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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준비하기

ㅇㅇ |2007.05.30 16:50
조회 467 |추천 0
어느덧 고수익씨(53)도 퇴직을 준비할 나이가 됐다. 엊그제 입사한 것만 같았던 회사를 24년째 다니고 있다.

사표 한번 안쓰고 입사 후 줄곧 다니던 직장이지만 올해와 내년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다.

하지만 막상 수십년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려니 막막하다. 몇 달 전 입대한 아들 고소득군(21)은 2년 후 제대하게 되면 대학도 마쳐야 한다. 고군은 대학원이나 유학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7년 전 부인 한알뜰씨(51)의 퇴직 때는 고씨가 벌고 있다는 사실에 큰 위협감은 느끼지 못했지만 고씨가 퇴직하면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돈줄은 전혀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고씨는 내년에도 임원 승진을 하지 못하면 퇴직을 예상하고 있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고씨 퇴직금은 얼마나

일반적으로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퇴직금은 순수 퇴직금과 특별 퇴직금이 있다. 여기에 일부 대기업은 10년 이상 근무시 1년씩 누적하는 경우도 있다. 순수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1년에 30일분의 급여가 누적되는 급여로 기본급과 수당까지 포함한다.

고씨의 회사가 퇴직연금제를 아직 실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 정산을 한번도 받지 않은 고씨는 순수 퇴직금으로 1억30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순수 퇴직금은 1년에 일 평균 임금(일 통상임금이 클 경우 일 통상임금)×30의 금액이다. 24년을 근무하고 내년에 퇴직 예정이므로 이 금액에 25를 곱하면 된다.

고씨는 여기에 정년 퇴직시 받을 수 있는 특별 퇴직금은 제외하고 퇴직금 누진제에 따라 9000만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어 고씨가 내년쯤 퇴직할 경우 총 2억2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씨 가족은 산술적으로는 2억2000만원의 자금만으로 연금 수령시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2년 전 4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남은 상환금 1억3500만원이 있다.

■연금은 얼마나

고씨는 개인연금과 국민연금을 각각 25년씩 납입했다. 28세 첫 입사와 함께 주식, 펀드 등 여러가지 상품을 수없이 갈아탔지만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 바로 개인연금이다. 고씨는 매월 25만원에서 50만원씩은 꼬박꼬박 개인연금을 납부했다. 또 국민연금도 25년간 계속 냈다.

대기업 부장인 고씨의 국민연금 등급은 45등급(월평균 소득 360만원 이상). 이 등급을 넘은 것이 과장 때부터였으므로 국민연금으로만 월 80여만원을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과거 고금리 상황을 감안해 연 7% 정도의 복리수익을 가정하고 20년 동안 연금을 수령한다고 하면 개인연금으로 월 120만원 정도 들어온다. 월 20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연금은 고씨가 60세가 되는 시점부터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내년에 퇴직을 준비하는 고씨로서는 퇴직 후 연금 수령까지 6년간 고정 소득은 사라지게 된다.

■연금수령까지 대출금을 갚아라

이에 따라 고씨 가족은 고씨가 연금을 받게 되기 전까지 퇴직금과 이를 이용한 자금 운용으로만 생활을 해야 한다.

당장 적지 않은 2억2000만원이라는 퇴직금이 생기지만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등 매월 내야 하는 돈 역시 적지 않아 자금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이 돈은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고씨가 퇴직금을 받게 되면 우선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고 다시 3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를 간 뒤 역모기지론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삼성증권 김남수 자산배분전략파트 연구원은 "전체 자산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여서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내에서 40평형대 아파트는 6억원이 넘어 종부세 대상이 될 수도 있고,역모기지론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집을 산 것이 2년 전이고 실제 거주한 1주택자이므로 고씨가 퇴직한 1년 뒤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을 때 주택을 처분하고 다시 30평형대로 이사를 가라는 것.

하나은행 논현 PB센터 백영 팀장은 "젊을 때에는 목돈을 공격적 운용할 여유가 있지만 은퇴 후에 섣부른 투자는 노후 생활 안정성을 해치기 쉽다"며 "일단 2년전 40평형대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대출받은 대출금을 모두 갚음으로써 불피요한 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다만 고군이 대학 입학과 함께 대출받은 학자금대출은 금리가 4% 선으로 낮기 때문에 갚지 않는 게 유리하다.

■미래에 나갈 돈을 먼저 개산해라

고씨의 퇴직으로 고씨의 지출이 줄어드는 만큼 생활비를 현재의 70% 수준으로 낮추고 고정 소득이 없어지는 만큼 미래 지출까지 먼저 염두해 둔 생활자세가 중요하다. 고씨 퇴직후 이들 부부의 가장 큰 지출은 무엇보다 고군의 학비. 고군의 학비를 예상해보면 대학원 졸업시까지 7000만원의 지출이 예상된다.

재테크 달인 '딸기아빠'로 유명한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김종석 차장은 "등록금과 서적비 등의 인상률을 연 10%로 가정한 결과 향후 5년간 학비는 6890만원"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드는 비용인 만큼 미리 준비하지 말고 적립식 펀드 투자로 충당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복리효과를 내는 상품에 투자를 한다면 연 7%대의 수익률로도 월 80만원의 펀드 투자시 6년에 7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또한 대출금을 미리 갚았기 때문에 이 금액을 제외하고 퇴직금과 주택 처분 금액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곳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권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일산지점 신지영 은퇴매니저는 "생활비를 줄이고 현재 3000만원이 들어있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의 비중을 줄이고 5년간 불입한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해외펀드 등 주식형 30%, 혼합형 40%, ELS(주가지수연계증권) 30%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매니저는 "다만 개인연금은 중도상환시 소득공제액을 반환해야 하고 5년이내 환매시 12%의 가산세가 부과되므로 노후를 위해 종신보험과 개인연금은 계속 유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고정 소득을 확보해라

보통 퇴직후 연금 수령까지 6년이 남은 상황에서 가족들에게 고정 소득이 사라지면서 닥칠 위기감은 크다. 때문에 적게 나마 고정소득을 마련해놓든지 본격적인 창업준비는 당분간 피하더라도 이에 대한 준비는 넉넉한 시간을 갖고 임하는 것이 좋다.

그렇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는 일단 적지만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소득이 중요한데 임대업이 그 중하나가 될 수 있다.

신지영 매니저는 "50대 부동산 임대업은 투자가치보다 환금성을 우선해야 하며 상속 여부에 따라 보유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임대 수요를 분명히 한 뒤 연 5∼8% 수익률을 기대하며 은행 금리보다 소폭 높게 잡는 게 좋다"고 했다. 예컨대 1억4000만원을 들여 대학가 근처의 오피스텔에 투자하면 월 60만원 정도의 고정 수익이 들어오게 된다.

당분간 창업이 조심스럽다면 시간을 넉넉히 갖고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되도록 자신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고 충분한 시장조사를 행한 후 아웃플레이스먼트의 전문적 교육을 3∼6개월 정도 받은 뒤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때 창업비용을 고려해서 마련한 자금은 전문가가 운용하는 랩어카운트나 중립형 상품인 ELS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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