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부터 저녁까지 신랑은 방에 틀어박혀서 고스톱을 치더라. 무려 다섯시간동안...
밥달란 소리도 안하더라. 그래서 굶겼지....
나는 청소하고 침대 시트 벗겨서 빨고 하다가 갑자기 승질이 나잖아.
그래서 내가 막 화를 냈다. (근데 내 친구 말에 의하면 나는 화를 잘 못낸다더라. '내가 뭘...' '그러는 너는 잘했냐?' '아웅... 재수없어...' 이정도의 화는 너무 약하다고 하더군.)
하여간 내가 화를 내니까 오빠가 '야, 너두 이거 하면서 놀때 있으면서 왜 지*이야!!' 하는 것이다. 기가 막혀서... 어찌나 재수가 없던지 눈물이 났다.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하는 척 겁을 줬는데도 꿈쩍을 안하는 것이야. 할 수 없이 최후의 방법으로 옷을 다 챙겨입고 가방들고 나가는 척을 했다. 그랬더니 이 인간이 나가는 내 뒤통수에 대고 '비오니까 우산 갖구 가라.'...
띠바... 우산 챙겨 나왔는데 비 안오더라. 내 자존심에 집 나왔는데 그냥 들어갈 수도 없잖아. 그때가 벌써 9시였어... 버스정류장에서 진짜 고민했지. 그냥 갈까? 엄마한테 갈까? ...
그냥 가기 뭐하고 엄마한테 가서 걱정시키는 것도 미안하구... 그래서 술이나 마시자 생각했지. 근데 일요일 9시에 어느 누가 아줌마랑 술을 마셔주겠냐? 그래두 일단 전화를 두어군데에 때려보았다. 다들 화이팅이라고 격려만 해주고 나올 수 없다더군. 엄청 비참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엄마한테 SOS를 쳐서... 집으로 전화해서 오빠한테 나 뭐하냐고 바꿔달라고 하라고 시켰다. 좀있으니까 오빠한테 전화오더라. 울엄마가 전화해서 나 찾길래 잠깐 바람쐬러 갔다 했으니 어서 들어오라구. 그래서 내가 나 데리러 나오라 했다.
한다는 소리가 기가 막히다...
'나 지금 라면 끓이니까 먹구 갈게 10분만 기다려.'
헐.... 마누라는 지땜에 열받아서 밥도 안먹고 그 밤에 집을 나갔는데 지는 라면을 끓여먹어?
웃음밖에 안 나오더라.
나는 하도 갈 곳이 없어서 껨방을 갔다. 좀 있으니까 엄마한테 전화왔다. 아직도 집에 안갔냐구... 밥도 못먹고 집은 왜 나왔냐구. 보기싫으면 오빠를 내보내야지... 왜 그렇게 엄마를 속상하게 하느냐구... 하면서 엄마는 막 울어대셨다. 나도 껨방에서 울었다. 게다가 옆에 앉은 아저씨들이 핫바를 먹고 있었는데 냄새가 죽여줬다. 나는 배가 고팠단 말이다!!!!
집에 갈거라구 걱정마시라 하고 전화를 끊으니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한다는 소리가...
'야, 니네 엄마한테 자꾸 전화오잖아!!!!'
어휴... 개쉐리...
'너 집에 올거야 말거야? 빨리 말해!!! 너 내 승질 알지!!!'
그래... 그 더러운 성질 알지... 근데 나두 성질있다는 건 모르냐? 제길...
집에 들어갔다...
가관이더군. 라면에 계란까지 넣어 먹었더군. 근데 왜 하나두 안치워놓는 건데?
한숨 푹푹 쉬면서 설거지부터 했다.
나간지 한시간 정도밖에 안됐는데 집이 완전히 개판이 되었다. 다시는 청소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얘기좀 하게 앉아보란다. 도대체 불만이 무어냔다. 제정신인가? 정말 몰라서 묻는건가?
신혼답게좀 살아보자 했다. 그랬더니 그게 뭐냔다.
그거? 나두 모른다. 그치만 이렇게 사는건 아니다.
물론 우리가 연애를 너무 오래해서(8년) 밥먹다 눈만 마주쳐도 상 다 뒤집어엎는 일은 없다. 네벌네벌...
하지만 보기만 해도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해야 되는거 아니냐?
누가 보더라도 정말 행복해 보여야 되는거 아니냐?
그냥 분통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았다.
당분간 따로 지내자고... 밥도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 빨래며 다림질도...
나는 작은방에서 지내겠다고 하고 들어가서 방문 걸어잠그고 울엄마 오시면 펴드리려고 했던 이불깔고 책 읽다가 잤다.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근하더라. 내가 안깨워도 지각따위는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더 약올랐다.
결혼한지 두달... 이런 신랑 혼내줄 방법 없나요?
저 직장 다닙니다. 그리고 살림도 혼자 다 합니다. 그러면서 생활비도 5:5로 칼같이 나눕니다.
큰 맘먹고 신랑하고 담판을 지으려고 해도 소리부터 지르고 삿대질해대는 꼴을 보면 이런 인간하고 마주보고 얘기하는 것도 싫어집니다. 정말 제가 바보같아서 싫어죽겠습니다...
선배님들, 저좀 도와주세요. 글구 반말로 글올려서 죄송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