 취업전쟁 생각하니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는 엄마들도 있더군요.
작년에 결혼한 신혼부부 결혼하자마자 아이부터 가져 올 3월에 출산예정인데 황금돼지띠 좋다고 가졌지만 나중에 유치원다니는 것부터 또래들하고 경쟁할 생각하니 낳기 전부터 걱정된다고 그러더군요.
저도 그 얘기하면서 엄마한테 빨리 애낳으라 그러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제발~ 황금돼지소리만 좀 빼라고 그랬더니 엄마 왈..
"참나... 그래도 될 사람은 다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낳기나 하셔!!!"
너무해 정말... 왜 내가 하는 말은 한번도 진지하게 들어주시지 않는 거냐고요~~
난 엄마 말씀이 다 듣기 좋아서 네 네 하면서 듣고만 있냐고요~~
얼마 전에 엄마가 절에 가서 스님한테 신랑하고 저하고 사주하고 궁합 봤다고 하더군요.
그 스님 말씀이 제가 다른 남자랑 결혼했으면 애들 줄줄이 낳고 잘 살았을 거라고 그랬다네요.
신랑 사주에 자식이 귀하다면서 엄마가 자연적으로 안생길 거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도 해 봐야할 거 아니냐고 병원가서 검사좀 하라고 그러더군요. 만약에 인공수정이나 시험관해야 되면 엄마가 돈 다 대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 하라고까지 하시더군요.
말씀이라도 감사하지만 당시에는 <진짜 싫다는 말도 못하게 벌써 연막치시네.. > 하는 생각이... 시어머니도 한약이라도 지어 먹으라고 하시지만 말씀뿐이거든요. 근데 두분 다 왜 나만 잡는 건지.. 엄마는 이해되지만 시어머니도 정말 신랑한테는, 신랑이랑 같이 있을 때는 암말 못하시다가 저 혼자 있을 때만 꼭 저한테 문제있다는 듯이 며느리 잘못봤다는 식으로...
재작년에도 다른 데서 똑같은 소리 들었는데 속상하다면서요. 그러면서 신랑한테 문제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네요.
그래서 저는 별 얘기 안하고 신랑도 문제 없다고 그랬다고 뭐 그런 걸 다 믿냐고 알았다고만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근데 그날 오후에 시어머니 전화하시더군요.
시어머니도 황금돼지띠 하나만 낳으라고 하시는데 진짜... 그것도 아들...
그넘의 황금돼지가 뭐가 좋다고 정말...
손주 문제로 시어머니도 엄청 스트레스주셨는데...
김밥이나 떡볶이 말만 나와도 애낳으려면 그런 거 먹으면 안된다... 애낳으려면 매운 거 좋아하면 안된다... 애낳으려면 인스턴트 먹으면 안된다...
잘됐다 싶어서 엄마한테 들은 말 다 했습니다. 사주팔자 맹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믿으시는 분이라 말하기가 좀 나았지요.
TV에서 그러는데 황금돼지라는 거 근거없는 낭설이래요. 역술가들이 나와서 한 말이에요...
원래 우리나라에서 처음부터 황금돼지띠가 있었던 건 아니래요...
저희 엄마가 사주궁합 두번이나 보셨는데 제 사주에는 줄줄이 자식이 있는데 OO씨<신랑> 사주에 자식이 엄청 귀하대요. 젊을 때는 없다가 나이들어서 늦둥이하나 키우며 살 팔자래요...
그랬더니
그런다냐? 그래서 너네가 아직도 애가 없나 보다...
하시더군요.
연세 63 되셔서 친손주 아니라 외손주하나도 없는 아빠 생각하면 빨리 하나 낳아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보다도 다른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제가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이 낳아 키우게 되면 예쁘고 좋은 건 다 해주고 싶고 다른 집 아이보다 적어도 못하지는 않게 키우고 싶은데..
지금도 빠듯한 살림에 집은 언제 살수 있을지도 모르고 적금도 제대로 못들고 있는데 아이나 제대로 키울지도 걱정이고...
근데도 어른들은 [황금돼지]라는 걸 앞세워서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시는데 공부해서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드네요. 4월 지날 때까지 버텨 그냥...
솔직히 신랑하고 둘이만 살고 싶습니다. 아이들 봐도 그냥 귀엽네, 예쁘네, 하면 끝이고 예쁜 아가들을 봐도 나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새해 인사라면서 여동생도 전화했었는데 서로 스트레스받는 얘기로 끝냈네요.
[언니, 새해에는 조카 한명 낳아줘라...]
[그래... 그런 말은 안해도 되니까 너나 빨리 시집갈 생각이나 해라. 너도 올해 계란 한판이다.]
[나이는 왜 들먹여? 나는 고시 도전해야지.]
[공부만 몇년이니? 참.. S대 씩이나 다녔으면서 남자 한명도 안사귀고 뭐했니?]
[아빠랑 똑같이 말하냐? 고시부터 합격해야 남자도 만나지.]
동생은 올해도 행정고시에 도전합니다. 벌써 4번째네요. 남자친구가 있어야 결혼도 생각하지... 했더니 신랑이 고시에 합격해야 선을 보더라도 더 좋은 데로 갈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올해는 꼭 합격하기를 기도해야겠네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했으면 좋겠고요. 남동생도 대학 졸업하는데 취업이 안되서 걱정입니다. 여러 군데 지원은 했지만 가고 싶은 데는 오라는 말이 없고 몇 군데서 오라고 했지만 맘에 안든다고 하고...
그렇지만 저도 그렇고 부모님도 여동생도 남동생은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동생하고 제가 걱정이죠. 엄마, 아빠는 제발 황금돼지해에 겹경사좀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