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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 강가에서 / 보 스 인적 없는 한적한 강가에 혼자 앉아 있어도 외롭지 않은 나만의 시간... 그럴듯한 이유라도 하나 만들어 놓으려는 듯 빈 낚싯대 하나 강물에 드리우고 아비규환의 세상에서 벗어나 오늘만은 나 혼자이고 싶다. 볼펜자국같은 점 하나, 지워지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작은 존재 일뿐인데... 작은 내가 왜 그리도 무겁게 느껴졌을까? 무서우리만치 조용한 침묵이 두려워 가슴에 박힌 그리움 하나 꺼내 강물 위에 올려놓으니 작은 원을 그리며 퍼져가던 파문은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에메랄드 빛 강물 속에는 또 다른 세상의 하늘과 구름이 흐르고 그 속에 복제된 또 하나의 나에게 묻는다. 이 시간이 지나고 또 다른 시간으로 나를 덧칠하면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나를 위한 나로 살지 못하고 남을 위한 나로 살아 온 것 같은 이 억울함은 언제쯤이면 희석 될 수 있을까? 그래...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이슬처럼 맺혀지는 애틋한 그리움... 그리고 시간이라는 또 다른 강물에 속절없이 띄워 보낸 내 젊은 날의 초상때문인거야. 비워야 할 것을 비워내지 못하고 가슴팍에 채곡채곡 쌓아둔 지난날에 대한 회한과 연민... 어쩌면... 그것 때문인지도 모르지. 석양이 지고 있는 지금... 강 건너 아름다운 파스텔 톤 거리의 불빛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고운 노을빛으로 동공에 맺혀있는 그렁한 그리움의 파편들을 씻어내고 나와 빈 낚싯대를 거두어 더딘 걸음으로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나는 또 다시 빈곤 속으로 치닫고 만다. 20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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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배경음악은 ♬ '커피 한잔과 당신 - 함영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