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다른 분들과 달리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 남편 형의 아이 때문에 글을 올리는건데요 ..
어디다 올려야할지 몰라 급한대로 여기에 올립니다
제가 대학 졸업 직후 저희가 결혼하고 얼마 뒤 형님이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그 뒤에 아주버님이 매일 술만 마시더니 결국 알콜중독자가 되더라구요.
알콜중독이 정말 무서운게 나중엔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이고..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조카를 매일 때리고 밥도 잘 안챙겨주고 해서
보다보다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데리고 있겠다고 데려왔습니다.
데려와서 꼬질꼬질 하길래 목욕을 시키는데 온몸이 멍과 상처 흉터 등으로 가득해서
참으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날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어요.
잘 때 경기를 일으키며 엄마를 찾아대서 돌아가신 형님이 야속하고 하늘이 원망스러워서
경기를 일으키는 안쓰러운 조카를 끌어안고 울기도 하고 했죠
제 남편이 형제라고는 형과 누나 밖에 없는데다가 형은 그 모양이됐고
누나 사정도 녹록치가 못해 당연히 저희가 맡아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데려와서 키웠습니다.
처음엔 잔뜩 기가 죽어 말도 잘 안하고 자신감도 없어 얌전하기만 했던 아이어요.
그러다 올해 1월 초에 아주버님이 재활원에서 도망나와 자살하셨어요.
처음에는 어이도 없고 한심하기도 했는데 조카가 어찌나 불쌍하던지..
상 치루면서도 아주버님이 가신게 슬퍼 운게 아니라 조카가 불쌍해 울었습니다.
조카는 현재 15살인데 다행히 제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아빠가 그 모양이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인격에도 크게 문제가 있어서
가까이 두고 보니 확실히 편하고 거짓말하는게 보여 다행이다 싶었어요
착했던 아인데 요즘엔 제가 학교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말썽이라
교내 흡연에 교내 폭력행사에 왕따를 조장하고 오르던 성적은 다시 하향중이고
작년 말엔 학교측이 곤란할만큼 큰 사건을 일으켜서 다른 선생님들 보기가 창피할 정도입니다.
아이 데려오고서 엄마라고 부르길래 모정이 그리웠구나 싶어 딸처럼 생각하며 길렀는데
언제부턴가 다시 작은엄마라고 부르더니
얼마전엔 수행평가를 아직도 안냈다는걸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거짓말을 하길래 한마디 했더니 엄마도 아니면서 참견하지 말라더군요.
그러면서도 제 남편은 무서워해서 남편 앞에서는 찍소리 않고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집에서 제가 제일 만만한지 매일 이렇게 아이와 씨름하다보니 심신이 지쳐버렸어요.
남편은 고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는데 담당과목이 영어고 저도 담당과목이 수학이라
나머지 과목은 단과학원을 보내놨는데 처음 두달은 등록하고 띄엄띄엄 나가더니
얼마 전에 알아보니 등록도 하지 않고 수강료를 자기 용돈으로 쓰고 있는데다가
학원에 전화해서 확인까지 했는데도 계속해서 말을 바꾸며 다니고 있다고 우기고,
그러다 남편이 알게되서 크게 혼나고 저한테 와서 치사하게 그걸 일렀냐고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올 정도였습니다.
제가 혼내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어찌나 독한지 때려도 끄떡없어요.
제 남편이 매를 자주 드는건 아니지만, 한번 들면 끝을 봐서
남편한테 어쩌다 맞으면 그때뿐이예요.
돌아서면 또 같은 잘못들을 또 하고 또하고......
저 역시 날 잡아서 한번 매를 든 적이 있었어요.
그저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데 3시간이 넘도록 울면서 그 매를 다 맞더라구요.
결국 제가 더 이상 때릴 수가 없어서 제가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멍이 들다 못해 터져서 피가 나는 곳도 있는데도 그렇게 독하게 구는 아이를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결국 그날 약발라주면서 같이 울었습니다.
제 아이라도 이 정도면 포기할 것 같은데 그래도 딸처럼 생각하며 키운 조카라 그런지
쉽게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남편도, 사랑과 관심을 쏟아부으며 길렀는데 키우기 싫으면 나가주겠다는 둥
부모도 아니면서 왜 참견하고 그려냐는 둥 하는 말을 들을땐 눈 앞이 깜깜해지네요..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고, 이런 저런 방법들을 여러방면으로 취해봤는데 소용이 없네요..
