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주 불편한 상황에서 이 글을 남깁니다..
사건을 보고하는 심정으로 제 수술일지를 적어볼까합니다...
이야기가 다소 기니 이 점 양해 바랍니다. 또한 지나친 사실적 묘사로 비위가 상하실 수도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5월 23일 수요일.
발단은 수주일째 불편하게 나를 괴롭혀 오던 그 부위의 통증이었지요.
저는 과감히 맘을 먹었습니다..
가서 진찰이나 받아보자!
잠시 시친결님들은 궁금을 덜어드리자면 그 병원은
요새 다양한 버젼으로 이름 바꾸기를 시도하고 있는 그 부위의 외과적 수술을 집도하는
그런 곳입니다. 예을 들자면,,
모모 학문병원이라든가, 모모 항운병원식으로 말이지요..
가능한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리라는 일념으로
저는 온천장의 한 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다소 허름한 이층의 병원에 도착했을 때,
전 사실 뭔가 제 마음의 소리를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뭔 병원이 이리 낡았다냐?...
그러나 저는 즉시 그 생각을 버렸습니다.
간호사가 내 준 종이에 제 병상을 적느라 바빴지요.
잠시 후...
진찰실로 들어간 저는 민망한 자세로
굴욕을 참아가며 의사에게 엉덩이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라도 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저한테...
환자도 인권이 있는데 어찌 초면식에 엉덩이를 깔 수가 있단 말입니까?
어쨌든, 환자 인권은 놔두고서 저는 바지를 추스린 뒤, 의사와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떨어져 나온 말은
간단하다, 5분이면 끝난다, 마취할 때 좀 따끔한 거 말고는 아프지도 않다, 일상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뭐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믿었습니다. 그래 이 분은 전문가다. 별 것 아닌 걸로 괜히 며칠을 아팠구나. 어서 끝내고
깔끔한 엉덩이로 이제 세상을 살아가자... 라구요...
저 마취당하다가 제 엄지 손가락 물어뜯을 뻔 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저 쌍꺼풀 수술도 했고, 교통사고 난 적도 있고, 사랑니 뽑느라 마취한 적도 여러번 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이 마취가 최고였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요. 그 아픈 부위에, 또 연약한 살 부위에 무참히 찔러오는 바늘의 아찔함을...
저 울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할 정도였습니다.
의사의 말대로 수술은 금새 끝이 나더군요.
전 끝난 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너도 어서 그 고통덩어리를 없애버리고 나와 함께 가자고 말했지요...
당연히 학원에 출근도 하여 열심히 수업도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올 때 쯤부터 그 부위가 참 아프다라고 느껴지는 겁니다.
집에 와서 뚱땡이 신랑몰래 방으로 가 부위를 보았는데,
이럴수가!
아무리 봐도 그와 유사한 듯이 보이는 녀석이 통통하니 밖으로 나와있는 것 아닙니까?
그 녀석을 다각도로 관찰해볼수록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저 녀석은 도대체 뭐야? 내가 저런걸 제거하러 간 것 같은데 저건 뭐란 말이지?
다음날은 석가탄신일이라 병원이 쉬더군요.
금요일날 눈 뜨자 마자 병원부터 갔습니다.
의사 왈
이건 그게 아니다, 그냥 남들보다 좀 많이 부었다, 수술 부위가
삼사일 뒤면 가라앉을 것이다. 약 줄 테니 먹어라
전 또 그를 보자 불신이 눈 녹듯 사라지며
그래, 그런 것이었군! 하 하! 괜히 걱정했잖아!
라며 힘차게 병원 문을 나섰지요.
저녁에 학원 수업을 하는데
참 힘들더군요. 게다가 이젠 서서 하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원장님이 들어와서 앉아서 수업한다고 뭐라 하실까봐 앉아있어도 좌불안석이고요...ㅇ
퇴근하고 집에 가서 보니
왠걸 더 통통해져 있더라구요..자세히 보니 한 쪽으로 피들이 몰려 있는 것도 같고...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더군요.
뚱땡이는 옆에서 제 심기를 거스리는 노래를 불러대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가사가 ` 엉덩이가 뜨거워~` 이런 거 였던 것 같습니다.
5월 26일 토요일
저는 왠지 전투적인 마음가짐으로 병원문을 들어섰습니다.
직설적으로 의사에게 따졌습니다.
지금 이게 부은 게 맞는냐? 그게 나온 게 아니냐?
의사왈,
이상하게 다른 환자들보다 많이 부은 증상을 보인다. 많이 아픈 듯 하니 재수술을 하자!
재수술! 재수술!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아니, 그게 부은 거라면 뭐하러 재수술을 한단 말입니까?
가라앉을 때까지 내버려두면 되지?
그러나 제가 뭘 알겠습니까? 의사도 아닌데.. 하자는 대로 하는 수 밖에...
수술실에 들어가니 의사가 없는 틈을 타서 간호사들이 제게 묻는 겁니다.
왜 또 수술을 하냐고?
그래서 제가 그녀들에게 물었지요?
지금 이게 부은 게 맞냐고? 그 치뭐가 나온 게 아니냐고?
그녀들 왈, (병원)원장님이 부은 거라고 말씀하시면 그게 맞겠지요...
저는 그녀들의 그 말이 뉘앙스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런 일은 왠만해선 일어나지 않는 일인 것도요...
제가 원래 뭔 일이든지 두 번은 해야 제대로 되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런 일까지 두 번하는 건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 이번에는 마취주사 맞으며 애처럼 울었습니다.
저의 재수없음에 대한 서러움과 의사에 대한 분노, 빌어먹게 아픈 주사 때문에요...
의사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저 의사한테 그랬습니다.
아저씨 (저 하도 화가 나서 샘이라고도 안했습니다) 이 수술 받아보셨냐구? 얼마나 아픈지 아시냐구?
수욜날 수술하고 바로 일해서 안 좋았나 싶어 토요일 학원에 전화해 결근했습니다. 이제
학원 사람들 다 알 겁니다....
근데 낼 출근해야 되는데 아프고 힘들어서 할 자신이 없습니다.
게다가 또 덧날까 봐 무섭습니다. 세번은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걸까요? 이 밤, 큰 일도 봐야 하는데 또 아플까봐 꾹 참고 있습니다.
여러분! 부디 저와 같은 실수하지 마시고 병 키우지 맙시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알려 잘하는 곳에서 합시다.
참! 그 의사 두번째 수술비 안 받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