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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세 봉지***

질경이 |2003.04.08 07:13
조회 452 |추천 0

 

 

***한약 세 봉지***

 

 

닭집 하던 남자는

주점을 차려 이웃도시로 떠나더니

촛점잃은 눈으로

 

짭짤하다며 으시대기도 하고

한풀이 한 것 같다며

오랫만에 *베이스톤으로 흥얼대기도 하더니

 

영혼은 어디쯤 두고 왔는지

개기름 흐르는 얼굴로 아는 체 한다.

 

다 서러운 인생살이

다 고달픈 살림살이면서도

 

계면쩍게 내미는

한약봉지 받아 들고

 

해석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하는지

 

머리 아픈  이 아침에,

 

인정이라면 받겠으나

그 인정 돌려 줄 날 있을런지 까마득하고

 

동정이라면 거절해야 겠으나

슬픈 표정이 두렵고

 

흑심(黑心)이라면

한약봉지로 귀싸대기라도 올려 부치겠으나

 

깊고 깊은 사람의 속

열어 본다고 알려는지,

 

나눔으로 배 부른게 인정이고

줌으로 행복한게 사랑인데

 

열심히 사는 당신!

보는게 행복해서 뭐라도 주고 싶다면

사람사는 세상에

고마워도 해야하나

 

기대기가 불안하고

받는 손이 부끄럽고

 

나눌게 있고

줄게 있어

편안하고 여유로와

아낌없이 주고는

 

텅 빈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없는,

 

용기없어 초라한 

끈끈한 삶의 집착이

 

나를

슬프게 한다.

 

 

*베이스(bass):남자 목소리의 최저음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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