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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헤어지자고 한 이유

하하 |2007.03.07 05:14
조회 456 |추천 0

오늘 난 내 20번째 남자친구가 될 뻔한 그 애에게 no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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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와 난 안 지 2년 정도 된 친구다.

처음엔 서로 단순히 친구처럼 만났다.

난 남자보는 눈이 워낙 뛰어나서 그 애가 바람둥이같다는 느낌이 왔고, 그 애는 날 지극히 (외모에 있어서)평범한 여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그가 바람둥이 같다는 나의 느낌은 사실이었다.)

우린 처음 본 이후로 중간중간 통화를 하고, 가끔 보았다.

물론 친구로서...

나는 남자친구를 계속해서 사귀었고, 그 애도 마찬가지였다.

 

얼마 뒤, 그 애는 군대에 갔다.

물론 그 때도 그 애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애가 군대가서 처음 연락 온 건, 군대에 간 지 1년정도가 되었을 때였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 같았다.

그 애는 평소 농담을 자주 했다.

나한테 와라, 나 좀 좋아해달라와 같은 식...

그 때마다 나는 자연스레 그 농담을 받아치곤 했었다.

 

그리고 한 동안 또 연락이 없었다.

알고보니, 연락이 없던 그 동안은 새 여자친구가 생긴 거였다.

(그래도 막상 여자를 사귀면, 양다리 걸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다른 여자가 마음에 들면 헤어지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한이 있어도.......)

 

한 6개월쯤 지났나? 얼마전이다.

또 연락이 왔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단다.

그러려니 했다. 원래 그런 애니까.

휴가 나왔는데, 날 만나고 싶단다.

친구니까 보기로 했다.

 

커피숍에서 마주보면서 많은 얘기를 했다.

이 애에게서 내가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었다면, 그건 의견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린 항상 대화가 잘 통했다.

당연 이 날도 즐겁게 대화했으며,

우린 재미삼아 팔짱도 끼며 재미있게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약간 짐작은 됐다.

이 애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남자를 만날만큼 만나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감이 왔다.

그래.. 이 애는 내게 고백을 해 왔다. 사귀고 싶다고. 평소했던 농담들이 진심이었다고.

솔직히 사귀고 싶었다.

바람둥이일만큼 외모도 괜찮았고, 나랑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게 무엇보다 플러스였다.

그러나, 뭔가.. 난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바로 대답을 해 주지 못하고 돌려보냈다.

 

그 이후로 우리는 계속 통화했다.

단 5일동안 정말 열심히 통화했다.

평소 한달을 써야 나올 전화요금이 단 5일만에 나왔다.

그만큼 난 그 애와 통화하는 게 좋았다.

유일한 내 말동무였고, 유일하게 연락하는 남자였다. (前 남자친구때문에 남자관계를 다 끊어야 했었기 때문에-_-;;)

그리고 나에게 맞춰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을까?

그는 항상 내게 너무 부자연스럽게 맞춰주려고 했다.

뭐든 다 들어줄 수 있는 남자처럼 얘기하곤 했다.

내가 그의 사정을 뻔히 아는데,

그가 들어주기에는 너무 벅찬 것임을 아는데도 그는 다 들어줄 것마냥 말을 했다.

그렇다. 그는 허풍이 심했다.

전화를 하면 할 수록, 나는 그의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가운 목소리로 그를 반겼던 내가,

날이 가면 갈수록 자동응답기마냥 단순 재생만 반복하고 있었다. 응, 그래, 그랬구나...

 

결국 오늘 터졌다.

사귀는 건 아닌가보다고, 우린 친구사이가 좋은 거 같다고.

안 그런척 잘하는 애라 단번에 잡지도 않고 알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문자로 잘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까지 해 주는 뒷처리...

하여간 끝까지 쿨한 척은 다 한다.

 

군인이라서,

내 친구들이 결사반대해서,

믿음이 가지 않아서,

여자관계가 복잡해서 헤어진 게 아니다.

난 단지 너의 허풍, 허풍뒤에 감춰진 자존심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처음에 보여진 너의 솔직한 모습이 좋았는데,

넌 점점 내게 오기를 부리는 거 같아서 미워졌다.

난 너보다 자존심이 더 센 여자고,

사랑의 약자는 너였기 때문에, 넌 내게 솔직해야 했다.

 

자존심, 허풍... 가끔은 그게 널 지켜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네가 사랑할 여자에게까지 널 지켜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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