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자기가 차였던 건
목이 뿌러질 듯 머리가 커서였고,
웃으면 터질듯 차오르는 보름달 볼따구니 때문이었고,
모니모니해도 좋은 성격으로도 커버가 안되는
도저히 안 생긴 그 얼굴 때문이라고, 스스로 위로했었당.
그래서, 이런 불리함을 해결할 방법은..
더 성격이 좋아지는 수밖에 없는거라고..
지인~짜 좋은 성격으로 승부를 하면 언젠가 그 얼굴을
잊어주는 남자들도 있을거라, 그렇게 울분을 삼켰었당
(수술할 돈이 엄써따 -_-;;)
아아, 잊으랴, 어찌 그녀 그 날을.
첫 눈에 반해,
(그러타! 퀸카는 자고로 킹카를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다!)
산골처녀 바람난듯 발그레 촌스러워진 볼따구니로
오매불망 남자애를 짝사랑한지 어언 4년째.
거시기 친구인듯 대범하게 항상 퍽, 퍽 등짝을 때리며
만날 때마다 터프함을 과시했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밴뎅이 속알딱지 같은 마음을 졸이며 그토록 간절히도 바랬던 거시다.
-저 남자애가 부디 눈을 떠 여자인 날 알아봐 주기를.
-또는, 내가 지를 좋아하는 맘에 감격해서 날 받아주기를!
그래서 부지런히 그넘이 나타난다는 모든 길목에 매복하여
우연인듯 마주치려고 빨빨 거리고,
그넘이 나타난다는 교회 안을 휩쓸고 다니고,
그넘이 좋아한다는 햄버거 가게를 눈 뒤집혀 들랑거리고..
눈물나는 밀착마크를 하루도 안 빠뜨리고 했던 거시다~
그 노력 4년만에
재수건달생활하고 있던 이넘,
어느 날 쨔안 나타나더니~
"내 여자친구야. 인사해, 여기는 나랑 제일 친한 (여자인) 내 소꼽친구 개떡이!"
(뉘앙스가 그랬다. 이넘은 그녀를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4천만의 영양간식, 개떡!하고 소개하는 투여따! T_T)
그날로, 여자는 피눈물을 속으로 꿀꺽 삼키며
-우리는 그래더 칭구아이가, 잘 가래이~
-내는 니 행복한걸로 되따! 누이같은 맘으러 니 등뒤에서 언제나 니 행복 빌어주께!
밤새 울먹여 그넘을 잊었다.
역시 얼굴이 통통하고 똥그래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거시다.
여자는 자신의 고탄력 두 볼을 꼬집고, 잡아늘였다.
그런 망측한 포즈 생각해 봤나? 통곡을 하며 볼따구니 잡아늘이며
아파 우는건지, 변태성 쾌감에 우는건지 쳐다보기도 민망한 표정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이후로.. 불독처럼 더 늘어진 두볼, 진짜 회복이 안되드라... -_-;;;
(후회 정말 마났따)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자와 남자, 둘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원이 되었다.
여자는 그동안 가,나,다,라, 마,바,사,,, 의 남자들을 사귀었고,
남자는 그동안 A,B,C,D,E,F,G,,,, 의 여자들을 사귀었다.
여자는 남자애가 D양에게서 채이는 무시무시한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주었고,
남자는 여자애가 나군과의 결별로 몇 년째 가슴앓이 하는 걸 지켜봐주었다.
여전히 둘은 절친한 친구였고,
허심탄회하게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고, 이상형에 대해서 얘기하고,
만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놀이터 원두막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오손도손 다정히 얘기를 했다.
그리고 마음이 내키면 주위에 아는 넘, 뇬들을 끌어다
소개팅도 해주는 명실공히 찰떡같은 칭구사이가 되었다.
어쩌다 남자애가 술이 떡이 되도록 취해 전화를 하면
여자는 투덜거리며 남자애를 데리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조용히 창밖을 본다.
술김인지, 진심인지 알 수도 없게
남자는 지긋이 여자의 손을 잡기도 한다.
또는 어자의 어깨위로 잠든 머리를 갖다 언는다.
(그림은 좋아보이게쓰나, 남자애의 머리 역시 엄청 크다. 무거워, 이넘아!)
