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톡] 자주보는 애독자(?)입니다^^
------------------------------------------
제가 고3때 였습니다.(참고로 남자입니다.)
사건이 일어났던 날은 수능을 몇 십일 앞에 둔 10월 초 였습니다.
주 5일제로 인한 쉬는 토요일이라 학교에서 자습을 하면서 사복입고 졸업앨범을 찍는 날이었는드랬죠,,
그 날은 다른 토요일과는 다르게 너무나 들떴습니다. 고3임을 망각 할 정도로 말이죠,,
날씨도 장난 아니게 좋았었거든요,,
점심시간에 신나게 축구도 하고 오후에 자습을 하고 있는데
다른학교 다니는 친구가 시내에 나간다길래 사복도 입고 나름대로 꾸몄다 생각이 들어서
(남들이 봤을땐 아니었겠죠)
학교가 끝나고 시내에 나갔습니다.
친구 찾느라 고생했는데 친구가 많이 변했더라고요.이쁘장하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렸어요.
참고로 저희집에 바로 가는 버스가 자주오는 버스가 아니에요. 그 버스 안타면 두번을 갈아 타야합니다,
그날 따라 버스가 정말 안오더군요.. 심심해서 주위 사람들을 쳐다봤습니다.
여자 두명이있었는데 한 여자는 평범하고 다른 한 여자는 아까 봤던 친구랑 엄청 똑같았습니다.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여자도 절 계속 쳐다보는거에요.
제가 그때 한참 시티헌터를 즐겨보던때라 TV에 나온것 처럼 해보려 했지만 용기도 안나고 몇 살인지도
모르고 수능 몇 일 앞 둔 고3이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냥 버스를 기다렸죠.
근데 계속 시선이 그쪽으로 가는거에요. 그 여자도 절 계속 보는거 같고...번호물어볼까 말까 하다가
사람도 많고 해서 용기가 나질 않았죠ㅠ 근데 맘속으로
'쟤들이 나랑 같은 버스타면 그건 필히 운명이다 그때는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죠. 아니나 다를까 그여자가 저랑 같은 버스를 타는겁니다.
버스카드를 찍는걸 봤는데 돈이 찍히는걸 봤는데 학생이었요.
이제운명,,,,ㅋㅋㅋ
저희집 가는 버스를 타면 대부분 저희 동네에서 내리기 때문에 내릴때 같이 내려서 번호 물어봐야겠다 생각하고 기대에 부풀어서 창밖을 내다보며 집에 가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여자 두명중에서 이쁘장한 아이가 내리더군요..당황해서 나도 내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못 내리고 그냥 이쁘장한 아이의 친구한테 물어보기로 했죠.
그런데 그 아이도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내려버렸죠ㅠ
그때는 진짜 거의 닫혀버린 버스문에 손을 넣어서 겨우 내렸어요
물어보려던 참에 그여자가 전화를 하는 겁니다 대충 들어보니 아까 그 이쁘장한 여자애한테 하는거 같았어요
전화 끊기를 기다렸죠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다가가서
"저기,,,아까 그쪽 친구분이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 그 친구분 핸드폰 번호 알려주시면 안되요?"
"어떻게 처음보는 사람한테 번호를 알려줘요?"
"나쁜사람 아니에요..."(이말 해놓고 참,,,집에와서 웃으면서 참 바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ㅋㅋ
애들도 듣고 배꼽잡고 웃었죠)
"아니 그래도 첨보는 사람인데"
"진짜 맘에 들어서 그래요...아까부터 계속 지켜봤거든요."
"아 안되는데" (계속 거부하는데.. 이해가 안됫어요 자기 전화번호 물어본것도 아니고..
그냥 짜증내면서 그쪽 번호 물어보는것도 아닌데 왜그래요! 이러고도 싶었지만
끝까지 예의바르게 물어봤습니다ㅋㅋㅋ)
계속 이야기 하다가,,
결정타!! 그녀의 말
"그럼..제가 제꺼 폰 드릴테니깐 그 쪽 번호 찍어주세요 그럼 제가 걔한테 연락해서 번호 알려줄게요"
약간 당황했지만 그냥 제 번호 찍어줬습니다.
번호 찍어주고 집에 가면서 '내가 오늘 미쳤구나'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자는 용기가 있어야되'
하고 집에 들어갔죠,
집에 들어가서 몸을 깨끗히 씻고 시계를 보니 11시가 쫌 넘었더군요
경건한(?)자세로 문자를 기다렸어요
아빠다리하고 핸드폰을 배꼽밑에 두고 마치 요가 명상 하듯이 말이죠ㅋㅋㅋ
계속 기다려도 문자가 안오길래
'여자가 이쁜데다가 예의도 참 바르지 늦은 시간이라 폐 끼칠까봐 문자를 안보내는구나 참 된여자구만..'
^^;;
이렇게 생각 하고 잠을 잤습니다.
그 다음날 일찍 학교로 일요일 자습하러 가는데 그때도 문자가 안오길래 늦잠자나보다 했는데
그 날 문자가 안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안올거 같은 예감이 들었죠..ㅠㅠ
그 일을 신경안쓰려고 해도 핸드폰을 자꾸 보게 되고 은근히 신경쓰이더군요ㅠ
그래서 그냥 이걸 몇몇 친구들한테 말해줬더니,,,
웃고계속 놀리더군요. 솔직히 고3이 할 짓은 아니었으니깐 저도 그냥 웃어 넘겼고 애들한테 말하고 나니
속이 후련해지고 차라리 신경이 덜쓰이더라고요ㅋㅋㅋ
친구들이
"넌 차인거야!"
그럼 저는
"아니다! 분명 뭔가 있어,,, 그 여자애가 샘나서 일부러 그여자한테 번호 안준거일수도 있어!"
"하하하!! 미친녀석..."
사실 그렇게 믿고싶었습니다..ㅜ
거의 반년이 지난 요즘도 가끔 친구들이 물어봅니다
"야 그여자 한테 문자 왔냐?ㅋㅋㅋㅋ"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엊그제 문자왔는데 내가 씹었어ㅋㅋㅋ"
고3때 겁 없이 헌팅을....결과는?!?!
실패,,,
요즘은 맘에 드는 여자가 있어도 말 안하고 닥치고 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