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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제발 꼭 건강회복해야해..

이세상참.. |2007.03.06 11:49
조회 83 |추천 0

저희 할머니는 이제 칠십중반을 넘기셨습니다.

원래 가족구성은 작은외삼촌, 외할머니, 저 이렇게 셋이 살았죠..

 

어느날 작은외삼촌이 직장으로 인해 일산으로 가게 되었고, 저와 할머니

둘만 살게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장을 나가고나서 부터는 이제 하루종일

할머니 혼자 있게 되었죠..

 

처음엔 별로 신경을 안썼습니다. 원래 혼자있어 외롭다는 그런말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10년을 넘게 계속 비슷한 생활이었으니깐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할머니가 약해지기 시작했어요..

 

밤에 화장실갈때 어두워서 넘어지고..일어날때 어지러워서 넘어지고..

식사를 잘 거르고..불면증 때문에 늘 약을 먹고 하루종일 집에서 누워만 있고..

TV도 보지않고..외부 사람과 접촉도 거의 없고..

 

거의 고립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언제 끝나고 오나 늘 퇴근시간

이후만 되면 전화를 했죠..전에는 늘 짜증이 났습니다. 퇴근 후 여자친구 라든지

친구들과 만날땐 그 전화가 참 싫었습니다..할머니와 많이 싸웠었죠..

 

어느날..할머니가 말을 잘 못하시는 겁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거의 안드시고..

정말 어느날 갑자기 였습니다. 그 전날 까지는 정말 아무이상 없었는데...

처음엔 식사를 안하셔서 그런줄 알고 고기를 먹으러 할머니랑 둘이갔죠..

잘 못하는 말로 맛있다고 하는 할머니를 보고 눈물이 글썽거렸죠..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그대로 였습니다.

작은 외삼촌이 집으로 오고, 할머니를 둔촌동에 있는 서울 보훈병원에

모시고 갔죠..

 

결과...뇌경색..

 

머리에 흰 반점이 5개 있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다 지워지고 막힌 혈관만 뚫리면 되는데 그게 약으로 녹아 잘 뚫리면

정상으로 되돌아 오는것이고, 만약 터지게 되면 중풍 또는 사망이 이른다고 합니다.

 

병원을 갔을때 마다 눈물이 났습니다.

할머니에게 눈물을 보이면 같이 울기에..병원에서 고객을 숙이고 울면서 김밥을 먹곤 했습니다.

그 잘 못하는 말로 제가 김밥 좋아한다는 것 알고 김밥있으면 저 주라고 하시는 할머니..

이모한테 맡겨 놓은 돈으로 저희 어머니 한테 기름넣으라고 말하는 할머니..

 

할머니는 제게 말합니다.."나 바보 다됐어.."

 

그렇게 3주정도를 입원하고 퇴원을 했습니다.

할머니를 또 혼자두면 안되기에..사실 병의 간접적인 원인중 하나가 우울증 이었다고 하네요.

제가 회사가고 퇴근해서 놀다가 집에들어가면 11시 12시가 다 되죠..들어가면 할머니는

주무시고 계시고..

 

퇴원 후 원래 재활치료를 하려 했지만, 노인병원의 실태가..좀 말이 그렇지만 환자들의 상태를

보고 할머니가 충격을 먹었는지 왠지 우리가 할머니를 그 병원에 버리는거 아닌지..

버리지 말라고 그러더라구요..그러면서 병원에는 들어가려고 하지않고 차안에서

계속 우시더라구요..

 

현재 이모집에 머무르고 있는데, 원래 조금 더 좋아지면 큰 아들 집으로 가려했습니다.

그러나 큰 아들도 지금 아프고, 외숙모가 큰 아들도 아픈데 아픈 어머니까지 와서

돌보려면 남편이(큰아들) 먼저 죽는다 라고 하면서 은연중에 오는걸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정말 며느리라는 사람이..

너무 밉더라구요..

 

할머니는 자신을 병원에 버리려고 하는지 알고 누워서 자려고 하시다가 일어나시더니

비틀비틀 거리시면서 왔다갔다 운동을 하더라구요..조금이라도 건강해 지려고.

그리고 할머니가 머리를 맞대면서 "너랑나랑 떨어져서 살겄네..." 하시면서 우시고..

 

정말 할머니가 저렇게 되니깐 온갖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잘못했던 생각만 들고..

왜 같이 밥먹으러 많이 못갔나..왜 불평했나..

제가 드리는 생활비 받는걸 정말 좋아하셨는데 왜 더 못드렸나..

차라리 건강했을 때 할머니랑 싸웠을 때가 더 좋았는데..

 

정말 누군가가 돌아가셨다 해도 눈깜짝하지 않는데 2살때 부터 쭉 같이 살았던..

정말 제게는 부모와도 같은 할머니가 저렇게 되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할머니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납니다..

 

내가 모시고 살고 싶은데..내가 경제적으로 풍부했다면 소일거리만 하면서

집에서 있으면서 할머니 모시고 살텐데..

맛있는거 많이 잡수시게 하고..좋은데 구경시켜드리고...

전에 제주도를 그렇게 가고 싶어 하셨는데 아직 못 보내드리는게 너무 가슴아픕니다..

 

아직 돌아가시진 않지 않았느냐 라는 분도 계실테고, 뇌경색이면 큰 지장없다라고

하시는분도 계실테고..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하는 분도 계실겁니다..

그런 마음들 다 이해할 것 같아요..

이 세상에 혼자라는 것도 싫고, 언젠가 죽는모습을 봐야하는 가족과 같이 살기도 싫고,

이도저도 싫으네요...왜 사는지 허무하기도 하고..

 

세상에 내 남은 수명의 3/2를 반납해서라도 할머니가 건강이 완쾌된다면,

주저없이 반납할텐데..나머지 3/1을 할머니와 같이 살았으면 좋겠네요..

 

어머니는 일때문에 이리저리 다니시기에 모신다고 하더라도 할머니 혼자있어야 하고..

제가 모셔도 회사때문에 낮에 늘 혼자 계셔야 하고..

작은 삼촌이 모시기에도 직장때문에 낮에 늘 혼자 계셔야 하고..

큰 아들이 모시면 되는데..외숙모가 달가워 하지 않는 것 같고..정작 큰 아들은 모시고 싶어하는데..

 

후우..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너무 답답해서 한번 써 봅니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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