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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먹튀한 10대 소녀, 과연 붙잡혔을까?(하)

나 아줌마 |2007.02.14 03:19
조회 35,525 |추천 0

순찰차에 다가가니 마침 경찰관도 차에서 내립니다.

그러더니 제게 이럽니다.

"얘네들 맞아요?"

저는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세상에나~"

순찰차 뒷좌석에는 조금전에 나를 속이고 도망갔던, 검은 티를 입고 안경을 썼던 소녀와 흰티에 긴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 분명한 그 10대 소녀들이 앉아있는 거였습니다.

순찰차를 타고 나가다가 어느 골목에선가  신고한 것과 같았던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이내 순찰차에 태워온듯 했습니다.

잠시후 경찰관의 말이 이어집니다.

"한 아이는 서울 애고, 한 아이는 인천 애라서, 우선 인천애 엄마에게 전화했으니 곧 올거에요. 그래도 고생하셨는데 차비만큼은 제대로 받아가셔야 할 것 같아서요..."

경찰관의 진심어린 걱정이 제 마음을 다독여주었습니다.

"조금 후에 도착한다고 했으니까..일단 저희 차 따라서 오세요.."

순찰차는 대로변으로 나가 한적한 횡단보도 갓길에 차를 세웠습니다. 저도 뒤따라 순찰차 뒤에 차를 세웠구요. 그런데 순찰차 앞에 보니 통닭구이 트럭이 보이는 겁니다.

순간 제 머릿속으론 이런 생각하나가 스쳐 갑니다.

"그런데 쟤네들..저녁은 먹었나..."

그러나 주머니에는 돈이 천원짜리 몇장 달랑..그날따라 일을 늦게 시작한 터라..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게 통닭하나 사 줄 돈이 안되는 겁니다...처음부터 나쁜 애들이 어디있어.."

그렇게 혼자만의 독백이 끝나갈 무렵..저만치서 택시 한대가 다가와 멈춰섭니다.

기다리고 있던 한 소녀의 엄마였습니다.

경찰관이 다가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저도 그 엄마에게 다가갔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젊어 보였던 그 엄마는 이내 죽는 소리(?)부터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예사롭지가 않게 들리는 겁니다.

"아니. 애들은 둘인데 왜 맨날 나한테만 그 차비를 다 내라는 거야. 내가 보니 쟤 서울애 아닌데 뭐..쟤네 엄마한테도 연락해서 반은 부담하라고 해야지..."
경찰관에게 하소연하듯 이러는 그 엄마의 말에...저는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습니다.

한 두번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반증하는 증언이었기에....

그런 넋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경찰관은 제 편이 되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 분 입장이 딱하잖아요..서울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한 푼도 못 받으시고...차비 어서 드리세요.."

그런데 이 엄마는 차비 줄 생각은 않고 또 길게 푸념을 늘어 놓습니다.

"얘가 집을 나간 다음에 애아빠도 집을 나갔어요. 그리고 저는 환자라 병원에 가야하는데 신용불량자라  병원에도 맘대로 못가는 처지예요..."

그 말을 얼마나 강조하던지...웬지 느낌이 꾸민 말 같았지만, 그래도 제 마음엔 이내 동정이 입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곁에서 지켜보던 경찰관이 제게 잠시 보자고 합니다.

"저기요~,...제가 보기엔 차비 다 줄것 같지가 않아요. 그냥 줄 수 있는 돈만 달라고 해서 받아가시는 게 낫지 않겠어요?" 

경찰관의 말에 따라 저는 그 엄마에게 현재 줄 수 있는 돈만 받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기다렸다는듯이 그 엄마의 말이 이어집니다.

"제가 밤늦게 전화 받고 오는데 누가 이웃이 돈 꿔줄 사람이 있겠어요? 옆집에서 간신히 2만원 빌려 갖고 와서 이것 밖엔 없거든요..."

저는 그 엄마가 내민 2만원을 받아들고는 인천을 빠져나와 서울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그 또래의 아이들을 장거리로 다시 태운 적은 없었지만..그날의 특별한(?) 경험은 제 1년 남짓한 택시경험에 많은 교훈을 준 사건이 되었습니다.

(어제 퇴근 길에 길이 넘 막히는지라...약속보다 조금 늦게 올립니다...새벽 일을 나가며..하편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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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닉네임|2007.02.14 18:55
저게부모야? 진짜............역시자식보면부모를안다드만 그말이맞구만
베플최고|2007.02.14 11:36
상편의 끝부분이 마치 거침없이 하이킥의 예고를 보는듯 하편이 무쟈게 궁금했는데 이제 올라왔네요 ㅎ 잘봤습니다^^
베플세상이만만...|2007.02.15 11:50
그 아줌마 세상이 만만해보이나보구만 나한테 걸렸어봐 49000원?? 나같으면 안받고 합의 안봐줄텐데 그래도 2만원밖에 없다고 큰소리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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