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세 봉지***
닭집 하던 남자는
주점을 차려 이웃도시로 떠나더니
촛점잃은 눈으로
짭짤하다며 으시대기도 하고
한풀이 한 것 같다며
오랫만에 *베이스톤으로 흥얼대기도 하더니
영혼은 어디쯤 두고 왔는지
개기름 흐르는 얼굴로 아는 체 한다.
다 서러운 인생살이
다 고달픈 살림살이면서도
계면쩍게 내미는
한약봉지 받아 들고
해석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하는지
머리 아픈 이 아침에,
인정이라면 받겠으나
그 인정 돌려 줄 날 있을런지 까마득하고
동정이라면 거절해야 겠으나
슬픈 표정이 두렵고
흑심(黑心)이라면
한약봉지로 귀싸대기라도 올려 부치겠으나
깊고 깊은 사람의 속
열어 본다고 알려는지,
나눔으로 배 부른게 인정이고
줌으로 행복한게 사랑인데
열심히 사는 당신!
보는게 행복해서 뭐라도 주고 싶다면
사람사는 세상에
고마워도 해야하나
기대기가 불안하고
받는 손이 부끄럽고
나눌게 있고
줄게 있어
편안하고 여유로와
아낌없이 주고는
텅 빈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없는,
용기없어 초라한
끈끈한 삶의 집착이
나를
슬프게 한다.
*베이스(bass):남자 목소리의 최저음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