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일입니다.
머리가 뒷목을 다 덮고도 남을 정도의 머리이기에, 요즘 일하는데 날씨도 덥고해서 일끝나고 동네
헤어샵을 갔습니다. 그동안 네이버검색질과 DC헤어겔을 들락날락거리며 습득한 간지나는 남자짧은
머리스타일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아 나도 한번 간지남이 되어볼까하고 직원이 어떻게 짤라드릴까요
라는 물음에 전 당당히 "간지나게 짤라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젊은직원이라 뭐 선뜻알아듣겠지하고
있었는데, 반응은 영 쉬원치 않아 한번더 강조해서 "간지나게요~"라고 말하고 후후 하고 살짝 웃어줬
습니다. 그러더니 반응이 오더군요. 웃으면서 "간지나게....음,, 어떻게 간지나게 해드릴까요?"
그래서 전 흔히 간지남이라 불리우는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모히칸 스타일처럼..
"옆머리는 살안보이게 짝붙고 앞머리는 짧게 윗머리도 짧게 층좀 많이 내서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깐 그 여직원 자신이 없었던지 옆에 앉아 티비를 시청하고 계시던 여사장님께 가위를 권하는 것
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간지나게 짤라주세요." 간지를 강조하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장님은 "간~지... 음 간지나게라.."하며 가위를 전광석화와 같이 집어드시더니 시술에 들어갔습니다.
싹뚝싹뚝.... 전 머리 자를때 일부러 거울을 안봅니다. 시술이 끝났을 때 변화되어있는 내 모습에 기쁨
을 느끼기위해서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거울속 내 모습을 보았을땐 으----------앜!!!!!!!!
이뭐병.. x중.고딩도 아니고!
전 평소에도 제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소리를 밥먹듯이 듣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요즘 중고딩분들도
안한다는 스포츠. 이건 진짜 스포츠 으앜.....!! 간지!간지!간지!간지! 간지~는 어디로...!!?
구레나룻은 완전 각구렛! 도루코칼로 자른듯한 느낌.. 오마이자쟈쓰크라이스트!
근데 이미 헌신짝마냥 내잘려버려진 제머리털들을 어찌하겠습니까. 다시 붙일 수도 없는 노릇.
'그래 머리는 한번 감아봐야 알지' 속으로 위안을 삼으며 샴푸를 하고 거울을 봤을땐.. '그래 왁스라도
쳐바르면 뭐 낳겠지' 하며 뭐 발라주겠냐는 말에 '그래 어디 나의 간지를 되찾아보시지! 나의 간지를 돌
려달라고!..... 쥅알~ 간지는 아니더라도 쫌 살려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했으나 결국에 제가 꿈에
그리던 [간지]란 놈은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요새는 번화가 나갈일도 없고 만원돈주고 컷하느니 동네에도 은둔고수가 있을꺼란 믿음하나로 발걸음
했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은것 같습니다. 아무리 헤어샵겉모습이 번지르르하고 '최신유행스타일'
'샤기컷' '레자컷' '울프컷' 무슨컷...무슨무슨컷.광고로 쳐발랐더래도 "간지"라는 단어를 함부로 남발
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지금부터 야한생각만 할 겁니다.
--이 글을 동네미용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