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해?” 웃기지 말라 그래!
글/ 젝시인러브 임현주 기자
고통스런 이별 후 백 뮤직으로 깔리는 이별노래 만큼 절절한 것도 없다. 어쩌면 그렇게 모두 내 얘기 같은지. 들으면 지난 생각이 떠올라 미칠 것 같으면서도 자학이라도 하듯이 계속 재생버튼을 누른다. 주변 사람들이 미련하게 보든 말든, 마음이 다스려지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다. 홈페이지나 블로그의 배경음악도, 컬러링에 벨소리까지도 온통 슬퍼 죽겠다는 노래로 바꾸고 그 슬픔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 한없이 허우적거리는 거다. 알아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이렇게 궁상(?)을 떨고 있는 사람들. 아마 요즘 꽤나 괴로울 거다. 발라드, 그것도 미련으로 가득한 처절한 이별 노래가 순위권에 올라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으니. 그중에서도 별의 ‘미워도 좋아’와 아이비의 ‘이럴 거면’은 애절한 가사로 수많은 이별녀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중이다. (물론 그들의 아리따운 모습에 남자들의 가슴도 촉촉히 젖어들고 있다)
그런데 이 노래들. 가만 들어보니 분명 다른 노랜데 똑같은 소릴 하고 있었다. 그것도 몹시 아프고 답답한 소리들을. 초반엔 ‘아...맞아 맞아’ 하고 공감하면서 들었건만...어째 뒤로 갈수록 까칠해진다.
가사 속 그녀들의 위험한 착각. 다시 한 번 들어보자.
미워도 좋아
정말 그럴거니 나를 떠날거니
우리 이런 적 없었는데 갑자기 왜 그래
제발 아니라고 거짓말 한 거라고
다시 웃으며 말해줘 그렇게 말해줘
니가 내게 어떻게 이러냐고 울고 매달리고 붙잡아 봐도
힘껏 나를 밀어내고 가는 걸 보니
이별이 시작인가봐
너라는 사람 미워 너라는 사람 싫어
이렇게 결국엔 나를 울리지만
미워도 니가 좋아 싫어도 니가 좋아
여기까지는 나름 몰입하면서 잘 들었다. 밉고 싫다고 그러다가 그래도 좋다고 정신 통 못차리는 이별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문제는 이 다음부터였다.
뮤직Q~

또 엄한 여자 하나 폐인 되는구나. 이 여자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답답한 건 '쭉빵' 미녀보컬 아이비도 마찬가지다.
이럴 거면 - 아이비
뮤직Q~
잊지 못할 거면
이럴 거면 널 붙잡을 걸
네게 떼라도 써볼걸
사랑한다고 너 없이 못 산다고
(여기까진 좋다 이거야)
울릴 거면 그립게 할 거면
차라리 너의 곁에서 울려
볼 수 있다면 혼자 사랑해도 되니까
나만 사랑해도 되니까 (-_-)
‘내 머리는 내 입술은 매일 네 욕만 하는데 나의 가슴에 눈물은 자꾸 네 편만 들어’라는 가사가 별이 부른 ‘미워도 좋고 싫어도 좋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혼자서 사랑한다고 붙여달라는 것까지 똑같을 줄이야!
이뿐인가. 과거에 박혜경씨도 한 곡조 뽑으셨었다.
박혜경 - 애원
뮤직Q~
이렇게 이렇게 나
이렇게 이렇게 나 혼자 사랑해도 된다면 (언니들...짰어?)
이런 날 외면할 수도 없다면
제발 곁에 나 머물 수 있게 해줘
나 이렇게 애원할께
그저 ‘붙들고’ 있는 것이 사랑일까?
한 때는 사랑에 자존심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솔직히 이별 후 매달리는 여자들을 보며 ‘어이구 자존심도 없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의 진짜 자존심은 그게 아니었다. 지나간 사랑이 아쉽고, 그냥 끝냈을 때 후회가 남을 것 같다면 매달려라도 보는 게 맞다. 진짜 자존심은 자신의 마음에 미안하지 않게, 후회 없을 때 지켜지는 것이니까. 절절할 수 밖에 없는 노래 속 그녀들의 마음, 충분히 안다 이거다.
하지만 자신을 버려가면서, 자신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면서 그저 ‘붙들고’ 있는 것이 사랑일까? 이런 식이라면 둘이 함께 있는다고 해도 사랑할수록 초라해지고, 공허해지고, 슬퍼지고, 눈물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건 상대에게도 자신에게도 끔찍한 일이다. 그렇게 점점 시들시들해지고 싶어? 그 청춘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사랑은, 결국 자신에게 상처를 낸다.
이별한 그녀들아. 넌 장판이 아니야. 매번 밟힐 것을 알면서 바닥에 납작 깔리지 말라고.
에이씨. 여름인데 슬슬 신나는 댄스곡이나 좀 나와줘라!