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하고 고요한 날입니다
바람도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파도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구름도 흐름을 멈추었습니다
적막이 감도는 너무나도 고요한 날입니다
무엇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죄스러이 생각 드는 온유한 날입니다
삼라만상 모두가 숨을 죽이고
죽은 듯 가만히 엎드려 있습니다
살아 숨쉬는 것은
가끔 물살을 가르며지나가는 배
화창을 노래하는 새들뿐입니다
고요함 가운데 가만히 움직이는 것은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살랑이는 바람이며
발목을 감고 간질여 주는
찰랑이는바다물결
하늘을 날며 끊임없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들입니다
아아! 너무도 화창하고
적막이 흐르는 고요한 날입니다
세상이 모두 평화로운
가슴을 열어제치고 싶은 날입니다
2003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