처음엔 어릴때 아버지의 구타에 대한 상처가 있는 아이라 말로 타일러봐도 효과가 없어서
매를 들게 됐는데 이마저도 통하지를 않고 한 한달동안 그럼 너 해보고싶은대로 다 해봐라 하고
해달라는거 다 해줘봤는데 소용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릴때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하는걸 부모님이 잘 아셔서
왠만한건 해봐라-하셔서 해보고나면 그게 별게 아니라는걸 알게 되서 나쁜건 안하고는 했었거든요.
그 생각이 나서 해보고 싶은거 해보라고 했더니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는게 없네요.
이제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교육을 업으로 삼은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게 우스워 보이시겠지만,
너무나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누구든, 어떤 내용이든 좋으니 조언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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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시간 할애해 달아주신 리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밑에 어느분의 말씀처럼 조카가 배신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혼자 앓느니 이렇게 글을 올려 도움을 청하길 백번 잘한 것 같습니다.
자꾸 이러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해보려고 생각 안했던건 아니었지만,
조카가 외가 친척도 없는 상태라 저희가 몰아내면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또, 조카가 이대로 뛰쳐나가버릴까봐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서 조카와 정말 헤어질 생각을 했던건 아니라,
그런 상황이 벌어질까 제가 더 두렵더라구요.
전 왕따를 만드는것과 장애우 괴롭히는걸 제일 싫어한다고 학기초에 만나는 아이들에게 꼭 말합니다.
다른건 몰라도, 집단이 한 개인을 괴롭히고 상처주는건 정말 용납이 안되요.
게다가 약자를 지켜주고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다른 이의 약점을 놀림감으로 삼는다는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카를 3시간이나 때리게된건 그때문입니다.
조카가 왕따를 조장하고 그것도 다리가 불편한 같은 반 장애우를
오로지 한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 아이들을 주동해 괴롭히고 때리고 놀리고
그 학생과 그 학생의 가족들에게 아마 평생 씻을 수도 없을 상처를 만들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3시간이나 그렇게 때렸으니 조카 역시 상처 받았겠지요.
하지만 말로 타일러도 안되고, 혼자 생각할 시간을 줘도 소용이 없는 제 조카에게
그 당시 제가 더 이상 어떤 방법을 취할 수 있었을까요.
잘못된건 어떻게해서든 반드시 바로 잡아야 다음에 또 그런 일을 절대 하지 않죠.
제 아이가 아니라서 그렇다구요?
네. 제 아이가 아니라서 그렇게 때렸습니다.
제 자식이었다면 절대로 이렇게까지 사람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못매달렸을겁니다.
제 자식이라면 적어도 제가 살아있는 동안 누가 돌던지고 침 뱉으면
제가 감싸고 제가 대신 다 맞아주면 되니까요. 그래도 누가 뭐라고 합니까. 제 아인데.
하지만 제 조카는 아무리 작은아빠 작은엄마가 같이 있어도 이젠 세상에 혼자 남은 아이인데
거기다 작은아빠와 작은엄마가 내미는 손길을 이렇게나 거부하는 아이인데
아무리 가슴으로 안아주려고 해도 뿌리쳐버리는 아이를 어른이 되서까지 제가 감싸 기를 순 없잖습니까.
그런 제 조카가 사회에 나가 홀로 설 때 어릴때 그런 환경에서 자랐지만 누가 봐도 참 '잘' 자랐다고
절대 제 조카 무시하지 못하게 키우고 싶어서 그렇게 때렸습니다.
저희가 자식처럼 생각하며 맡아 기르고는 있지만, 훗날 남들은 고아라고 손가락질 할지 모르는데
그런 무시 당하지 않고 어디서나 당당한 사람이 되려면 됨됨이가 가장 중요한게 아닐런지요.
물론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결국 제가 조카에게 졌지만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을 들어보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네요.
원래 겪어보지 않은 일을 말하는건 참 쉽죠.
모든 사람들에게 제 속사정까지 이해를 바라는건 무리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가끔 조카가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할땐 너무 지쳐서
포기하고 나가서 너 살고 싶은대로 살라고 말하고 싶은때도 있지만,
리플 달아주신 님들이 해주신 응원과 충고로 힘내서 더 열심히 키우겠습니다.
원래 못된 아인 아니예요. 세상에 처음부터 나빴던 아이가 어딨겠습니까.
저와 남편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기르면 잘 자라주리라 믿고
지금보다 더 사랑하면서 잘 키우겠습니다.
리플들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