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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에 다녀와서.

다시시작 |2007.05.04 19:25
조회 23,862 |추천 0

아들 녀석 초등 3학년입니다.

공부에 욕심은 전혀 없고..

마음 여린 녀석이죠.

 

알아서 잘 하겠거니....하고..

새학기가 되어서도

전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모르는 채 오늘 까지 지내 왔네요.

 

학교가 코 앞에 있어도

일도 바뿌고..총회때도 바빠서 못갔구..

이리저리 담임선생님 얼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들이 체육대회를 한다고 하더군요.

아침에....못오냐구 그러대요..

항상 못가니깐...

 

근데..오늘은 저도 모처럼 일을 안 나가게 되어

도서관에 가서 밀린 공부나 좀 해야 겠다 싶었는데...

간절하게 아들이 애원하길래..

고민좀 하다 학교를 갔습니다.

 

담임선생님 얼굴이라도 알아야 겠다 싶어 아이들에게 담임선생님이

어느 분이시냐고 물었지요...

그래서 얼떨결에...아무개 엄마라고 처음 뵙는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30대 초중반 쯤 되어 보이더군요.

 

그랬더니..

쌤 왈...~~

제게 전화를 한번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더군요...

 

무슨 일로?

 

우리 아이 ..그렇게 머리 나쁜 아이는 아닌데...

행동이 좀 느립니다.

잡념이 많은 아이죠.

그래서 남들 보다 속도가 많이 느립니다.

 

수학문제를 푸는데 너무 느리다는 겁니다.

 

아참~~

받아쓰기 얘기를 제일 먼저 하시더군요.

아들 받아쓰기 점수에 충격을 먹었다고 하시면서....

 

압니다..

저도 우리 아들이 유독 맞춤법에 약하다는 것을..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줬는데도 잘 못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다른 것도 많이 떨어지냐고 물었더니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그러시대요...그러면서 썩소~~

 

행동이 좀 느리고 잡념이 많은 정도는 안다고 했더니...

선생님 뉘앙스가 많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공부에 욕심이 없는 아들..

창피를 준다고....그게 어디 충격이라도 될까요?

 

 

죄송하다고..앞으로 신경쓰겠다고 하고 돌아서 나왔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내 자식...너무 방치한거 같아서..

 

저도 아이들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터라...

더욱 부끄럽더군요.

 

남편의 부도로 혼자 벌어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순간 나도 좀 편히 집에서 애들 공부 봐주며 내 공부하며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에게 전화하면 눈물 날 것 같아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신경 좀 쓰자고....

 

1학년때 한잔 6급도 따구..바둑도 곧잘하고...

속도가 느리긴하지만  수학도 통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도..행동도..느린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에 한번 행동이 너무 느리다고 야단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아들이 그러더군요.

 

"내가 느린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빠른 거라구!"

그때 저 많이 반성하고..빨리 하라는 말 되도록 자제하고 있는데...

 

학교 수업이 너무 빠른지..우리 아들이 따라가기 너무 힘든가 봅니다.

 괜히 속상해서..애들 밥 차려주고.....카스 하나 또  마시면서

이렇게  푸념합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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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0
베플음.|2007.05.08 08:19
"내가 느린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빠른 거라구!" (출처 : '아이 학교에 다녀와서.' - Pann.com) 뭔가 와닿았어.
베플연예박사훈...|2007.05.08 10:16
근데..오늘은 저도 모처럼 일을 안 나가게 되어 도서관에 가서 밀린 공부나 좀 해야 겠다 싶었는데... 간절하게 아들이 애원하길래..고민좀 하다 학교를 갔습니다. <-- 이부분... 고민좀! 하다...남의 아들인가 고민을 하시게 ㅋㅋ 요즘 같은때 맞벌이를 해야 아이가 커서 중고딩때 많이 가르치겠지만, 초등시절 부모의 무관심이 아이를 바꿀수 있습니다. 2년후에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에 출연 안하시려면 아이에게 관심점...
베플지존본좌|2007.05.05 10:21
초딩이 세상이 빠르다는 말을 할 정도면 철들었구려... 축하드리오... 남자는 자고로 철들면 다 된거요... 자기 앞가림 알아서 하오.. 공부 잘하는 것 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는걸 오랜 시간이 지난후 알게될거요 남자는 뭐니뭐니해도 철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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