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나이 ![]()
- 이 향 아 -
40대 여자가 되는 게 싫어서 계속 나이를 속이던 친구가 있다.
양력으로 치다가 음력으로 치다가, 만(滿) 몇 살이라고
서양식으로 치다가 주민등록부에 기재된 나이로 말하다가
나중에는 이유도 없이 줄이면서 5년 동안이나
서른 아홉살을 붙들고 있었다는 친구.
내 아는 어떤 남자는 40대 여자에게 일종의 혐오감을
느낀다면서 열을 올렸다.
"예를 들면 버스에서도 40대 여자가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니까요."
몸은 퍼질 대로 퍼지고 기세는 등등해지고 뻔뻔해져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얼굴 한 번 붉힐 줄 모르는 여자, 수다스러워지고
각종 음담패설에 웃고 떠들며, 인생의 반은 체념하고 반은
지배한 듯한 태도를 보이는 여자.
그런 여자가 40대 여자라는 것이다.
나도 그의 말에 얼마간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변호하지 않고 듣고 있었다.
40대라는 말이 갖는 이미지는 혼탁하다.
'아주머니 같은데 뭘' '누나 같은데 어때.'라면서 아무데서나
별 구애없이 자유롭게 행동하며 무례를 스스로 정당화한다.
보는 사람들도 중년 아주머니의 한 마디 욕설쯤이야 약과로 들어준다.
여자들의 음주와 끽연도 40대부터는 묵인되고 용납되는 듯하다
이것은 대접해 주는 것인가?
아니면 무관심의 지역으로 추방하는 것인가?
아마 반반 정도겠지.비단 여자뿐만이 아니다.
40대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흔히 아침 출근 버스 안에서도 어제밤 마신 술이
미처 깨지 않은 상태에서, 잠이 설처 눈에는 핏발이 섰다.
이마 위에 그어진 몇 줄의 굵은 주름이 질기고 억센 피부와 함께
만만하지 않았던 인생 도정의 역경을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누구를 앤 줄 알어?"하면서 순진하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의미를 복선으로 깐다.
한 때 선비처럼 맑고 깨끗하며 페미티스트였던 그가
'여편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그저 그런거지 뭐, 누구는 왕년에 그렇게 안 해본 녀석 있나?'
가볍게 문질러 자신을 합리화한다.
마약 밀수, 여인 스캔들, 위조, 부정, 모리, 사기배들이 대부분은
40대 남자들로 주축을 이룬다.
대수롭지 않게 불의를 용납하고 드디어 40대부터 나이 먹은 것을
내세우기 시작하게 되고 '젊은 것들이', '귀때기 새파란 것들이' 라고
개탄하면서 자기의 나이는 마치 사회공익을 위한 희생의 누적물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젊어서 배운 생의 경건성과 억숙한 모랄이 순진했을 때 책에서
배운 낡은 진리가 되어 나뒹근다.
40을 불혹이라 말한 공자의 속 마음을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40은 반드시 그런 나이만은 아니다.
잘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중량있고 근사한 나이다.
너무 어려서 경박하거나 너무 지쳐 늘어져 있지도 않은 나이.
상당한 경험과 논리로 침착하게 처사할 수 있는 듬직한 나이다.
가정에서도 이미 아버지이며, 성가를 늦게 한 사람이라도
이때쯤이면 아이들도 꽤 자라서 기저귀를 벗고 학교에 다니게 된다.
그들을 앞세우고 어디를 가도 성가시지 않다.
자식들과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들의 대화가 날로 재치를 더해가는 걸
보면서 오히려 삶이 쓸쓸해지고 숙연해지기도 한다.
직장에서는 중견 사원이다. 관록만으로도 든든히 버틸 만하다.
동네에서는 아무개 아버지, 어느댁 어른, 주인으로 통하며 비로소
신사복이 그 내면의 신사와 어울리는 나이이다.
여인들도 그 생을 잘 간수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가장 원숙하고
멋진 나이가 40대다. 요사스럽거나 빠딱거리지 않는다.
덕성스럽고 온후해져 있다. 조용하고 든든하며 우아한 품격을 갖추게 된다.
꽃으로 치면 국화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봄부터 여름 가을을 견디면서 참고 살아온 여인.
'괜찮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저란! 가엾기도 하지.'
'그럴 수도 있을 거예요, 용서해 줍시다.'
'제 잘못입니다. 다 지난 얘기지만......'
이런 말들이 그 입에서 나옴직하다.
그녀는 아웅다웅 다투지 않고 생각이 많은 시선으로 사물을 본다.
그 어깨의 피곤한 경사를 타고 조용한 정열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고, 신중하고 깊이 있게 기도하는 자세로
견고한 생활의 벽돌을 쌓는다.
그러나 다시 말하거니와 이들은 모두 그 나이를 그 나이답게
살아온 사람의 경우일 것이다.
나이답게 살아온 사람이란 어떻게 살아온 사람일까?
들뜬 꿈에 멍들지 않고, 생활의 때에 찌들지 않고 감정과 이성의
하모니를 이루며 살아온 삶이겠지. 사려깊게 그 생을 건너온,
많이 생각한 만큼 많이 느끼면서 사물을 선으로 해석한 삶이겠지.
그리고 그는 부단한 노력으로 살아온 사람이겠지.
잘 살고 못 살아온 사람들이 각각 드리우는 음영의 문제가
어찌 40에만 해당되는 것이겠는가?
각 나이는 나이대로 모두 향기와 독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20의 청순, 그리고 경망
30의 정열, 그리고 독선
40의 품위, 그리고 혼란
50의 달통, 그리고 나태
60의 고결, 그리고 좌절
70의 인자, 그리고 기권
80에도 정열, 90에도 참신한 사고가 있을 수 있으니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겉으로 아무리 젊어 보여도 속의 나이는 그대로 나타난다.
나이를 속이고 늙지 않으려고 떼를 써도 아무 소용없는 일,
오히려 허무한 일. 내 앞에 당도한 것이 비록 처참하고
흉칙한 일이라 해도 그댈 눈을 뜨고 인정하는 일이 중요한다.
'나이보다 젊어보입니다'
이말에 유혹당하지 말 일이다.연륜은 하나의 순리다
나이를먹는다는 것은 조용히 계단을 오르는 일과 같다.

나이 사십대가 되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고,반복되는 생활도
이제 지루하지 않은 정신적인
여유와 안정이 생기는가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보다는
지나간 기억을 하나,둘 꺼내어
추억을 먹고사는 나이가 된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의 삶의 중심은 어디로 놓고 있었는가..
오래전의 과거와 현재의 나의모습이 뒤엉켜
미래의 나를 그려보는 그런나이 인것 같다..
사십대..우리 나이에 맞게 원숙하게 중후하게
그렇게 아름답게 늙어 가자구요..^^*![]()
- 만(滿)으로 서른아홉인(?) 국 화 -
♬Love Is In Your Eyes / Jerald Jol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