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의 일입니다.
열심히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다가
논현동 한 골목에서 30대 초반쯤의 남자손님을 태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손님 행선지를 말하며 이렇게 묻는 겁니다.
"00까지 요금이 얼나마 나올까요?"
"글쎄요? 왜 그러시죠?"
"제가 지금 가진 돈이 8천원 밖에 없어서요..![]()
가시다가 8천원이 나오는 지점에서 내려 주시면 안될까요?"
"돈 걱정은 마시고 그냥 맘 편하게 가세요. 아직 캄캄한데 내려서 어떻게 걸어가려구 그래요?"![]()
"요금이 넘 많이 나옴 안될 것 같아서요."
가는 동안 젊은 손님과는 이런저런 얘길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도 군대 제대하고 잠시 택시 운전 해봤는데요. 넘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경기가 더 안좋은데..택시 할만 하세요? 힘들지 않으세요?"
손님은 제 걱정을 해주며 자기 얘기를 더 이어갔습니다.
저는 하루 일해서 하루 벌어 먹는데, 요즘은 일도 별로 없고..그래서 좀 많이 힘이 드네요.."
"그래요. 요즘 다들 어렵다고들 하는데..그래도 희망을 가져야죠.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딨겠어요? 어려울수록 건강 잘 돌보구요. 힘내서 열심히 살아야지요.."
'청년'이란 호칭이 그리 어색하게 느껴질것 같지 않은 연배로 보였기에, 간혹 그 손님에게
'청년'이란 호칭을 썼더니, 그 손님에 제게 이럽니다.
"저, 청년 아녜요.
결혼도 했구요. 아기도 있는 애아빠인걸요.."
"아! 그래요? ..전 20대 후반쯤으로 보여서..'가장'이셨군요. 그런데 '가장'노릇 참 힘들죠?"
"예, 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거라서 경제적으로 좀 많이 힘이 드네요. 부모님댁에서 함께 살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기분유값이랑, 기저귀 값이 생각보다 넘 많이 들어가네요."![]()
"힘내세요..힘들수록 건강부터 잘 챙기구요.."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고 미터기의 요금은 12,600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차비는 아까 말한대로 괜찮으니까 8천원만 주세요."
"아, 아녜요. 천원 정도면 모를까, 넘 많이 나왔는데..제가요. 차액은 내일 꼭 부쳐드릴테니까..계좌번호좀 가르쳐 주세요."
"아녜요. 괜찮아요..."
"아뇨..돈이 넘 많이 나와서 이 돈만 드리면 안될것 같아요. 계좌번호좀 가르쳐 주세요.."![]()
결국 저는 반듯하게 말하는 손님의 요구에 제 핸펀을 내밀면서 손님의 핸펀 번호를 찍어주면 문자로 알려 주겠다고 하고는 헤어져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계좌번호를 문자로 보내 주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있는데..핸펀으로 이렇게 문자가 왔습니다.
"아까 오전에 택시탄 사람입니다. 늦게 일어나서..바로 출근해서 내일 꼭 입금해 드릴게요."![]()
힘든 형편에서도 잊지않고 입금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한
젊은 '가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문자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가장'과 가족에게 늘 좋은 일만 있기를 마음으로 기원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