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이태원 트렌스빠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짙은 화장과 악세사리로 온갖 치장을 한 트랜스젠더들이
테이블에 합석을 하더니 인사를 하는 것이다.
트랜스1: 어머~ 오빠 방가방가~ ^.^
트랜스2: 호호.. 핸섬한 오빠 왔네.. ^.^*
목소리는 역겨울 정도로 욜라 깼지만 모두들 쭉쭉빵빵에 얼굴도
웬만한 여자들 저리 가라할 정도로 미스코리아급이었다.
그 중 한 명은 돈이 없어 수술을 못했는지 밀크박스가 안 달려있어
좀 거북-_-했지만 나머지 여자들은 탱탱한 밀크박스때문에
브라우스 단추들이 심한 압박을 당하고 있었고 의상 또한 화려했다.
아무리 남자가 수술하고 떡칠하고 치장한다 해도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가 있나..
이건 변장도 변신도 아닌 1인 2역이었다. -_-
예전엔 누가 트랜스젠더라고 말하면..
미친년... 꼴깝 떤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들과 잠깐 대화를 해보고 나니 그들도 어엿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가치관, 생각, 말투, 행동..
이 모든 것이 여자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신의 실수로 잘못 태어나야만 했던 그들이 너무나 가엾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이렇게 뒤늦게나마 성을 바꾼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근데 모든 것이 어찌됐건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여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들이 한 때 남자였다는 고정관념이 자꾸만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했지만 아름다운건 분명 인정해야만 했다.
그들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가고 있을 무렵...
소변이 마려워 빠 안에 있는 화장실엘 들어가게 됐다.
근데..
하나밖에 없는 남자 소변기 앞에서 미니스커트 차림의 날씬한 여자가
볼일을 보고있는 것이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엉성한 자세로 그걸 털-_-고 있는 것이다.
그 추한 모습을 보니..
확 맛이 가버리고 그들의 환상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지만...
그들의 슬픈 현실을 따뜻하게 감싸안아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 뒷모습을 향해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근데 막 털기에 열중하던 그 여자가 고개를 뒤로 훽~ 돌리더니
역겨운 남자의 목소리로 내게 말하는 것이다.
장난으로 한 말인지 진심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역겨운 목소리와 표정때문에 바로 오바이트 쏟을 뻔했다.
"하하.. 잘 안 털리네.."
우엑~~ 우엑~~ @@
사람 환상 깨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