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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하루였습니다.

한얼 |2007.01.29 19:03
조회 71,609 |추천 1

자고 일어났더니 톡 이라는말.. 저도 쓰게 되는군요 ㅎ

 

솔직히 첨 글을 삭제하고서.. 톡이 되고픈 욕심에.. 다시 올렸습니다..ㅋ 농담

 

형에게 이 글 보여줬더니 한소리 하더군여.. 멀 다시봤고, 너한테 어떤놈으로 보인거냐고 -_-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ㅎㅎ

 

일때문에 지금은 서로 타지역에 있어서 얼굴보기가 힘이 드는데,

 

명절에 만나거든 같이 소주한잔 하고 다음날 아침에 목욕탕 가봐야 겠어요~

 

참! 목욕탕 주인분을 장사치라고 표현한건 제 실수였군요.. 맨 밑에 써놓긴 했는데..

 

아무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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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나서 형이 저한테 말하더라구요. 아버지 생각이 너무 나더라구..

 

그렇게 생각하니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형네 아버지가 연세가 좀 있으시거든요.

 

또 모르는 거잖아요. 제가 4~50년후 어떻게 될지는 말이죠..

 

나중에 나이먹어서 혼자 목욕탕에 갔을때, 누군가 등 뒤를 밀어준다면 기분이 참 좋겠죠 ㅅ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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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하고 나서의 일이었습니다. 한 2주정도 지났군요..

 

저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형과 몸에 쪄든 때를 벗겨내기 위해 목욕탕을 향했죠.

 

 

탕에서 몸을 불리고 사우나에서 땀도 빼며 때를 벗겨내고 있던 도중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목욕탕 문을 반쯤 여시고는 탕 안쪽을 향해 머라고 말씀하시며 뒤를 가르키시 더군요

 

저마다 머지? 라고 의아해 하며 쳐다보는데, 할아버지께서 조금 횡설수설 하시는 데다가

 

탕안에 목소리가 울려 무슨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솔직히 이때까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할아버지가 내복을 입으신 채로 목욕탕 안쪽으로 들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주목했고, 자세히 봤더니 할아버지깨서 옷에 실례(변)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횡설수설 하시는 데다가 변 뭍은 속옷까지..

 

전 '치매가 온 할아버지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지않은 동네 목욕탕이라 안은 좁았고 냄세가 순식간에 퍼져 나갔죠..

 

사람들은 조금씩 인상을 찌푸렸고, 솔직히 저도 곱지많은 못한 시선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봤죠..

 

할아버지는 들어오셔서도 횡설수설 하시며(그렇게 보였습니다.) 빨래를 하려 하셨습니다.

 

이때 같이 씻던 형이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xx야 우리 좋은일 한번하자"  라고 저에게 말했죠.

 

솔직히 이형, 자존심 세고, 성격또한 한 까칠해서 할아버지가 들어오셨을때

 

전 속으로 형이 ㅅㅂ ㅅㅂ 거리지는 않을지 내심 걱정이 앞섰었습니다.

 

형도, 저도 서로 먼저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던 도중, 목욕탕 주인이 인상을 쓰며 안으로

 

들어와서는 '이곳에서 빨래를 하면 안된다' 라고 얘기하며 난처해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손님들 생각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죠..

 

그러더니 잠시 밖에 나갔다 돌아온 주인분의 손에 커다란 봉지가 하나 들려있었습니다.

 

그 봉지에 변이 뭍은 내복을 담으며 빨래는 못하게 되있으니 밖에 뒀다가 나갈때 찾아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 내복은 바깥으로 치우고 안에 들어와서 할아버지가 계신곧에 연신 물을 끼얹더군요..

 

그때 형이 저를 다시 쳐다보며 다시 말했습니다.

 

"우리 착한일 한번하자, 어짜피 씻고 나가면 되는거 새해 기분좋게 시작하자" 라구요..

 

그러구선 바로 할아버지께 가서 씻으시는걸 도와드렸습니다. 저도 얼떨결에 형을 따라 가서

 

씻으시는걸 도와드렸죠..

 

때를 밀어드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 할아버지 치매가 오신것도 아니였고 집에

 

자식들과 며느리까지 다 있는 분이셨습니다.

 

아마도 자식과 며느리, 손주에게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목욕탕에 직접 빨래를

 

하시려 오신 것이겠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예전에는 목욕탕에서 빨래해도 뭐라 하는사람 없었다구요.. 예전같지 않다고..

 

근 10여년간 목욕탕을 한번도 안오셨던 것이었습니다.

 

어쨋든, 형과 함께 때도 밀어드리고, 머리에 면도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씻겨 드리고 있는데, 마침 주인이 다시 들어왔습니다.

 

형이 한번더 얘기하더군요, 할아버지 내복을 내가 빨테니까 주시면 안되겠냐고.

 

주인은 장사하는 입장이라 다른 손님들도 있고, 그러긴 힘들다며 얘기했고,

 

형이 사람도 얼마 없고, 두명이서 빨면 금방 할 수 있으니 빨래를 달라고 예기하자

 

주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럼 세탁기에 빨아서 드리겠다고 해주셨습니다.

 

형은 자기일인것 마냥 고마워 했고 할아버지께 말했습니다.

 

목욕은 다 하셨고 빨래는 주인께서 해주신다고 했으니 푹 쉬시다가 빨래 꼭 찾아서 나가시라구요..

 

저 이때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알던 형의 모습과는 많이 틀렸기 때문이죠..

 

오히려 망설이고 있었던 제가 창피하기까지 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저희 둘도 샤워를 모두 마치고 나가는 길에 할아버지께서 나오셨습니다.

 

형은 다시한번 할아버지께 빨래 꼭 찾아서 가시라고 말하고서는 나가려든 참에

 

할아버지께서 한마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학생들 때문에 너무나도 행복하게 목욕을 했네.." 라고 말하셨죠..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괜시리 가슴 한구석이 뭉클 해지더군요..

 

집에 오는길에 형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착한일 했으니까 올해에는 좋은일이 꼭 생길 거라고,

 

자의였건, 타의였건, 목욕탕에서의 30분이 그날 하루를 뿌듯하게 해준 기분좋은 일이었습니다.

 

목욕탕에 혼자오신 아버지들.. 먼저가서 등 밀어주세요.

 

5분의 투자(?)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따뜻한 정이라는 대가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ㅅ ㅅ

 

 

ps. 목욕탕 주인분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나쁘게 말해논거 같네요..

    그날 일은 저나 같이간 형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형이신거 같은데 복받으실 꺼에요ㅅ ㅅ

 

깡통 ♡ ~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겠어요

추천수1
반대수0
베플ㅎㅎㅎ|2007.01.29 19:16
정말감동적입니다,
베플그형|2007.01.30 02:03
나소개시켜줘요
베플따뜻한 세상|2007.01.30 05:40
이 이런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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