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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 꽃-제 4화 노상겐 형사

임좌빈 |2007.02.15 15:20
조회 153 |추천 0

"에고에고 허리야.. 이야~ 이제야 다 끝냈군..

 쳇! 하필 이런 골칫거리 사건을 내게 맡기다니 하여튼 계장님도

 날 못잡아 먹어 안달이라니깐.. 으휴~"

서울 성북 경찰서 강력계 제 1반의 사무실엔 늦은 새벽까지 형광등이 꺼지지 않았다. 지난 주에 있었던 일명 '목욕탕 살인사건'의 수사를 강력 1반의 노상겐형사가 맡게 되어 매일같이 야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목욕탕 살인사건은 수많은 사건들을 접해왔던 강력계 형사들에게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토요일 오후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던 대중 목욕탕.

여탕에 있던 한 여자의 비명에 모든 사람들이 놀라 입구로 시선을

돌렸을때 입구에는 마치 괴기 영화속의 주인공 처럼 끔찍한 몰골을

한 사내가 서있었다. 흰색 낡은 운동화와 듬성듬성 구멍이 나있는

츄리닝은 이미 검붉은 핏물에 흉칙하게 젖어 있었다. 길고 곱지만 헝크러진채 어깨위로 닿아있는 머리카락.. 그 머리카락 안으로

그 사내의 표정이 보였다. 하지만 그 표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입은 웃고있지만 얼굴은 웃고 있지않았다. 눈도 뭔가에 홀린듯하여

초점을 잃었고 얼굴 전체가 굳어있는 듯 했지만 입만.. 웃고있었다.

그런 그의 양손엔 한자 정도 크기의 검이 하나씩 쥐어져 있었다.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은 여탕에 침입한 남자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입구에 우두커니 서있는 한 미치광이 사내의 외모로부터 엄청난 살기를 느꼈고 본능적으로 그 살기의 대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여기 저기 숨을 만한 곳으로 모두 숨어 들어갔다. 탕 밖에서의 이상한 소리에 탕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던

늙은 노인네도 단번에 상황을 알아차리고 소리를 지르며 다시 탕속으로 몸을 던져 들어갔다. 사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저 똑같은 표정으로 계속 서있을 뿐이었다.

 

카운터에 앉아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하던 아주머니가 정신을 추스려 전화기를 들어 경찰을 부르려 했다. 그때였다.

쐐~액!

순식간이었다.

사내가 들고 있던 양 검이 아주머니의 목을 빠르게 슬쩍 스치는 듯 하더니 수화기를 들고 있던 아주머니의 손은 잠시 멈칫했고 이윽고

그 손은 책상에 힘없이 털썩 떨어졌다. 그 손위로 엄청난 피가 쏟아져 내렸다. 순식간에 아주머니의 목이 두동강이 나있던 것이다.

그 광경을 자판기 뒤에서 슬쩍 지켜보던 꼬마아이가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렸다. 이번엔 사내가 그 꼬마아이 쪽으로 걸어오더니

뭔가 알수 없는 말을 중얼 거렸다. 그러자 아이의 옆에 있던 엄마는 아이의 입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막았다. 그리곤 그 사내가 다시 움직이지 않길 바라며 살며시 일어나 사내로부터 도망치려했다.

스윽!

그는 인간이 아니었던가.

미치광이 사내는 오른 손의 검의 방향을 손바닥 아래로 바꿔 잡아 들더니 그 엄마와 여자아이의 몸을 단번에 찔러 넣었다.

몰래 입구로 다가가 빠져나가려던 몇몇 여성이 있었지만 무엇때문인지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다. 아무리 두드리고 발로차 보았지만 그 문은 마치 설악산 흔들바위처럼 흔들릴뿐 결코 열리지 않았다.

그런 그녀들 역시 사내의 세번째 공격을 당하여 몸 여기저기가 무서운 칼에 의해 토막이 나 순식간에 끔찍한 주검으로 변해버렸다.

그렇게 미치광이 사내는 목욕탕안에서의 엄청난 생살인을 무참히 저질렀다. 반대편 남탕역시 이미 사내가 휩쓸고 난 후였다.

아이며 노인이며 가릴것 없이 목욕탕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낫으로 벼베듯 남김없이 살해하고나서 그는 그 대중목욕탕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89명의 사람들은 그렇게 단 30분만에 한 사내에 의해 이승의 삶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그를 보았던 사람은 이미 모두 시체가 되어버렸고 그에대해 알 수 있는 건 단지 목욕탕의 남탕과 여탕 입구에 설치 되어있던

CC-TV에 녹화되어있는 장면뿐이었다.

그 녹화장면을 토대로 용의자 수사를 하는 노상겐형사는 그저

앞이 막막할 뿐이었다. 하지만 악착같은 그의 성격은 절대 포기를 몰랐다. 어떻게든 증거를 잡아내려고 현장을 수사하던 노형사에게

사내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과 머릿카락을 얻어내었다.

그에 관한 서류를 작성하느라 이렇게 새벽까지 야근을 했던

것이었다.

"그래.. 일도 중요하지만 이러다 우리 마누라 얼굴 까먹겠네.

 얼른 들어가야겠다."

노형사는 책상 옆 옷걸이에 걸려있던 잠바를 집어 들고는 사무실불을 끄고 집으로 향했다.

 

철커덕..

"어! 당신 아직 안자고 있었어?"

"당신 정말 이러다 병나겠어요. 매일 같이 이렇게 새벽에 퇴근하다가 과로로 쓰러지면 어떡할려고 그래요. 나 정말 속상해.."

"아~ 여보. 난 괜찮으니까 그런 걱정이라면 하지마~ 알잖아.

 내가 다른건 몰라도 이 체력하나는 헤라클레스도 울고 간다는거.

 하하~ "

"치.. 웃지마요. 나 정말 속상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벌써 며칠째에요. 아무리 헤라클레스도 당신같이 일하다간 골병나서 죽어버릴꺼에요. "

"그래 그래 여보 알았어~ 우리 얼른 자자~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네."

 

 

 

낙오자 4명이 도착한 곳은 거치른 작은 섬이었다.

주위에 보이는 낯선 식물들로 보아 분명 우리나라의 섬은 아니었다.

좌빈이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했다.

"규진아 여기가.. 어디지?"

"글쎄..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사부님 기가 느껴져. 여기 어딘가 가까운 곳에 계실꺼야."

언제 달려갔는 저 멀리서 고철이 소리쳤다.

"야! 니들 다 일로 와봐! 이것좀 보라고!"

야자수나무 같은 커다란 잎줄기의 나무 밑에서 고철이 뭔가를

발견한 것이다.

"왜? 뭐길래 그렇...앗!! 이..이건!!"

그들 4명은 다시 한번 눈이 휘둥그레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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