그래도 이튿날이면 남자넘은 여지없이 전날의 행동들을 생깐다.
절대로 그건 이성에 대한 꼬심성 행동이 아니었음을 엄청난 냉기로 웅변하는 거시다.
이에 익숙한 여자애다.
(아, 치사해, 치사해, 안건드려, 이자식아!)
메신저를 하던 남자애, 여자애에게 어느 날 문득 말을 꺼냈다.
-나.. 좋아하는 여자 생겼어. 하지만 잘 안 될 것 같아. 아홉살이나 차이나거든.
-헉... 머라고? 여자? 너, 여자라고 그랬냐?
-그럼 남자라고 할 줄 알았냐? 내가 니같은 변탠 줄 알면 오산이다
-게다가, 아홉살 차이라 그랬냐? 그건.. 일종의 근친상간성.. 그러니까.. 부모가 자식 덮치는 모, 그런식 연애감정 아니냐?
-시끄러... 이젠 혼자인게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이런 감정 정말 오랜만이야. 하지만 자신이 없군.
-........걱정마라,.... 이 누님이 도와주지.....(T_T)
그렇게해서,
여자애는 남자애를 명실공히 9년차 커플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원래 없는 애들이 이론은 강한 법이니,
소중한 걸 남에게 준듯한 가끔의 속아림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자애는 진짜 착한 맘씨로 승부를 보기로 했던 것이다!
또다시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자애는 끝날 줄 모르는 바쁜 회사일에 치여
사는게 점점 피곤 그자체로 느껴졌다.
변하지 않는 일상, 변하지 않는 일거리, 변하지 않을듯한 미래.
요즘따라 여자는 더욱 회사생활이 고역스러웠다.
나이가 들수록 빠듯한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자존심과 인간성과 수치심을 버리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회사 회식은 늘 고역이야... 피곤한데 놔주질 않는군
광란의 음주가무를 마치고 나오며 여자는 생각했다.
"야, 야, 얼굴 좀 펴고 다녀라! 무슨 여자애 얼굴이 그렇게 죽상이냐!"
전화기 너머로 낯익은 그넘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넘은 이근처 어딘가에서 그녀를 지켜봤던 것이다.
오랜만의 재회!
"너, 이런 눈물나는 우정봤냐, 칭구의 슬픔을 달래주려구
가던 길을 되돌아와따"
그렇게 여자와 남자애는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사는 이야기, 서로가 지금 만나는 사람 이야기, 꿈이야기, 허심탄회한 수다.
이윽고 대화는 무르익어 여자는 문득 뭔가를 확인하고 싶어졌다.
"너.. 솔직하게 말해줄래? 평생 지금 한 번뿐일지 몰라..
너 많이 좋아했었어.
니가 내 첫사랑이거든
...왜 그때 날... 안 받아 준거야?"
"...."
"그때, 그 여자애 데리고 나타나서 나한테 소개시켰을 때, 와.. 이렇게 처참하게
채이다니 평생 상처로 남겠군 싶었어"
"너만 좋아한거 아냐. 나도 많이 좋아했었어"
어라.. 이건 뜻밖의 대답이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다만, 그때 상황이.. 너도 알잖아,
아버지 사업실패와, 미친듯이 달려드는 여자애들,
그리고 넌 항상 바빴고, 난.. 그냥.. 숨고싶었는지도 몰라...
왜.. 내가 널 찾아가면... 항상 넌.. 다른 뭔가에 몰두해 바빴어...
휙... 내 곁을 스쳐지나가 버리는데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더라구..."
-헉... 그, 그건.. 너 때문이었는데!
사랑은...
이렇게 어긋나는 것이다.
서로를 외롭게 만들고,
서로를 하염없이 바라만보게 만들고,
서로를 한없이 오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곤 말한다.
그는, 그녀는 내게 참.으.로. 냉정한 사람이었다고.
여자는 알 수없이 눈물이 났다.
무슨 뜻인지 해석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울었다.
비가 내리는 공원의 나무들은 더할나위 없이 측은해 보였다.
오랜만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곤 집에 돌아온 여자는 남자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았다.
-첫사랑! 잘자라.
irreducible complexity,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